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바로가기본문바로가기

동아사이언스

줄기세포로 HIV 감염 환자 치료 성공…두 번째 사례 나와

통합검색

줄기세포로 HIV 감염 환자 치료 성공…두 번째 사례 나와

2019.03.05 18:22
에이즈를 유발하는 HIV의 모습.
에이즈를 유발하는 HIV의 모습.

줄기세포를 이용해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 감염된 환자 몸에서 바이러스를 더는 검출할 수 없을 정도로 제거하는 데 성공했다. 2007년 첫 사례가 나온 이후 12년 만이다. 난제라는 평가를 받아온 에이즈 환자 치료에 한 걸음 더 가깝게 다가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라빈드라 굽타 영국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UCR) 의대 교수팀은 2012년부터 호지킨 림프종을 앓은 영국 런던 거주 남성 HIV 감염인을 대상으로 줄기세포 이식 실험을 한 뒤 그 결과를 ‘네이처’ 5일자에 발표했다. 

 

HIV는 면역세포에 감염돼 체내 면역계를 무너뜨리는 바이러스로, 10여 년의 긴 잠복기 뒤에 감염인이 폐렴 등 다른 병에 걸렸을 때 에이즈를 일으킨다. HIV 감염 자체는 감염인에게 큰 문제를 일으키지 않고, 에이즈가 발병된 이후에도 일종의 만성질환처럼 관리를 통해 30년 이상 살 수 있다. 하지만 아직 바이러스를 근본적으로 없애는 치료나 백신 등의 예방법이 없는 상황에서, 줄기세포를 이용한 이번 치료법이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팀은 혈액과 면역세포 등이 되는 줄기세포인 조혈모세포를 이 감염인에게 이식했다. 이 때 보통 조혈모세포가 아니라 일부 DNA에 변이가 있는 조혈모세포를 이식했다. CCR5라고 하는 일종의 안테나 역할을 하는 단백질이 있는데, HIV는 이 단백질을 통해 면역세포에 감염된다. 연구팀은 이 CCR5 생성 유전자 중 일부에 변이가 있는 조혈모세포를 이식해 HIV 가 감염시 이용할 안테나를 제거했다. 이후 환자가 2012년부터 해 오던 항바이러스 치료를 16개월 더 지속한 뒤 HIV 검사를 했다. 


검사 결과 이 감염 환자에게서 HIV가 검출되지 않았다. 이런 상황은 항바이러스 치료를 중단한 뒤에도 계속됐다. 1년 반(18개월) 뒤에도 여전히 HIV는 검출되지 않았고, 면역세포 역시 CCR5를 만들지 않았다. 


이번 연구는 12년 전에 있었던 비슷한 조혈모세포 이식 사례를 처음으로 재확인한 연구다. 2007~2008년 미국 출신의 HIV 감염인 티모시 브라운은 급성골수성 백혈병에 걸려 독일 베를린의 병원에서 조혈모세포 이식을 두 차례 받았다. 그런데 이 때 이식 받은 조혈모세포에 CCR5 유전자에 변이가 있었다. 브라운의 몸에서는 3개월 뒤부터 HIV 수치가 떨어졌고, 이후 항바이러스 치료를 중단하고도 지금까지 HIV가 검출되지 않고 있다.

 

그의 몸에서 HIV가 완전히 퇴출됐는지, 그저 치료를 안 해도 되는 감염 상태인지는 아직 불분명하지만, 줄기세포를 이용한 치료의 가능성을 확인한 사례였다. 이번에 두 번째 사례가 더해지면서 12년 전 사례가 단순히 우연이 아니었다는 사실이 증명됐다. 


다만 연구팀은 아직 완전한 '치료법'이 될 때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HIV에는 CCR5 외에 다른 안테나를 이용하는 종류도 있다. 현재의 두 임상 사례는 모두 CCR5를 감염 수단으로 쓰는 HIV에만 작동한다. 환자 추적도 좀더 오래 해야 한다. HIV 감염은 잠복기가 길고 에이즈는 만성질환이니 장기간 추적 조사를 한 뒤에야 '완치' 여부를 판정할 수 있다는 뜻이다.


그래도 기대를 품는 학자들이 많다. 에이네 맥나이트 영국 퀸매리대 의대 교수는 “아직 CCR5 외의 안테나를 쓰는 경우 효과가 적다는 한계가 있긴 하지만, 이런 안테나를 표적 삼아 치료한다는 원리는 공통”이라며 “HIV 감염을 치료할 충분한 잠재력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기사가 괜찮으셨나요? 메일로 더 많은 기사를 받아보세요!

댓글 0

7 + 9 = 새로고침
###
    과학기술과 관련된 분야에서 소개할 만한 재미있는 이야기, 고발 소재 등이 있으면 주저하지 마시고, 알려주세요. 제보하기

    관련 태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