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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깜이 대학원 진학은 낭비, 학생·교수 참여 통해 공정성 높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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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01월 29일 16:00 프린트하기

교수평가사이트 '김박사넷'이 1월 24일 오픈 1주년을 맞는다. 유일혁 김박사넷 대표는 그동안의 소회와 앞으로의 포부에 대해 밝혔다. 팔루썸니 제공
교수평가사이트 '김박사넷'이 1월 24일 오픈 1주년을 맞는다. 유일혁 김박사넷 대표는 그동안의 소회와 앞으로의 포부에 대해 밝혔다. 팔루썸니 제공

대학원생에겐 전공 외에도 지도교수를 선택하는 것은 본인 인생을 결정할만큼 중요한 선택이다. 그러나 정작 대학원을 고를 때 이를 참고할 만한 정보는 너무 부족하다. 연구실 현황이나 지도 교수와 관련된 정보는 극히 제한적이다. 


지난해 출범한 교수평가사이트 ‘김박사넷’이 이달 24일 1주년을 맞았다. 서울대 재료공학부 대학원 졸업생 두 명이 창업한 김박사넷은 현재 하루 평균 방문객 수 4000여명에 이르는 웹사이트로 성장했다. 대학원 입학 신청을 앞둔 학생들을 위한 정보소통의 장이라는 평가를 받으면서 익명으로 교수에 대한 평가를 남길 수 있는 ‘한줄평’은 화제와 논란의 중심에 섰다. 출범 1년을 맞아 유일혁 김박사넷 대표를 10일 서울 개포동 창업지원센터 디캠프에서 만났다. 

●”인생의 낭비, 국가의 낭비를 막고 싶었다"

 

유 대표는 “아무런 사전 정보 없이 대학원에 진학했다가 교수와 환경이 맞지 않아 고생하는 친구들을 많이 봤다"며 "예비 대학원생들에게 중요한 정보를 공유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에서 김박사넷을 설립했다"고 말했다. 

 

유 대표는 연구자가 되고 싶어 대학원에 진학했지만 막상 지도교수를 잘못 만나 중간에 그만두게 되면 본인 이력서에 경력 한 줄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런 점에서 "교수를 잘못된 선택하면 한 개인 인생을 낭비할  뿐 아니라 학생의 연구 의지가 꺾인다"고 지적했다. 유 대표는 이런 점에서 잘못된 선택은 국가적으로도 낭비이고 손해라고 강조했다. 

 

그나마 같은 학교에서 학부를 나와 대학원에 진학하는 학생들만 해도 학부시절 수업을 듣거나 선배를 통해 ‘알음알음’ 연구실 정보를 구할 수도 있지만 다른 대학을 나온 학생들은 교수와 연구실 분위기를 알기란 어려운 일이다. 

 

김박사넷에 올라온 평가를 보면 좋은 평가를 받은 교수와 평가가 낮은 교수는 뚜렷이 나뉜다. 좋은 평가를 받은 교수 연구실에는 학생들이 몰리고 졸업이 빠르지만, 그렇지 못한 교수 연구실은 학생이 많지 않고 실적도 떨어진다. 졸업도 늦다. 물론 졸업이 늦어지는 연구실이나 학생이 적다고 교수가 형편없다고 판단할 근거는 없다. 다만 충분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는 게 유 대표 생각이다. 유 대표는 "통상 잘못된 대학원 선택은 정보의 비대칭성에서 비롯된다"며 "미리 알았으면 절대 선택하지 않았을 지도교수를 선택하는 일이 많다"고 지적했다.

 

잘못된 선택을 했을 때 치러야할 기회비용이 너무 큰 것도 문제다. 유 대표는 "한국은 제도적으로 다른 실험실로 옮길 수 있지만 현실적으론 거의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지도 교수가 졸업에 대한 절대 권한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또 교수와 연구실이 맞지 않아 나왔지만 이런 사실이 꼬리표처럼 붙어다니는 한국 연구 문화 풍토도 선택을 더욱 제약하는 요인이다.  

 

유 대표는 “대학원을 입학하기 전에 지도교수를 선택하는 것뿐만 아니라 대학원생들이 서로 소통하며 졸업 후 진로까지, 대학원이라는 길을 선택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 한줄평, 대학원생을 위한 소통의 장

 

′김박사넷′의 한줄평 댓글은 익명으로 교수와 연구실에 대한 평가를 내릴 수 있다. 팔루썸니 제공
'김박사넷'의 한줄평 댓글은 익명으로 교수와 연구실에 대한 평가를 내릴 수 있다.  붉은 박스로 표시된 내용은 모스부호로 '오지마'라는 뜻을 나타낸다.  팔루썸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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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박사넷에서 연구실의 장단점을 익명으로 한두 문장으로 요약해 넣는 코너인 한줄평은 가장 인기가 있는 항목이다. 

 

유 대표에게 가장 인상깊었던 한줄평을 물었더니  독특한 사례를 소개했다. ‘오지마’라는 뜻을 가진 모스부호였다. 김박사넷은 연구실과 교수에 대한 한줄평 남기는 댓글 서비스를 제공한다. 익명으로 적나라하게 교수와 연구실에 대한 평가를 내릴 수 있어 솔직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는 평이다.


물론 이런 한줄평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한줄평이 교수에 대한 편견을 심어주고 인신공격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유 대표는“지난 1년간 고소하겠다는 교수들도 있었고  인권침해사이트를 왜 만들었냐는 항의를 하는 받기도 했다”고 했다. 


해외에서도 이런 문제가 불거진 일이 있다. 미국의 교수평가사이트 ‘레이트마이프로페서(Ratemyprofessor·내 교수 평가하기)’도 비슷한 비판을 받았다. 1999년 개설된 이 사이트는 현재월 600만명이 방문하는 서비스로 자리를 잡았다. 에드워드 누이퍼 미국 험볼트주립대 교육유효성 관리자는 “인터넷 상의 교수평가는 검증되지 않아 신뢰성이 낮다”며 “익명의 출처에서 나온 의견을 무책임하게 인터넷에 올려놓음으로 개인을 희생시킨다”고 비판했다.  


이런 비판에 대해 유 대표는 “김박사넷은 한줄평과 평가를 남기는 사람들에게 어떠한 이익도 제공하지 않는다”며 “학교 이메일로 인증받고 그 한줄평을 쓰는 노력에는 이유가 있다”고 말했다. 또 “한줄평을 우리의 자산이라 생각하지 않아 회원가입을 하지 않아도 한줄평을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며 “한줄평은 대학원생이 하고싶은 말을 하라고 만든 소통의 장소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한때 교수가 대학원생을 시켜 한줄평을 조작한다는 얘기도 나온다. 유 대표는 “한줄평은 교수가 뒤에서 보고 있다는 것을 가정하고 설계했다. 언제든 수정할 수 있고, 익명로직을 치밀하게 설계했다”고 했다. 실제 한줄평이 김박사넷에 반영되려면 그 평가가 어느 정도 쌓여 있어야 하고 한줄평도 점점 쌓이다 보면 진실이 드러난다는 게 유 대표 설명이다. 


● “학교, 교수, 학생이 함께 참여하는 김박사넷이 되기를”

 

김박사넷에서는 회원가입을 하지 않아도 교수의 인품, 강의 전달력, 논문 지도력과 해당 연구실 분위기, 실질 인건비와 같은 정보를 그래프로 볼 수 있다. 이 정보는 해당 학교 이메일 인증을 받은 재학생과 졸업생이 남긴 평가를 바탕으로 한다. 


회원가입을 하면 교수가 교신저자로 이름 올린 SCI(과학기술논문인용색인)급 논문 편수, 논문 피인용 수, 연구실에서 학위를 받은 학생 수, 학위 받은 학생 평균 나이와 같은 정보들을 열람할 수 있다. 유대표는 이 정보들에 대해 “직접 모든 자료를 수집해 가공하는 작업을 거친다”며 “아무도 한 적이 없다. 이 정보들이야 말로 우리의 자산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박사넷은 최근 다른 대학의 유사한 과끼리 정보를 비교해주는 서비스도 제공하기 시작했다.

교수 상세정보 화면. 김박사넷 홈페이지
교수 상세정보 화면. 김박사넷 홈페이지

유 대표는 김박사넷이 교수, 학교, 학생이 함께 참여하는 시스템으로 성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금도 70개 대학과 5500명의 교수 정보가 제공되고 있다. 유 대표는 "융합연구를 하는 연구자들이 김박사넷을 찾는 일이 많다"며 “학교, 교수, 학생이 참여해 정보를 나눈다면 그것보다 좋은 것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박사넷은 유능한 학생들을 뽑기 위한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유 대표는 “훌륭한 교수들이 더 알려지면서 연구자가 되고 싶은 학생들이 더 진학하는 긍정적 싸이클이 만들어지고 있다"며 “궁극적으로는 교수가 김박사넷에 정보를 보내고 교차확인을 통해 확인된 정보를 올리는 방향이 좋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미 포스텍 한 학과의 경우 실적을 모아서 올려달라는 요청을 한 사례도 있다.


대학원을 졸업하는 학생들을 위한 서비스도 조만간 선보인다. 유 대표는 “한국의 대학원 졸업생은 연간 약 10만명, 박사졸업생은 연간 1만5000명 정도로 계속해서 그 수가 증가하고 있다”며 “졸업생들이 기업이나 연구소에 취업하는데도 도움을 줘 대학원이라는 길을 선택하는 학생들이 대학원 입학 전부터 졸업 후까지 김박사넷을 통해 다양한 정보들을 얻어갈 수 있도록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팔루썸니 제공
팔루썸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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