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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석학들 “핵융합은 ‘아무도 가지 않은 길’ 2030년대면 효율 윤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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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석학들 “핵융합은 ‘아무도 가지 않은 길’ 2030년대면 효율 윤곽”

2019.02.21 12:00
20일 공동인터뷰에 응한 세 명의 국제 핵융학 석학들. 왼쪽부터 가마다 유타카 일본 일본 국립양자과학기술연구개발기구 나카 핵융합연구소 부소장, 토니 도네 유로퓨전 프로그램 매니저(연구책임자), 스티븐 콜리 미국 프린스턴플라스마물리연구소(PPPL) 소장. -사진 제공 국가핵융합연구소
20일 공동인터뷰에 응한 세 명의 국제 핵융학 석학들. 왼쪽부터 가마다 유타카 일본 일본 국립양자과학기술연구개발기구 나카 핵융합연구소 부소장, 토니 도네 유로퓨전 프로그램 매니저(연구책임자), 스티븐 콜리 미국 프린스턴플라스마물리연구소(PPPL) 소장. -사진 제공 국가핵융합연구소

“도대체 핵융합이 정말 가능한가. 언제까지나 실현이 요원한 ‘미래기술’은 아닌가.”


'한국형 초전도핵융합연구장치(KSTAR)’ 운전 10주년을 맞아 20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국제 학술대회에 참석한 유럽과 미국, 일본, 한국의 핵융합 전문가들은 기자들의 반복된 질문에 이골이 난 듯 했다. 이들은 한결같이 “그런 비판을 많이 들었며 “아무도 가지 않은 ‘정답 없는 길’을 가다 보니 품게 되는 의구심일 뿐이다. 핵융합은 이미 과학 연구가 아닌 공학적 구현 단계에 있는 만큼 반드시 성공시킬 수 있다”고 힘 주어 말했다.


핵융합은 수소 등의 핵을 1억 도 이상의 초고온 상태에서 인공적으로 융합시켜 부산물로 나오는 에너지로 전기를 얻는 차세대 에너지 기술이다. 이론적으로는 명쾌하지만, 1억 도를 만드는 과정과 핵과 전자로 분리된 초고온, 초고속 물질인 ‘플라스마’를 통제하는 과정이 워낙 어려워 최소 약 30 년 뒤에야 현실화가 가능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 때문에 “너무 먼 꿈에 돈을 쓴다”는 비판도 적잖다.


스티븐 콜리 미국 프린스턴플라스마물리연구소(PPPL) 소장은 “핵융합에 대해 여러 견해가 있다는 것은 알고 있다”며 “작은 규모에서 실제로 실험에 성공했고 이제 규모를 키워 시도하고 있다. 우리 전문가들은 불가능하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유럽의 핵융합 프로젝트인 유로퓨전의 토니 도네 프로그램 매니저(연구책임자)는 “1980년대부터 논의되던 국제핵융합실험로(ITER)의 건설이 경제적 이유 등으로 지금에야 이뤄지고 있는 게 실현이 늦다고 느껴지는 이유 중 하나”라며 “이제 ITER는 60% 건설됐고 2035년 정도에는 핵융합으로 효율적으로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을지 판가름할 수 있게 되는 만큼, 곧 성과가 가시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가 기후변화와 대기오염을 해결하기 위해 재생에너지라는 또다른 선택지로 가고 있는데 또 하나의 초대형 발전 시설을 새롭게 연구하는 게 과연 의미가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재생에너지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부분이 분명이 있다”며 “핵융합을 통해 상호보완이 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도네 매니저는 “재생에너지 정책을 적극 추진하는 독일도 기저 전력을 위한 백업에너지가 필요하다는 인식이 있어 대용량 발전원은 필요하다는 입장”이라며 “핵융합은 온실가스 배출이나 미세먼지 배출 등에서 재생에너지보다 떨어지지 않아 후보로 중요하게 검토되고 있다”고 말했다. 가마다 유타카 일본 국립양자과학기술연구개발기구 나카 핵융합연구소 부소장은 “핵융합은 연료인 중수소(일반 수소보다 질량이 두 배 큰 수소)를 바닷물에서 얻을 수 있고, 삼중수소(질량이 세 배인 수소)의 원료 리튬은 배터리에 쓰일 만큼 풍부하다”며 “에너지 자립에도 유리하다”고 말했다.

 

이경수 국제핵융합실험로(ITER) 국제기구 사무처장. -사진 제공 국가핵융합연구소
이경수 국제핵융합실험로(ITER) 국제기구 사무처장. -사진 제공 국가핵융합연구소

현재 핵융합 주요 발전국들은 대형 실험로인 ITER건설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경수 ITER 사무차장은 “ITER는 2025년경 첫 플라스마를 본 뒤 성능을 올리며 운영해 2038년까지 투입 에너지 대비 산출 에너지가 10배가 됨을 확인하는 과정을 거친다”며 “이 결과를 바탕으로 직접 전기를 생산하는 ‘데모(DEMO)’라는 다음 단계의 시범 발전소 건설을 결정하게 된다”고 말했다. 데모 건설 이후에는 수익성을 높여 상용 발전으로 넘어가게 된다. 이 사무차장은 “한국도 KSTAR를 만들었던 주역 등 주요 연구자들 34명이 이터에 가 있다”며 전세계적으로 이터에 거는 기대가 크다고 강조했다.


한국은 KSTAR를 통해 2025년까지 1억 도의 온도를 5분(300초) 유지해 ITER 운영을 위한 중요한 실험적, 이론적 경험을 제공한다는 목표다. KSTAR는 지난해 12월 처음으로 1억 도까지 온도를 올리는 데 성공했다. 콜리 소장은 이에 대해 “이전까지 플라스마 물리를 했다면, 이제부터 비로소 핵융합을 하는 단계로 넘어갔다”고 평했다. 일본은 KSTAR와 비슷하지만 보다 규모가 큰 JT-60SA라는 핵융합로를 유럽과 공동으로 일본 도쿄 북쪽 150km 지점에 건설 중이다. 가마다 부소장은 “2020년 9월 첫 플라스마 발생을 목표로 현재 조립을 진행 중”이라며 “데모 운영을 위한 자료를 얻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국제 전문가들은 KSTAR와 ITER, JT-60SA 등이 채택한 ‘토카막’ 방식이 상용 핵융합의 유력한 방식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 토카막은 속이 빈 도넛 모양의 용기에 플라스마를 넣고 자석으로 플라스마를 통제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다른 방식이 대안으로 선택될 가능성 역시 열어두고 있다. 도네 매니저는 “만에 하나 토카막 방식이 상용화에 실패할 때를 대비해, 독일과 일본 등이 토카막과 기본 구조는 비슷하지만 플라스마 통제 방식이 다른 ‘스텔러레이터’ 방식도 백업으로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두 방식은 서로 장단점이 달라 어느 쪽이 절대적으로 옳다고 말하기 어렵다.


다만 현재로서는 성능은 토카막이 우위다. 가마다 부소장은 “일본이 오래 연구 중인 대형 스텔러레이터인 LHD조차 KSTAR보다 성과가 떨어지는 게 현실”이라며 “현재 핵융합 연구의 주류는 토카막임에 틀림이 없다”고 말했다.


한국은 다른 방식까지 연구할 계획은 없다. 이경수 사무차장은 “인력 등에서 여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한국이) 모든 방식을 다 하기는 어려운 게 현실”이라며 “지금은 KSTAR와 ITER에 집중하고, 이후 KSTAR를 업그레이드하는 등 토카막만으로도 할 연구가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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