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바로가기.. 본문바로가기

지구촌 변화 이끈 넛지효과, 기후변화 문제에도 효과 있을까

카카오스토리 네이버밴드 구글플러스

2019년 01월 12일 14:00 프린트하기

미국 전기·가스 공급회사 ‘퍼시픽가스 앤드 일렉트릭’(PG&E)은 기후변화 대응에 기여할 방법을 찾다가 심리학 연구소 ‘시 체인지 연구소’에 의뢰했다. 2015년 당시 연구소의 심리학자들은 PG&E의 서비스센터 직원을 대상으로 7주 동안 일회용 컵의 재사용 컵 전환, 서비스센터 내 3개 시설의 에너지 절약 경쟁 등 캠페인을 진행했다.

 

강요가 아닌 부드러운 개입을 통해 스스로 행동을 선택하도록 유도하는 심리학 기법인 '넛지'를 적용한 것이다. 2017년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행동경제학자 리처드 세일러 미국 시카고대 경영대학원 교수가 주창한 이 말은 ‘타인의 선택을 유도하는 부드러운 개입’을 뜻하는 말이다. 강요보다는 은근한 개입이 더 큰 행동의 변화를 이끌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캠페인을 진행한 결과 일회용컵의 재활용률은 33% 늘었으며 에너지도 40%를 절약했다.

 

기후변화에 대한 경고의 목소리를 30년째 꾸준히 내온 유엔의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도 2021년 발간 예정인 기후변화에 관한 새 보고서에 심리학자들을 참여시키겠다고 밝혔다. 과거 지구물리학 측면에서만 접근해 수치로만 경고했던 방식을 벗어나 실제 사람들의 행동을 바꿀 수 있는 전략을 찾겠다는 것이다. 

 

이처럼 심리학은 단순히 개인적인 수준이나 치료에 그치지 않고 집단 행동 변화를 통한 공동의 이익을 추구하는 추세로 트렌드가 바뀌고 있다. 지난해 말 미국심리학회(APA)는 심리학계가 주목해야 할 2019년 주요 트렌드를 발표했다. 

 

기후변화와 심리학은 큰 관계가 없어 보인다. 심리학자들은 기후변화를 막는 데 심리학이 필요할 뿐 아니라 기후변화에 적응하는데도 심리학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바트 라이브 제공
기후변화와 심리학은 큰 관계가 없어 보인다. 심리학자들은 기후변화를 막는 데 심리학이 필요할 뿐 아니라 기후변화에 적응하는데도 심리학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바트 라이브 제공

■ 행동 변화 유발하는 심리학, 기후변화 문제의 또다른 해결책

 

IPCC가 심리학자들을 보고서 작성에 참여시키는 이유는 심리학의 치료 기법인 '행동 개입'을 이용해 기후변화에 좋지 않은 영향을 주는 사람들의 행동을 실제로 바꿀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APA는 또 기후변화 때문에 사람들이 받는 스트레스를 줄이는 데도 심리학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마셜 버크 미국 스탠퍼드대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는 갑작스러운 기후변화로 미국과 멕시코에서 2050년까지 최대 4만 명이 추가로 자살할 수 있다는 분석 결과를 지난해 7월 국제학술지 ‘네이처 기후변화’에 발표해 충격을 줬다.

 

당장 온실가스를 감축한다고 해도 지구온난화로 생기는 이상기후 현상이 갑자기 사라지지는 않는다. 기후변화 이전으로 지구 환경을 되돌리는 데 상당한 시간이 들기 때문이다. 어쩔 수 없이 기후변화에 적응해야 하는 만큼 심리학 치료법을 활용해 버크 교수의 연구 결과와 같은 불상사를 막아야 한다는 것이다. 

 

심리학 치료와 훈련을 병행해 올림픽에서 총 23개의 금메달을 딴 미국 수영선수 마이클 펠프스의 모습 -스포츠일러스트레이트 인스타그램
심리학 치료와 훈련을 병행해 올림픽에서 총 23개의 금메달을 딴 미국 수영선수 마이클 펠프스의 모습 -스포츠일러스트레이트 인스타그램

■ 심리학 도핑으로 운동능력 높인다

 

주의력결핍과잉행동증후군(ADHD) 판정을 받고 이를 극복한 미국의 수영선수 마이클 펠프스. 올림픽에서 총 23개의 금메달을 딴 그의 비결은 머릿속으로 경기장을 그리고, 도약하고, 헤엄치는 것까지 그대로 그리는 시뮬레이션이었다고 한다. 심리학자들의 도움이었다. 그는 지독한 우울증으로도 고생했으나 이를 심리학 치료로 극복하고 자신의 이름을 딴 ‘마이클 펠프스 재단’을 통해 정신 건강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있다.

 

마이클 펠프스처럼 운동선수의 능력을 높이는 데도 심리학이 핵심적인 역할을 하게 될 전망이다. 부상 후에 자신감을 되찾게 하거나 슬럼프에 빠지지 않도록 돕는 이른바 '심리학 도핑'이다. 스포츠계도 멘탈 코칭의 중요성을 인식하기 시작했다. 현재 미국 메이저리그 프로야구 30개 팀 중 27개 팀이 멘탈 코치를 고용해 선수들을 돕고 있다. 미국농구선수협회도 지난 5월 선수들을 위해 정신건강 복지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한국에서도 한화, LG, NC, KT 등 프로야구 구단이 멘탈 코치를 고용하고 있다.

 

2016년 전세계를 충격에 빠뜨렸던 ‘나사르 사건’도 스포츠 분야에서 심리학의 중요성을 일깨웠다. 나사르 사건은 미국 체조대표팀 주치의를 지낸 나사르가 약 30년 동안 300명이 넘는 여자 체조선수를 성추행·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돼 최대 360년형을 받은 사건이다. 스포츠 심리학자인 미치 에이브람스 박사는 “남성 역할에 대한 고정관념, 젊은 남성에게 여성은 정복의 대상이라 가르치는 이른바 ‘라커룸 대화’ 같은 남성들의 폭력적인 행동 등이 스포츠계에 존재한다”며 “가해자 대부분은 치료로 고칠 수 있지만 더 많은 주의와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재범 전 쇼트트랙 대표팀 코치에 의해 촉발된 스포츠계 폭력·성폭력 파문에 휩싸인 한국사회도 새겨들을만한 대목이다.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 '심리학 네트워크 서비스'가 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는 심리학 연구에 가장 이상적인 시스템으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급부상하고 있는 점도 새로운 트렌드다. 20년 전만 해도 수백만 명의 참가자를 대상으로 한 심리학 실험은 불가능한 일이었다. SNS 덕분에 이제는 온라인 조사를 하고, 몇 줄의 컴퓨터 코드로 SNS 속 수백만 개의 정보를 모아 인간의 행동을 분석한다.

 

사무엘 고슬링 미국 텍사스대 심리학과 교수는 온라인 설문으로 160만 명의 자료를 모아 따뜻한 곳에 사는 사람일수록 개방적이고 감정적으로 안정적이라는 사실을 알아냈다. 미국 펜실베니아대가 주축이 된 세계 웰빙 프로젝트(WWBP)는 트위터 트윗 수백만 개를 분석해 미국 어느 주가 가장 많은 알코올을 소비하는지 찾아내기도 했다.

 

APA는 그밖에도 약물치료를 대체하는 심리치료, 식단 구성에 들어가는 심리학, 노인의 장기 요양, 세상의 약자들을 돕는 공정성에 대한 노력, 스마트기기를 디자인하는 심리학적 기법, 디지털기기의 남용 치료, 디지털 기법을 이용한 치료 등을 올해를 관통하는 중요한 심리학 트렌드로 꼽았다.

카카오스토리 네이버밴드 구글플러스

2019년 01월 12일 14:00 프린트하기

 

혼자보기 아까운 기사
친구들에게 공유해 보세요

네이버밴드 구글플러스

이 기사가 괜찮으셨나요? 메일로 더 많은 기사를 받아보세요!

5 + 2 = 새로고침
###
과학기술과 관련된 분야에서 소개할 만한 재미있는 이야기, 고발 소재 등이 있으면 주저하지 마시고, 알려주세요. 제보하기

관련 태그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