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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사과학은 지식 아닌 사고방식 문제...과학적 사고 교육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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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02월 01일 17:33 프린트하기

장하석 영국 케임브리지대 석좌교수(오른쪽)과 이상욱 한양대 철학과 교수(가운데)가 1일 서울 이화여대에서 개최된 ESC포럼에서 과학사와 과학교육의 접목에 대해 대담하고 있다. -윤신영 기자
장하석 영국 케임브리지대 석좌교수(오른쪽)과 이상욱 한양대 철학과 교수(가운데)가 1일 서울 이화여대에서 개최된 ESC포럼에서 과학사와 과학교육의 접목에 대해 대담하고 있다. -윤신영 기자

“유사과학에 속는 사람들이 과학을 몰라서 속을까요? 다 학교 나오고 과학교육 받았습니다. 현재의 과학교육이 사람들로 하여금 유사과학에 속지 않게 하는 데에 아무 소용이 없다는 뜻이지요. 지식이 아니라, 과학적 사고방식을 가르치는 교육으로 바뀌어야 합니다.”

 

과학사·과학철학 분야의 세계적 석학인 장하석 영국 케임브리지대 석좌교수는 1일 서울 이화여대에서 개최된 ‘변화를 꿈꾸는 과학기술인 네트워크(ESC)’ 포럼 ‘과학철학, 과학사, 그리고 과학교육’ 포럼에서 유사과학이 널리 유행하는 오늘날의 현실을 바꿀 방법이 있느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장 교수는 미국 캘리포니아공과대를 졸업하고 스탠퍼드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런던대 교수를 거쳐 2010년 케임브리지대 석좌교수가 됐다. 2007년 저서 '온도계의 철학'으로 과학철학 분야 최고 권위의 상인 '라카토슈상'을 수상했다. 장재식 전 산자부 장관이 아버지, 장하준 케임브리지대 경제학과 교수가 형이다.  그는 이날 이상욱 한양대 철학과 교수와 대담을 했다.

 

장 교수는 유사과학이 분야도 다양하고 넓어 유사과학 사례에 일일이 대응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제 아무리 노벨상 수상자라도 다른 분야, 예를 들어 의학 분야의 유사과학을 지식으로 판단할 수는 없다”며 “중요한 것은 여러 곳에서 오는 과학 정보를 수집하고 출처의 신뢰성을 판단해 결론을 내리는 능력”이라고 말했다. 장 교수는 유사과학이 널리 퍼진 오늘날 같은 시대에 이런 과학적 사고 능력을 키워주는 게 진정한 과학교육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유사과학을 정의 내리는 일은 매우 어려운 일이라고 덧붙였다. 이상욱 교수는 "정통과학이나 주류과학에서 배척받다 연구결과 축적된 뒤 주류가 된 경우가 적지만 있다"며 현단계에서 인식론적으로 믿기 어렵다고 볼 수는 있어도, 딱 가르기는 철학적으로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다. 장 교수도 "18세기 말까지만 해도 운석은 유럽에서 말도 안 되는 미친 소리 취급을 받았다"고 말했다. 결국 현 단계의 지식만으로 판단을 내리기보다는, 판단을 위해 정보를 가려 모으고 논리를 세우는 과정이 중요하다는 뜻이다.

 

나아가 장 교수는 과학적 사고방식을 강조하는 교육이 과학사와 과학철학의 관점에서 ‘진짜 과학’의 모습과 더 일치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과학 연구라는 건 굉장히 복잡하고 어떻게 보면 지저분하고 이해하기 힘든 과정의 연속이다”라며 “이런 ‘과정’을 전달하는 게 과학교육에 더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장 교수는 현재 한국의 학교와 진행하고 있는 연구를 예로 들었다. 김기향 세종과학예술영재학교 교사와 오진호 한국과학영재학교 교사, 백성혜 한국교원대 화학교육과 교사와 함께 과학사와 교육을 결합해 전기분해를 연구하고 있다. 그는 “물을 전기분해하는 실험을 해보면, 절대 교과서처럼 수소와 산소가 부피 2:1의 비로 정확히 나오지 않는다”며 “학생들이 이것을 실제로 해보면서 왜 잘 안 되는지, 그렇다면 이게 틀린 과학인지 등을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상욱 교수은 “교과서에 등장하는 지식은 교육 목적으로 정리된 것이라 가장 논리적이고 자명한 형태로 만들어져 있다”며 “그런데 그 때문에 자칫 ‘과학은 답이 정해져 있고, 그 답 이외에는 실수나 무지 등 비정상적인 절차로 생긴 틀린 실험 결과’라는 잘못된 믿음이 생긴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아직 정해진 결론이 없는 최고 분야 과학자들은 지금도 싸우고 설득하며 합의에 이르는 과정을 보여주는데, 이렇게 지식이 만들어지는 방식에 대해 과학교육이 신경 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장 교수는 “과학은 현대사회에서 정치, 경제와 함께 민주사회를 이끌어 나가기 위한 역량 중 하나”라며 “자연을 이해하려는 노력은 문화에 녹아 오늘날 사회를 이해하려는 노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런 자연관을 과학교육이 잘 전달할 수 있게 사례를 발굴하고 만들어가는 노력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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