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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자 ‘다이어트’한 합성대장균으로 더 많은 단백질 생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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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자 ‘다이어트’한 합성대장균으로 더 많은 단백질 생산한다

2019.03.05 14:06
대장균. 사진제공 위키미디어

마치 전자기기를 조립하듯 세포를 원하는 대로 합성해 바이오연료나 생리활성물질, 당뇨치료용 인슐린 같은 물질을 생산하는 유전공학 기술을 ‘합성생물학’이라고 한다. 국내 연구팀이 최근 합성생물학 기술을 이용해 기존 대장균과 성장속도가 비슷하면서 유용 물질 생산량은 두 배 많은 효율적인 대장균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KAIST 생명과학과 조병관·김선창 교수와 최동희·이준형 연구원 팀은 기존의 대장균에서 생명 유지에 불필요한 DNA를 빼는 방식으로 유전체(게놈. 세포 또는 미생물이 지닌 DNA 총체)를 약 70% 수준으로 줄인 ‘최소유전체’ 대장균을 개발했다고 5일 밝혔다. 이렇게 유전자 다이어트를 한 대장균은 단백질 생산 효율이 높아 인슐린 등 단백질 생산은 3배, 항산화물질 ‘리코펜’이나 항바이러스물질 ‘비올라세인’ 등의 유용 물질은 1.8배 많이 생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밀은 최소유전체 대장균 특유의 생산성이었다. 유용 물질을 생산할 때는 생산 효율을 높이기 위해 유전자를 일부 바꾼다. 그런데 일반적인 세포나 미생물은 아무리 유전자를 바꿔도 물질 생산량이 일정 수준 이상으로는 올라가지 못하는 현상이 일어난다. 이를 ‘번역완충’ 현상이라고 부르는데, 세포나 미생물에 존재하는 불필요한 유전자들 때문에 효율이 낮아진 탓으로 해석되고 있다. 연구팀은 불필요한 유전자를 제거한 덕분에 이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했다.


연구팀은 최소유전체 대장균의 약점도 해결했다. 최소유전체느 정상 대장균의 약 56% 수준으로 느리게 성장해 물질 생산 효율이 떨어졌다. 해결하고 싶어도, 새로 만든 생물이다 보니 내부의 유전자 발현이 어떻게 조절되는지 몰라 해결하기 어려웠다. 연구팀은 최소유전체 대장균을 실험실에서 인공적으로 단기간에 진화시켜 미생물이 ‘스스로 답을 찾게’ 했다. 자연에서 수십만~수백만 년 동안에 이뤄질 진화 과정을 빠르게 겪게 한 뒤, 성장속도가 정상 대장균과 비슷하게 빠른 미생물을 얻는 데 성공한 것이다. 


또 연구팀은 이 대장균의 유전체와 전사체(DNA에서 단백질을 만들기 위해 유전 정보를 담은 RNA의 총체) 등을 함께 해독해 성장 속도를 빠르게 하는 돌연변이 118개를 확인하고, 단백질 등 물질을 만드는 대사 과정도 밝혀냈다. 연구팀은 이 정보를 바탕으로 합성 대장균의 물질 생산 능력을 최적화할 방법도 추가로 알아냈다.

 

정상 대장균(왼쪽)과 연구팀이 게놈에서 불필요한 유전자를 제거해 개발한 합성 대장균(가운데), 실험실에서 인공적으로 진화시켜 성장속도를 높인 합성대장균(오른쪽)을 확대한 모습이다. 사진 제공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
정상 대장균(왼쪽)과 연구팀이 게놈에서 불필요한 유전자를 제거해 개발한 합성 대장균(가운데), 실험실에서 인공적으로 진화시켜 성장속도를 높인 합성대장균(오른쪽)을 확대한 모습이다. 사진 제공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

조 교수는 “최소유전체 미생물의 작동원리를 규명했다”며 “앞으로 미생물 기반 바이오 화합물 생산 산업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현재 정상 대장균의 70% 수준인 최소유전체 대장균의 게놈을 더 줄이고, 아예 처음부터 인공적으로 설계와 조립을 하는 화학합성 방식의 최소유전체를 만들 방법도 추가로 연구할 계획이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 2월 25일자에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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