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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별이 된 엔지니어와 화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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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별이 된 엔지니어와 화학자

2018.12.28 07:58
워드프로세서, 항공예약시스템 개발한 컴퓨터공학자
에벌린 배러진은 몇 안 되는 초창기 여성 컴퓨터공학자다. 항공 예약시스템을 만들고 워드프로세서를 개발해 회사까지 차려 승승장구했다. - 사진 출처 미국컴퓨터역사박물관
에벌린 배러진은 몇 안 되는 초창기 여성 컴퓨터공학자다. 항공 예약시스템을 만들고 워드프로세서를 개발해 회사까지 차려 승승장구했다. - 사진 출처 미국컴퓨터역사박물관

 

이달 8일, 미국의 컴퓨터공학자 에벌린 베러진이 세상을 떠났다. 그는 여성 공학자가 흔치 않던 20세기 초중반부터 컴퓨터공학자 및 설계자로 활약한 선구자다.

 

1925년 미국 브롱크스에서 이민자의 딸로 태어난 그는 물리학을 공부하고 싶었지만 입학한 야간 여대에 과학 전공 학과가 없어 경제학을 공부해야 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뉴욕대 물리학과에 진학한 뒤 컴퓨터 회사에 입사해 당시 몇 안 되는 여성 컴퓨터공학자가 됐다.

 

여기에서 그는 현대인의 삶을 바꾼, 모두가 알 만한 굵직한 개발을 여럿 했다. 가장 유명한 것은 1969년 개발한 워드프로세서로다.당시 주로 여성이 맡던 비서 업무를 돕기 위해 개발한 뒤 회사까지 차렸다. 회사는 금세 직원 수백 명을 둔 중견 기업으로 성장하며 승승장구했지만, 불과 몇 년 만에 전세계를 강타한 불황에 휘청였다. 기업들이 워드프로세서 같은 첨단기기를 구입하기보다는 대여하던 시절이었다. 은행 대출 등으로 근근히 기업을 꾸리던 베러진은 불황이 한창일 때 결국 대형 사무기기 회사에 회사를 넘겨야 했다.

 

대형 회사의 임원이 됐지만, 당시 여성 고위직 임원은 자신 혼자였다고 베러진은 회상하곤 했다. 결국 눈에 보이지 않는 배척을 피해 회사를 떠나야 했다.

 

베러진은 워드프로세서 외에도 유명한 개발을 많이 이끌었다. 1960년대에는 세계 60개 도시 컴퓨터를 연결한 항공기 예약 시스템 등을 개발해 자동화 물결을 선도했다. 은행 자동화 시스템도 개발했다. 하지만 이런 업적에도 불구하고, 자신과 같은 여성 공학자가 탄생하기에 어려운 환경임을 새삼 확인하고, 말년에는 재단을 설립해 여성 공학도에게 장학금을 줬다.

 

강의 중인 영국의 화학자 에런 클루그 박사. - 사진 제공 영국 분자생물학연구소
강의 중인 영국의 화학자 에런 클루그 박사. - 사진 제공 영국 분자생물학연구소

● 예민한 사회 문제 '과학 나눔'으로 푼 에런 클루그 

 

지난달에는 X선 결정학을 이용한 전자현미경 원리를 개발한 리투아니아 태생의 영국 화학자 에런 클루그 박사가 세상을 떠났다. 오늘날 투과전자현미경의 원리를 발견하고 이것으로 단백질 구조를 연구해 노벨 화학상을 받았다. 조금씩 각도를 달리하며 물체에 X선을 쪼여 물체의 3차원 원자 구조를 알아내는 원리는 오늘날 컴퓨터단층촬영(CT)에 영감을 줬다.

 

그는 DNA 구조 발견 때 위대한 업적을 내고도 여성이라는 이유로 소외돼 세계인의 공분을 사고 있는 로절린드 프랭클린 박사와 함께 X선 결정학을 연구했던 과학자다. 프랭클린 박사의 실험과 클루그 박사의 이론 화학, 물리학 지식이 시너지를 내 이 분야 발전을 이끌었다는 평가다. 그는 이후 생명과학과 화학 분야의 거장이 돼, 세계 생명과학계를 이끄는 영국 분자생물학연구소(MRC) 소장과 영국왕립학회장까지 역임했다. 

 

그는 광우병과 유전자변형작물(GMO) 등 대중의 관심을 끄는 중요한 이슈에 대해 상세한 과학 보고서를 공개하며 과학계와 대중의 소통을 적극 주선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과학과 관련된 이슈가 사회를 극단의 갈등으로 몰고 갈 수 있음을 안 그는, 정보를 숨기고 통제하려 들기보다는 오히려 대중의 시선에서 이해할 수 있도록 적극 소개해 오히려 사태를 조기에 종식시키고 합리적인 판단을 시민들이 내리게 하는 데 도움을 줬다.

 

그 외에 3월에는 영국의 생명과학자로 인간의 게놈정보를 포함해 과학 데이터를 무상으로 공개하고 공유하도록 촉구한 존 설스턴 박사가 세상을 떠났다. 모델 생물인 예쁜꼬마선충의 게놈 연구로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았고, 나중에는 인간게놈 해독을 주도한 사람 중 한 명이 됐다. 하지만 이렇게 얻은 정보가 인류에게 유익하게 쓰이려면 지적재산권을 가져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 유전자원을 무상으로 공개하고 연구 목적으로 공유하도록 장려하는 '오픈 액세스' 철학을 전파하기 위해 노력했다. 오늘날 영국을 중심으로 해서 유전자의 공개 및 공유는 점점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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