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바로가기본문바로가기

동아사이언스

출연연 용역직 전환 위한 공동출자회사, 출범까지 여전히 '가시밭길'

통합검색

출연연 용역직 전환 위한 공동출자회사, 출범까지 여전히 '가시밭길'

2019.01.15 16:01
작년 12월, 대전 유성구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본관 앞에서 열린 전국공공연구노동조합 간접 고용노동자 직접고용 정규직 쟁취 파업투쟁 출정식 모습(2018.12.10). 연합뉴스
작년 12월, 대전 유성구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본관 앞에서 열린 전국공공연구노동조합 간접 고용노동자 '직접고용 정규직 쟁취' 파업투쟁 출정식 모습(2018.12.10). 연합뉴스

정부 과학기술 분야 21개 출연연구기관들이 14일 용역 계약직 노동자의 고용안정을 위한 ‘공동출자회사’ 설립안을 공개했다. 하지만 출자회사가 원만하게 출범할지는 아직은 불투명하다. 기관별로 용역 계약직 근로자 전환 협의기구가 공동출자회사안을 따를지 별도로 합의해야 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공공연구노조가 "직접고용 방식이 비용면에서 효율적"이라는 논리로 맞서고 있어 출연연들의 공동출자회사는 출범까지 가시밭길을 예고하고 있다. 

 

15일 과학계에 따르면 공동출자회사를 설립하기로 한 21개 기관은 금주까지 기관별 협의기구를 통해 이 설립안에 대한 합의 여부를 밝히기로 했다. 이들 중 몇 개 기관만이라도 합의가 된다면 다음주 공동출자회사를 정식으로 출범시키고 합의에 이른 기관의 용역 계약직 근로자를 공동출자회사 직원으로 흡수한다는 방침이다. 

 

공공연구노조 측은 “공동출자회사에 고용되는 형태로 바뀐다 하더라도 기존 용역업체에 고용되는 것과 달라지는 것은 없다”며 “직접고용이 비용 측면에서도 유리한데도 출연연구기관들이 공동출자회사를 밀어붙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기관 운영에 부담 주는 직접고용 어려워

 

공동출자회사 설립안을 낸 출연연들은 정부의 가이드라인에 따라 순차적으로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했다. 연구직에 대한 정규직 전환은 가이드라인에 따라 대부분 마무리했지만 환경·미화·경비 등 용역 계약직 노동자의 정규직 전환이 남았다. 

 

14일 공개된 공동출자회사 추진계획은 이같은 용역 계약직 근로자의 정규직 전환 대신 고용안정과 처우 개선을 주요 내용으로 담고 있다. 지난해 12월 국가과학기술연구회가 주관한 출연연기관장협의회에서 전체적인 방향성을 논의한 뒤 1월 초 계획안을 수립했다. 계약기간 만료 때마다 반복되는 고용불안 해소를 위해 공동출자회사를 설립하고 운영비용을 최소화해 처우 개선을 보장한다는 게 골자다. 

 

공동출자회사명은 ‘과학기술종합서비스(가칭)’로 가닥이 잡혔다. 자본금은 약 4억원으로 21개 출연연이 나눠서 출자하기로 했다. 대표는 공채를 통해 전문경영인으로 뽑고 이사 6인과 감사 1인, 운영인원 25명 수준을 유지한다. 공동출자회사에 참여하는 기관의 용역 계약직 직원은 이 회사의 정규직 직원으로 고용돼 현재 일하는 기관에서  동일한 업무를 지속할 수 있게 된다. 계약 기간이 만료될 때마다 재계약을 할 필요가 없어 고용안정을 보장할 수 있다는 논리다. 

 

공동출자회사에 합의한 출연연은 이번주 내로 기관별 협의를 거친다. 이미 합의한 기관이 여럿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용역 계약직 인원이 많은 일부 연구기관의 경우 합의에 난항이 예상된다. 

 

출연연의 한 관계자는 “용역 계약직원수가 기관별로 적게는 수십명 많게는 200~300명에 달한다”며 “(용역 계약직) 직원수가 많은 기관의 경우 전체 행정직원보다 많을 수가 있는데 이들을 모두 정규직으로 직접 고용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장기적으로 기관 운영에 부담을 줄 수밖에 없고, 결국 공공 연구기관으로서의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공공연구노조 “출자회사와 용역회사 차이점 무엇?...직접고용이 답”

 

이에 대해 공공연구노조는 출연연의 공동출자회사 설립 방안에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어 공동출자회사 초반 운영에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공공연구노조 측은 “용역직원을 고용하는 회사가 출자회사로 바뀌어도 기존 용역회사와 구조적으로는 다를 게 없다”며 “오히려 박탈감이 생기고 기관에 대한 소속감이 없어질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직접고용을 할 경우 정규직 직원으로 신분이 바뀌기 때문에 고용안정은 물론 해고 리스크도 없어질 것이라는 주장이다. 

 

정상협 공공연구노조 조직국장은 “출자회사도 운영비를 벌어야 하는 일반 회사와 마찬가지인데 장기적으로 출자회사 경영에 어려움이 있거나 출연연의 출자금의 줄어들 경우 고용이 불안해질 수밖에 없다”며 “정부가 바뀌게 되면 전체적인 방향성이 달라질 개연성도 있다”고 말했다. 

 

노조 측은 출자회사를 설립해서 운영하는 비용이 오히려 직접고용보다 더 많이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정 국장은 “출연연 경상운영비가 갈수록 줄어드는 상황에서 비정규직 처우 개선에 쓰여야 할 돈이 출자회사 이윤으로 활용된다면 출자회사 운영이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며 “현재 용역회사에 투입되는 용역 비용만으로도 현재 간접고용 직원을 전원 직접고용하고 이들의 임금을 7~8% 인상할 수 있다”고 밝혔다. 

 

21개 출연연들은 용역 계약직 근로자와 합의에 도달한 기관들부터 공동출자회사에 참여시켜 다음주에는 공동출자회사를 출범시킨다는 계획이다. 몇 개의 기관이 출범 초기에 참여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이 기사가 괜찮으셨나요? 메일로 더 많은 기사를 받아보세요!

댓글 0

14 + 10 = 새로고침
###
    과학기술과 관련된 분야에서 소개할 만한 재미있는 이야기, 고발 소재 등이 있으면 주저하지 마시고, 알려주세요. 제보하기

    관련 태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