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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 큐브샛 '티몬'과 '품바', 코로나 관측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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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02월 08일 06:00 프린트하기

23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이학관 실험실에서 박상영 연세대 천문우주학과 교수(왼쪽)과 김극남 석박통합과정생이 지난해 1월 발사한 큐브위성 톰(왼쪽)과 제리의 모형을 들어보이고 있다. 조승한 기자 shinjsh@donga.com
23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이학관 실험실에서 박상영 연세대 천문우주학과 교수(왼쪽)과 김극남 석박통합과정생이 지난해 1월 발사한 큐브샛 톰(왼쪽)과 제리의 모형을 들어보이고 있다. 조승한 기자 shinjsh@donga.com

오는 2020년 초 미국의 애니메이션 ‘라이언킹’ 속 주인공 콤비인 미어캣 '티몬'과 멧돼지 '품바'를 550㎞ 상공에서 볼 수 있게 된다. 아프리카 정글이 아닌 하늘로 올라간 둘은 천문 관측에서 가장 큰 방해꾼인 지구 대기를 피해 우주로 향했다. 목표는 태양 주변 대기층인 코로나를 관찰하는 것이다.

 

코로나를 평소 관찰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개기일식 때처럼 태양 천체의 대부분을 가려야 코로나의 밝은 광채가 드러난다. 품바와 티몬도 이 원리를 이용했다. 품바가 온몸을 펼쳐 태양을 가리면 티몬은 고개를 빼꼼히 내밀어 품바의 너머로 보이는 코로나를 관측하는 방식이다.

 

티몬과 품바는 박상영 연세대 천문우주학과 교수 연구팀이 개발하는 초소형위성의 이름이다. 초소형위성은 큐브샛(위성)으로도 불린다. 정육면체를 뜻하는 큐브라는 말과 인공위성의 영어 약자인 샛을 합친 용어다.  통상 가로 10㎝, 세로 10㎝, 높이 10㎝ 규격의 정육면체인 1U(unit·유닛)를 기본 단위로 한다.  티몬은 1U, 품바는 2U에 해당한다. 

 

비록 크기는 일반 위성의 수백분의 1 에 불과하지만 두 위성은 서로의 위치를 인식하며 코로나를 관측하기 위한 최적의 거리와 자세를 스스로 제어한다. 초소형위성 세트 ‘카니발 C’는 2017년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주관한 초소형위성 경연대회인 ‘2017 큐브위성(샛) 경연대회’에서 최종 선정됐다. 발사는 올해 말이나 2020년 초로 예정돼 있다. 

 

연구팀이 개발한 카니발 C는 2017 큐브위성 경연대회에서 최종 선정돼 늦어도 2020년 초에 발사 예정이다. 박상영 교수 제공
연구팀이 개발한 카니발 C는 2017 큐브위성 경연대회에서 최종 선정돼 늦어도 2020년 초에 발사 예정이다. 박상영 교수 제공

카니발 C는 2012년 개발된 카니발 X의 후속작이다. 연구팀은 여러 대 위성을 제어하는 기술을 연구한 경험을 살려 큐브샛 2기를 띄워 상호작용을 통해 임무를 수행한다는 개념에 도전했다. 망원경은 초점거리가 배율과 직결되는데, 위성 1기가 우주망원경 역할을 수행할 경우 초점거리를 변경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우주망원경의 초점거리를 자유롭게 해 배율도 자유롭게 조정하겠다는 아이디어를 냈다. 미국항공우주국(NASA) 고다드우주센터와 아이디어를 논의해 조언도 받았다.두 큐브샛의 이름은 유명 애니메이션 캐릭터인 ‘톰’과 ‘제리’로 지었다. 만화 속 캐릭터 그대로 1U 크기의 제리가 궤도를 돌면 2U 크기의 톰이 동체에 달린 추력기를 동원해 제리의 뒤를 쫓아가면서 두 위성 간 거리와 정렬을 유지한다.

 

톰과 제리는 지난해 1월 경연대회에 선정된 다른 5기의 위성과 함께 인도의 극궤도우주발사체(PSLV)에 실려 500㎞ 상공의 우주로 향했다. ‘삐’ 하는 신호음을 받으며 교신에는 성공했으나 과학 임무까지는 수행하지 못했다. 박 교수는 “한국에서 올라간 초소형위성 중 임무를 완수한 위성은 거의 없는 것으로 안다”며 “실패를 통해 경험을 쌓는 실험실 차원의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분야”라고 말했다.

 

2012년 첫 큐브샛 경연대회가 열릴 때만 해도 초소형위성은 한국에서는 거의 연구하지 않던 분야다 보니 개발에 어려움이 많았다. 박 교수는 “천문우주학과만으론 개발이 어려워 연세대 내 위성 개발자 모집 공고를 냈다”며 “천문우주학과 학생 15명을 주축으로 기계공학과와 전기공학과 등 여러 전공에서 뜻을 함께한 학부생과 대학원생들 총 25명이 모여 자동차를 분업해 만들듯 시스템을 구성하고 기술을 개발했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초소형위성의 장점으로 저비용을 들었다. 박 교수는 "작지만 성능은 실생활이나 과학실험에 충분히 쓸만하다"며 "개발에 부담도 없고 개발기간도 짧다는 것도 장점"이라고 말했다. 빠르게 변하는 과학기술에 대응하기 유리한 초소형위성을 한국이 개발하기 유리한 환경이라는 점도 지적했다. 박 교수는 “빠르게 변화하는 과학기술에 발맞추기 위해서는 다양한 위성을 값싸고 빠르게 개발해야 한다”며 “한국은 부품을 고도로 집적하는 노하우가 있어 고성능 위성을 작게 만드는 데 적응하기 유리하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한국 우주산업은 대형 국책사업에만 인력이 들어가는데 초소형위성 시장은 여기에 참석할수 없는 사람들에게도 열려있다”고 말했다. 대형 업체 몇 개나 국가가 주도하는 발사체 사업이나 우주여행과는 달리 위성사업은 해외에서는 여러 민간사업자들의 영역으로 넘어가고 있다. 그중에서도 초소형위성은 아이디어만 가지고 창업에 뛰어들거나 대학에서 연구용으로도 활용 가능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카니발X를 개발한 연구원들은 경험을 바탕으로 해 4년 전 한국 최초로 초소형위성개발 스타트업 ‘나라스페이스테크놀러지’를 차렸다.

 

해외의 초소형위성 시장은 크게 성장하고 있다. 유럽의 위성 데이터베이스 ‘나노샛’에 따르면 지난달 19일까지 전 세계에서 발사된 100㎏ 이하 초소형위성은 1116개에 이른다. 특히 2017년 295개, 2018년 236개 등 2년간 발사된 큐브샛 수는 전체 큐브샛 수의 절반에 이른다. 지상 관측시장은 상용화에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로 미국 인공위성업체 플래닛랩스는 3U 크기의 초소형 관측위성을 100개 이상 띄워 매일 지구 전 지역의 사진을 제공하며 수익을 내고 있다.

 

지난해 11월 NASA의 화성탐사선 인사이트가 화성에 착륙했을 당시 과학임무를 수행한 두 기의 큐브위성의 렌더링 이미지. NASA 제공
지난해 11월 NASA의 화성탐사선 인사이트가 화성에 착륙했을 당시 과학임무를 수행한 두 기의 큐브샛의 렌더링 이미지. NASA 제공

초소형위성은 심우주 과학 임무로 저변을 넓히고 있다. 지난해 11월 NASA의 화성탐사선 인사이트가 화성에 착륙했을 당시 큐브샛 2기가 함께 임무를 수행했다. 두 위성의 이름은 ‘월-E’와 ‘이브’로 이번에도 픽사의 애니메이션 영화 속 두 주인공의 이름을 땄다. 착륙선에서 큐브샛을 중계기로 활용해 지구로 데이터를 전송하는 실험을 수행했을 뿐 아니라 화성으로부터 1600㎞ 떨어진 곳에서 화성의 영상을 촬영하는데 성공했다. 

 

NASA에 따르면  월-E는 지난해 12월 29일, 이브는 지난달 4일을 끝으로 교신이 이뤄지지 않다. 두 위성은  각각 화성으로부터 160만㎞, 320만㎞이상 멀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NASA는 이달 5일 발표하면서 큐브샛 임무는 성공이었다는 평가도 내렸다. 데이터 전송에 쓰인 통신기술과 영상촬영 기술이 심우주에서도 큐브샛으로 가능함을 입증했다는 것이다. 앤디 클레쉬 JPL 수석 연구원은 “소형화 기술의 한계를 확장한 결과”라며 “미래의 큐브샛은 더 멀리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NASA가 두 큐브샛을 개발하는 데 투입한 예산은 1850만 달러로 인사이트 임무의 총예산인 8억 3000만 달러의 2% 수준이었다. 존 베이커 JPL 마르코 프로그램 매니저는 “큐브샛을 비롯한 초소형위성은 정부 기관이 아닌 곳도 감당할 수 있는 새로운 우주 탐사 플랫폼”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NASA가 화성탐사선 인사이트를 화성에 보내던 당시 함께 보낸 큐브위성 ′월-E′가 7600km 밖에서 촬영한 화성의 사진. NASA 제공
지난해 11월 NASA가 화성탐사선 인사이트를 화성에 보내던 당시 함께 보낸 큐브샛 '월-E'가 7600km 밖에서 촬영한 화성의 사진. NASA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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