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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호킹부터 버턴 릭터까지…2018년 별이 된 물리학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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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호킹부터 버턴 릭터까지…2018년 별이 된 물리학자들

2018.12.27 15:44
스티븐 호킹 박사가 2007년 보잉 727 항공기를 개조한 무중력 훈련 장비에 탑승해 무중력을 체험하고 있다. - 사진 제공 NASA
스티븐 호킹 교수가 2007년 보잉 727 항공기를 개조한 무중력 훈련 장비에 탑승해 무중력을 체험하고 있다. - 사진 제공 NASA

올해 세상을 뜬 과학자 가운데 가장 대중에게 널리 알려졌던 이는 영국의 이론물리학자이자 과학 커뮤니케이터인 스티븐 호킹 케임브리지대 교수였다. 호킹 교수는 3월 14일 영국 케임브리지 자택에서 향년 76세로 타계했다.


호킹 교수는 21세부터 전신 근육이 서서히 마비되는 불치병인 루게릭병(근위축성측삭경화증)을 앓아왔다. 오래 살지 못하리라는 의료진이 예상을 뛰어넘어, 55년간 우주론, 양자중력 등 현대 물리학 분야의 중요한 연구에 참여해 많은 사람들에게 깊은 감동을 줬다. 


1942년 태어난 호킹 교수는 영국 옥스퍼드대를 졸업하고 1965년 케임브리지대 대학원에 진학해 박사학위를 받았다. 1979년부터 2009년까지 케임브리지대 석좌교수를 지냈다.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상’ ‘코플리 메달’ 등 많은 상을 받았지만 노벨상은 받지 못했다. 

 

블랙홀에서도 에너지가 희미하게 나올 수 있음을 주장한 '호킹복사' 이론이 특히 유명하다. 블랙홀의 경계 부근에서 에너지가 입자와 반입자로 변할 경우(쌍생성), 이 입자들 가운데 하나가 블랙홀 안으로 들어가면 나머지 하나의 집자는 마치 블랙홀 밖으로 나오는 것처럼 보인다. 이것이 호킹복사인데, 이 경우 블랙홀은 입자를 방출할 수 있어 질량이 줄어들 수 있고, 사라질 수도 있게 된다. 아직까지 논쟁이 많은 주제지만, 많은 물리학자들이 진위 여부를 떠나서 그동안 '상극'으로 여겼던 일반상대성이론과 양자역학이 양립할 가능성을 보였다는 데에 큰 평가를 내리고 있다.


호킹 교수가 대중적으로 유명하게 된 것은 얼굴 근육 일부만 움직일 수 있는 극단적인 장애가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하지만 그보다 오히려, 특유의 유머로 늘 밝은 모습을 보인 것을 기억하는 사람들이 많다. 2002년, 미국 데이비스 캘리포니아대에서 기조강연을 할 때가 대표적이다. 그는 당시 전동으로 움직이는 자동 휠체어를 타고 기계 음성으로 강연을 할 수 있었는데, 영국인이지만 그에게 ‘목소리’를 준 기기는 미국에서 만들어 미국 서부 억양을 썼다. 그는 미리 녹음한 유창한 서부 억양으로 “고향에 온 것 같다”고 농담해 청중의 웃음을 자아냈다. 이 모습은 2014년 개봉한 그의 삶을 다룬 영화 ‘사랑에 대한 모든 것’에도 등장할 정도로 유명하다.


대중과 소통하길 즐기는 과학커뮤니케이터답게 영화와도 인연이 깊었다. 스타트렉이나 심슨가족 같은 유명 영화에 깜짝 출연하는가 하면 인터스텔라 제작진의 차기작에 자문 등으로 참여할 계획도 갖고 있었다. 책 집필, 강연 등도 활발했다. 1988년 출간한 '시간의 역사'는 전세계적으로 1100만 부 이상 팔린 스테디셀러다.

 

그는 타계 6년 전 런던 패럴림픽 개회식에 등장해 “우리는 모두 다르다, 표준적인 인류라는 것은 없지만, 모두 똑같은 인간정신을 공유하고 있다”고 연설했는데, 지금도 많은 감동을 준 명연설로 회자되고 있다. 

 

2014년 미국과학유공훈장을 받는 버턴 릭터(왼쪽). - 사진 제공 미국국립과학유공훈장재단
2014년 미국과학유공훈장을 받는 버턴 릭터(왼쪽). - 사진 제공 미국국립과학유공훈장재단

●입자물리학의 ‘11월 혁명’ 이끈 실험물리학자 버턴 릭터

 

입자물리를 연구했던 과학자도 세상을 떠났다. 7월 타계한 버턴 릭터 미국 스탠퍼드선형가속기센터 소장은 1974년 11월, 미국 뉴욕에 위치한 브룩헤이븐국립연구소의 사무엘 팅 연구원과 마주 앉아 서로의 연구 성과를 소개하다 놀랐다. 5000㎞를 사이에 두고 완전히 똑같은 현상을 발견했던 것이다. 입자물리학에서 우주를 구성하는 입자로 꼽는 기본입자 중 하나인 맵시(charm)쿼크와, 맵시쿼크와 전기적 성질이 반대인 안티맵시쿼크가 모여서 마치 원자처럼 잠시 입자를 형성하는 현상을 발견한 것이다. 


당시는 아직 쿼크가 위, 아래, 기묘쿼크 세 개밖에 발견하지 못하던 때였다. 4번째 쿼크인 맵시쿼크가 이론으로 예측이 돼 있었는데, 만약 실제로 맵시쿼크가 이들이 결합한 입자인 ‘중간자’가 짧은 시간 존재해야 한다. 하지만 실제 실험에서는 발견된 적이 없었다. 릭터 소장과 팅 박사는 각각 실험을 통해 처음으로 이 중간자를 발견했다. 이 입자에 릭터 소장은 ‘프사이(psi)’라는 이름을 붙였고 팅 박사는 ‘제이(J)’라는 이름을 붙였다. 오늘날 이 입자는 ‘제이프사이(J/psi)’ 중간자로 불린다.


제이프사이는 100억분의 1초의 100억분의 1초 수준으로 아주 찰나의 순간 세상에 존재한다. 우리의 감각으로는 아주 짧지만, 입자의 세계에서는 기존 지식으로 이해할 수 없는 매우 긴 시간이었다. 이는 쿼크 사이를 묶어주는 힘인 강한 상호작용 때문이었다. 물리학은 곧 이 힘을 설명하는 새로운 이론의 탄생으로 나아갔다. 바로 양자색역학(QCD)이었다. 이 때문에 제이프사이의 발견은 ‘11월 혁명’으로 꼽힌다. 노벨상 선정위원회도 제이프사이 연구의 중요성을 인정해, 이례적으로 발견 2년 만인 1976년 릭터 소장과 팅 박사에게 노벨 물리학상을 수여했다.

 

릭터 소장은 2014년 미국국립유공훈장을 수여 받기도 했다. 선형, 원형을 포함한 전자가속기 발전에 기여한 공로와, 이를 바탕으로 이룩한 여러 기초입자물리학 발견, 그리고 국가 에너지 정책에 대한 기여가 수상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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