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바로가기.. 본문바로가기

[존엄사법 1년] "죽음 '똑바로' 바라보는 문화 만들어가는 중"

카카오스토리 네이버밴드 구글플러스

2019년 01월 30일 10:53 프린트하기

이윤성 국가생명윤리정책원장 "죽음에 대한 공론화만으로도 의미"

 

"(법이 시행된 지) 아직 1년이지만 죽음에 대해 똑바로 바라볼 수 있는 문화가 이뤄지는 계기를 마련한 것 같다.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공론화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적지 않다."

 

 

연합뉴스 제공
 이윤성 국가생명윤리정책원 원장이 29일 서울 중구 다동 국가생명윤리정책원에서 가진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연명의료결정법 시행 후 1년에 대한 의견을 말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윤성 국가생명윤리정책원 원장은 29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흔히 '존엄사법' 또는 '웰다잉법'으로 불리는 '호스피스·완화의료 및 임종 과정에 있는 환자의 연명의료 결정에 관한 법률'(이하 연명의료결정법)이 시행된 후 1년을 이같이 평했다.

 

임종 과정에 있는 환자가 연명의료 시행 여부를 스스로 결정할 수 있도록 하는 연명의료결정법은 지난해 2월 4일부터 본격 시행됐다. 연명의료는 치료 효과 없이 환자의 생명만을 연장하기 위해 시도하는 심폐소생술·인공호흡기·혈액투석·항암제투여 등 4가지 의료행위를 말한다.

 

이 원장은 "1년 동안 접수된 사전연명의료의향서가 11만건이 넘고, 실제 연명의료를 중단 또는 유보한 환자가 3만명에 달하는 등 연명의료결정법이 서서히 자리를 잡고 있다"며 "그동안에는 가족끼리 죽음 자체에 대한 얘기를 꺼내는 것 자체가 어려웠다면 법 시행을 계기로 한 번 더 생각해 볼 수 있는 분위기가 마련되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예컨대 과거에는 장성한 자식들이 건강한 부모의 죽음을 거론하는 것 자체를 부담스러워했으나 연명의료결정법 시행을 계기로 원하는 삶의 마무리 등에 관해 얘기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실제 고령의 부모가 연명의료결정법을 알고 자식과 함께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작성하겠다고 찾아오거나 상담을 받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이 원장은 "우리가 수많은 미래를 계획하면서도 '죽는다면'이라는 가정과 생각은 안 하지 않느냐"며 "죽음 자체가 목표라는 게 아니라 누구나 맞이하는 죽음에 앞서 삶을 정리할 수 있는 결정권을 줘야 하며 실제 법 시행이 그 빌미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처럼 연명의료결정법이 죽음을 맞이하는 문화를 바꾸는 데 기여했다면서도 일부 개선해야 할 부분도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가족이 없거나 연락이 되지 않는 무연고자, 독거노인, 종교인 등은 연명의료 중단의 사각지대에 있다고 봤다. 이들이 갑작스럽게 사고를 당했을 경우 생전 의사를 확인하기 어려워 회생 가능성이 없는 상황에서도 무의미한 연명의료 행위가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원장은 "환자가 의사를 표현할 수 없을 때 누가 과연 환자의 생전 의사를 가장 잘 알고 있었느냐, 가족의 의견이 일치되지 않을 때 어떻게 해야 가장 합리적인지 등을 지속해서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의사에게는 임종기 환자와 원활하게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도록 훈련을 제공하는 동시에 제도적 지원도 이뤄져야 한다고 봤다.

 

이 원장은 "의사가 환자에 죽음을 준비해야 한다고 얘기하는 게 쉽지 않다"며 "커뮤니케이션 기술, 공감하는 능력에 대한 훈련을 제공하는 한편 관련 행위에 대한 적절한 보상도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즉, 현재는 진료 시간에 쫓겨 임종기 환자와의 공감과 소통이 어렵지만 이러한 행위에 적절한 보상이 이뤄진다면 의사와 환자가 진솔하게 얘기할 수 있는 분위기가 만들어질 것이라는 기대다.

 

그러면서도 "개선해야 할 부분이 있더라도 절대 조급해하지 않고 올바른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하겠다"며 "올해는 연명의료결정법을 국민에 널리 알리고, 의료기관 종사자의 이해를 증진할 수 있는 활동을 펼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연명의료결정법 시행 이후에도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작성 등에 대한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우려도 나왔다.

 

김명희 국가생명윤리정책원 사무총장은 "연명의료결정법이 시행된 후에도 어디서 어떻게 의사를 밝혀야 하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면서 "법 시행 이후 고조된 관심이 꾸준히 지속해 결국 우리의 문화로 안착할 수 있도록 관련 기관의 인력 확대, 전문성 확보 등의 노력이 더해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카카오스토리 네이버밴드 구글플러스

2019년 01월 30일 10:53 프린트하기

 

혼자보기 아까운 기사
친구들에게 공유해 보세요

네이버밴드 구글플러스

이 기사가 괜찮으셨나요? 메일로 더 많은 기사를 받아보세요!

14 + 6 = 새로고침
###
과학기술과 관련된 분야에서 소개할 만한 재미있는 이야기, 고발 소재 등이 있으면 주저하지 마시고, 알려주세요. 제보하기

관련 태그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