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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낙태 年 5만건 추정"…낙태율 감소 추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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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낙태 年 5만건 추정"…낙태율 감소 추세

2019.02.14 15:00

"여성 건강권 보장·낙태 전후 체계적 관리 필요해"   

산부인과의사회, 매년 100만여 건으로 추정…큰 격차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국내 낙태율이 점차 감소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지난해 9~10월 온라인을 통해 만 15세 이상 44세 이하 여성 1만 명을 대상으로 인공임신중절 실태를 파악한 결과, 2005년 이후 대폭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결과, 응답자 중 성경험 여성은 73%(7320명), 임신을 경험한 여성은 38%(3792명)이었고 낙태 경험이 있다고 답한 여성은 756명(평균 1.43회)이었다. 성경험 여성의 약 10.3%, 임신 경험 여성의 약 19.9%다. 조사 결과를 토대로 2017년 낙태 건수는 약4만9764건 5만 703건으로 추정된다.

 

이전 실태조사에서는 같은 나이대에서 낙태 추정 건수는 2005년 34만2433건, 2010년 16만8738건이었다. 조사 결과를 놓고 보면 국내 낙태 건수가 대폭 감소한 셈이다. 이에 대해 연구팀은 피임실천율 증가와 응급(사후)피임약 처방 건수 증가, 만 15~44세 여성의 지속적인 감소 등을 원인으로 파악했다.

 

반면 대한산부인과의사회에서는 실제로 하루 평균 낙태 건수를 약 3000건, 매년 100만여 건으로 추정하고 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내놓은 결과와는 차이가 크다.

 

문신용 엠여성의원 원장(전 서울대 의대 산부인과 교수)은 “국내에서는 여전히 낙태가 불법이므로 정확한 통계는 알기 어렵다”며 “그간 피임방법이 발달했지만 피임 실패율은 항상 있는데다 성관계 직후 복용하는 사후피임약도 일부 여성만 이용하기 때문에 실제 낙태율은 크게 감소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성 건강권 우대하고 낙태 전후 세심한 관리 필요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조사 결과, 인공임신중절과 관련해 국가에서 해야 할 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조사 결과, 인공임신중절과 관련해 국가에서 해야 할 일.

산부인과 의료계와 여성계에서는 '낙태죄'에 대해 크게 반발하고 있다. 낙태에 대한 모든 책임을 여성에게만 묻거나, 임산부의 결정이나 건강보다 태아의 생명권을 더 우위로 생각하거나, 낙태율이 떨어지면 출산율이 오를 것이라는 기대 등은 시대착오적인 발상이라는 것이다.

 

현재 국내 형법 제269조와 270조에서는 낙태를 금지하고 있다. 약물 등 방법으로 낙태를 한 여성은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며, 낙태 시술한 의사는 2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는 내용이다. 이에 대해 헌법재판소는 이미 2012년 합헌 결정을 내렸다. 반면 모자보건법에서는 부모가 정신적, 신체적 질환이 있거나 강간, 준강간으로 임신한 경우, 혈족이나 인척간 임신한 경우 등에 한해 임신 24주 이내의 낙태 수술을 허용하고 있다.

 

2017년 한 산부인과 의사가 임신중절수술을 69차례 한 혐의로 기소된 뒤, 낙태 관련 형법조항이 위헌이라는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또한 지난 해 8월 보건복지부가 낙태 수술을 한 의사에 대해 처벌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내놓자, 산부인과 의료계에서는 낙태 수술을 전면 거부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현재 헌법재판소는 낙태죄의 위헌 여부 심리를 앞두고 있다.

 

문신용 원장은 “여성 스스로 자신의 건강권을 지킬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원치 않는 임신을 한 경우 합법적이지 않은 경로로 낙태하거나 해외에 나가서 시술을 받는 등 오히려 강력한 규제가 불법을 조장하기도 한다”고 밝혔다.

 

한편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팀은 인공임신중절 전후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연구팀은 "낙태율이 대폭 감소해왔지만 임신 경험자의 19.9%가 인공임신중절을 했을 만큼 많은 여성이 ‘위기 임신 상황’에 놓여 있다"면서 "성교육 및 피임 교육을 더욱 강화하고, 인공임신중절 전후의 체계적인 상담제도, 사회경제적인 어려움에 대한 지원 등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인공임신중절 경험자 중 성관계 당시 피임방법을 사용한 비율은 12.7%에 그쳤다. 나머지 응답자들은 피임방법을 사용하지 않은 이유로 임신이 쉽게 될 것 같지 않아서(50.6%), 피임도구를 준비하지 못해서(18.9%), 파트너가 피임을 원하지 않아서(16.7%) 등으로 답했다(복수응답).

 

낙태 경험자 중 96% 이상은 의료적 및 심리·정서적으로, 또는 출산과 양육에 관한 정부 지원에 대해 상담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안전한 인공임신중절에 관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안전한 인공임신중절을 위해 필수적으로 상담을 해야 한다고 권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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