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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언맨 슈트 ‘타이타늄’, 강하고 유연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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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언맨 슈트 ‘타이타늄’, 강하고 유연하게 만든다

2019.02.27 12:05

연구팀이 압연장비 앞에서 순수 타이타늄의 최적 공정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제공.

연구팀이 압연장비 앞에서 순수 타이타늄의 최적 공정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제공.

영화 ‘아이언맨’의 슈트 소재로 알려진 타이타늄은 제조 방법이 까다롭고 비용이 매우 비싸다. 아이언맨 슈트의 꿈을 현실화하려면 난제인 가공기술에서 해법을 찾아야 한다. 국내 연구진이 강하면서 유연한 성질을 동시에 갖는 순수 타이타늄 제조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은 홍성구 책임연구원과 원종우 재료연구소 선임연구원팀이 상충하는 특성인 강도와 성형성을 동시에 향상시키는 순수 타이타늄 압연 기술을 개발했다고 27일 밝혔다.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 실렸다. 

 

이번에 개발된 기술을 이용해 만든 순수 타이타늄 판재는 발전소나 조선 등 산업 전반에 필수적인 열 교환기에 적용할 수 있다. 압연은 금속 재료를 회전하는 롤 사이로 통과시켜 다양한 형태로 가공하는 방법이다. 

 

합금이 아닌 순수 타이타늄은 부식에 강하고 생체 친화성이 높아 화학, 환경, 발전설비 및 생체응용 분야 등에서 대체 불가의 소재로 활용된다. 순수 타이타늄을 산업에 활용하려면 압연으로 판재를 만든 후 성형을 거쳐 원하는 형태로 제작해야 한다. 

 

그러나 파괴되지 않으면서 형태 변형이 자유로운 타이타늄 판재를 얻는 건 거의 불가능했다. 강도와 성형성은 순수 타이타늄 순도에 따라 좌우되는데, 일반적으로 한가지 특성을 높이면 다른 특성이 저하되기 때문이다. 

 

타이타늄 순도를 높여 제련하면 성형성은 높아지지만 강도가 낮아진다. 반대로 불순물이 포함된 저순도 제련을 할 경우 강도가 향상되고 비용은 절감되지만 성형성이 급격히 저하된다. 

 

순수 타이타늄은 압연을 거치면 소재를 구성하는 결정 방향이 수직으로 서게 되는데 ‘집합조직’으로 불리는 이 상태가 성형을 방해한다.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압연 장비 위아래 롤의 속도를 다르게 하면 되지만 설비 자체를 새로 구축해야 하는 부담이 있다. 

 

연구팀은 금속 소재에서 흔히 발생하는 현상인 ‘쌍정(twin)’에 주목, 쌍정을 통해 소재 결정의 방향을 제어하는 압연기술을 첫 개발했다. 쌍정은 금속 소재에서 변형시 잘 나타나는 조직 중 하나로 특정 결정면을 기준으로 대칭 위치에 원자가 재배열되는 현상이다. 집합조직을 분산시켜 소재 성형성을 올리는 이 기술은 기존 압연 장비에 추가 설치 없이 구현할 수 있다. 

 

연구팀은 이번 기술로 제조한 순수 타이타늄 판재가 강도와 성형성 면에서 크게 향상됨을 확인했다. 상대적으로 순도가 낮고 저렴한 ‘grade 2’ 순수 타이타늄은 기존보다 강도가 16%, 성형성이 20% 향상됐다. 이는 고순도의 ‘grade 1’을 대체할 수 있는 결과다.

 

홍성구 표준연 박사는 “쌍정은 매우 일반적이고 압연을 거치면 파괴되는 탓에 지금까지 특별한 활용이 고려되지 않았다”며 “쌍정의 파괴를 막을 수 있는 이번 성과는 기본적인 현상을 활용해 현장에서 쉽게 소재의 향상을 이뤄냈다는 데 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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