메뉴바로가기본문바로가기

동아사이언스

'어디서부터가 우주일까' 우주 경계 "고도 기준 바뀐다"

통합검색

'어디서부터가 우주일까' 우주 경계 "고도 기준 바뀐다"

2018.12.19 03:00
미국 우주개발기업 버진갤럭틱의 우주선 ′VSS 유니티′가 이달 13일 우주비행사 두명을 싣고 고도 82.7㎞까지 나는 데 성공했다. -버진갤럭틱 제공
미국 우주개발기업 버진갤럭틱의 우주선 'VSS 유니티'가 이달 13일 우주비행사 두명을 싣고 고도 82.7㎞까지 나는 데 성공했다. -버진갤럭틱 제공

미국 민간 우주개발기업 버진갤럭틱의 우주선 ‘VSS 유니티’가 이달 13일 오전 7시 11분(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북쪽 모하비 사막에서 82.7㎞ 고도까지 올라갔다. 미 공군과 미항공우주국(NASA)은 약 80.5㎞를 우주 경계로 인정한다. 이에 따라 VSS유니티는 미국의 우주왕복선 프로젝트가 멈춘 2011년 이후 처음 미국 땅에서 발사된 유인 우주선이 됐다.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조스의 블루 오리진,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에 이어 세 번째로 우주를 경험한 민간 기업에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이 우주선은 아직까지 반쪽짜리 우주선이다. 국제항공연맹(FAI) 기준에 따르면 아직 우주로 들어서지 못했다. FAI는 고도 100㎞인 ‘카르만 라인’을 우주 경계로 보고 있다. 지구의 대기가 옅어지면서 항공기가 날지 못하는 높이를 처음으로 계산한 헝가리 수학자 시어도어 본 카르만의 이름을 땄다. 버진갤럭틱의 우주여행 목표도 카르만 라인에 맞춰져 있다.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지구와 우주의 경계는 없다. 1959년에 설립된 유엔 외기권의 평화적 이용을 위한 위원회(COPUOS)에서는 반세기가 넘도록 수 차례에 걸쳐 우주의 경계확정에 관한 문제를 논의했다. 100~110㎞를 주장한 옛 소련의 국가들과 달리 미국, 영국 등 상당수 국가는 과학적 분석 아래 경계선을 결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우주의 경계는 왜 필요할까. 미국 온라인매체 더버지는 우주 경계에 대한 정의가 단기적으로 중요한 것은 아니지만 우주에 대한 법적 정의는 향후 우주 산업에 큰 영향을 줄 것이라고 분석했다. 어느 나라에도 속하지 않은 공역인 우주와 한 나라에 속한 영공을 가르는 기준이 우주 경계기준에 따라 결정된다는 것이다.

 

●우주의 경계  '80㎞ vs.100㎞'

 

VSS 유니티에서 바라본 지구의 모습. -버진갤럭틱 제공
VSS 유니티에서 바라본 지구의 모습. -버진갤럭틱 제공

지구의 영향이 미치지 않는 곳이라야 비로소 우주라고 할 수 있다. 과학자들은 지구 대기의 영향이 지구 중력의 영향보다 약해지는 곳부터를 우주로 보고 있다. 대기가 희박해  양력을 만들 수 없어 항공기가 날 수 없고 궤도를 일정 높이로 유지할 수 있는 위치가 우주의 경계라는 것이다.

 

조너선 맥도웰 미국 하버드대 천체물리학 교수는 지난 10월 국제학술지 ‘악타 아스트로노티카’에 카르만 라인을 80㎞로 재설정해야 한다는 논문을 발표했다. 맥도웰 박사는 4만 3000개에 이르는 인공위성 궤도 통계를 분석했다. 대부분 카르만 라인인 고도 100㎞ 이상으로 궤도를 유지했지만 50기의 위성은 100㎞ 이하 고도에서도 2회 이상 지구를 돌았음을 발견했다. 이를 분석해보니 인공위성이 궤도를 유지하는 최소 고도는 70~90㎞로 나타났다. 맥도웰 교수는 수학적 모델링을 통해 새로운 경계를 80㎞로 제시했다. 인공위성 통계 자료와 더불어 지구 대기 중 하나인 중간권이 50~90㎞인 점을 감안하고 그 위로는 대기가 희박한 열권이라는 점이 고려됐다.

 

FAI는 이 연구결과를 받아들여 지난달 31일 성명을 내고 내년에 카르만 라인을 재설정하겠다고 밝혔다. 더버지에 따르면 실제 카르만이 1956년 계산한 우주의 경계는 사실 83.8㎞였다. 하지만 FAI는 우주의 경계를 100㎞로 설정했다. 맥도웰 교수는 “1960년경 FAI는 단지 기록을 잴 목적으로 우주 경계를 100㎞ 정했다”며 “단순 반올림으로 기억하기 쉬운 숫자를 지정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다른 기관에서는 FAI의 우주 경계를 꼭 따르지 않는다. 미 공군과 NASA는 고도 80㎞ 이상 오른 비행사에게 우주 비행사라고 인정하는 배지를 수여하고 있다.

 

●우주 경계를 정해야 분쟁 피할 수 있어

 

시에라네바다코퍼레이션(SNC)의 우주선 ‘드림체이서’. 다양한 민간업체들이 우주개발에 나서며 우주 경계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나사 제공
시에라네바다코퍼레이션(SNC)의 우주선 ‘드림체이서’. 다양한 민간업체들이 우주개발에 나서며 우주 경계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나사 제공

우주의 경계를 서둘러 정해야 하는 이유는 다른 국가의 영공을 지나는 경우 법적 분쟁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국제법을 정하지 않고 경계를 흐려 이익을 본다고 더버지는 분석했다. 미국은 2001년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유엔 회의에서 “우리의 입장은 우주를 정의하는 것이 필요치 않다는 것”이라며 “우주 공간에 대한 정의가 없어도 우주 개발이 방해받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이에 우주법 전문가인 토마스 가갈 미국항공우주학회 연구원은 “우주 경계선을 설정한다면 미국이 경계 아래에서 타국의 영공을 통과하는 경우 제지를 받을 수 있기에 경계를 흐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민간기업들이 우주 개발에 뛰어드는 것도 우주 경계의 필요성을 부추긴다. 미국의 위성업체 시에라네바다코퍼레이션(SNC)은 우주왕복선처럼 상공에서 활강해 내려오는 비행선을 개발할 계획이다. 이런 방식으로 우주에서 지구로 귀환하는 경우 다른 나라를 거쳐 감에 따라 발생하는 법적 문제에 대한 기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가갈 연구원은 “더 많은 민간 기업이 우주 개발에 대한 계획을 세우고 있으므로 우주 경계를 정확히 정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기사가 괜찮으셨나요? 메일로 더 많은 기사를 받아보세요!

댓글 0

20 + 1 = 새로고침
###
    과학기술과 관련된 분야에서 소개할 만한 재미있는 이야기, 고발 소재 등이 있으면 주저하지 마시고, 알려주세요. 제보하기

    관련 태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