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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에 ‘미니태풍’ 만들어 정보를 저장하고 처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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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에 ‘미니태풍’ 만들어 정보를 저장하고 처리한다

2019.03.10 10:00
연구를 이끈 조용훈, 최형순 KAIST 물리학과 교수와 권민식, 오병용 연구원. 사진 제공 KAIST
연구를 이끈 조용훈, 최형순 KAIST 물리학과 교수와 권민식, 오병용 연구원. 사진 제공 KAIST

국내 연구팀이 반도체 내부에 양자역학적으로 독특한 성질을 갖는 새로운 입자를 형성하고, 이 입자를 이용해 반도체 내부에서 마치 태풍처럼 회전하는 작은 소용돌이를 만들고 통제하는 데 성공했다. 이 소용돌이를 정보 저장이나 처리에 이용할 수 있어, 미래 반도체 소자 등을 만들 때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KAIST는 물리학과 조용훈 최형순 교수와 권민식, 오병용 연구원이 반도체 내애 ‘엑시톤-폴라리톤’이라는 양자물질 상태를 만들고 이를 이용한 소용돌이를 생성하고 제어하는 데 성공했다고 10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물리학 분야 국제학술지 ‘피지컬 리뷰 레터스’ 1월 31일자에 발표됐다.

 

연구팀은 서로 다른 반도체를 붙인 뒤 강한 에너지의 빛을 쪼여 ‘양자우물’이라고 부르는 독특한 구조를 만들었다. 양자우물은 전자를 평면 안에 가둔 것으로, 전자가 사라지면서 생긴 ‘양공(홀)’과 전자가 서로 짝을 이뤄 마치 수소 원자와 비슷한 일종의 입자인 ‘엑시톤’을 이루게 한다.

 

연구팀은 반도체를 이용해 마치 거울처럼 빛을 반사하는 특성을 지닌 물체를 두 개 만든 뒤 서로 마주보게 해 그 안에 빛을 쪼여 빛을 가뒀다. 일상에서 두 거울 사이에 빛을 비추면 무한히 거울 사이를 오가며 반사하는 것과 같다. 이 과정에서 빛과 엑시톤이 강하게 상호작용하며 빛과 물질의 성질을 동시에 갖는 특이한 새 물질이 태어난다. 이 물질을 ‘폴라리톤’이라고 한다.

 

엑시톤-폴라리톤 초유체와 양자소용돌이 상태를 만들었다. 사진 제공 KAIST
엑시톤-폴라리톤 초유체와 양자소용돌이 상태를 만들었다. 사진 제공 KAIST

폴라리톤은 양자역학에서 말하는 ‘응축’이 가능한 물질로, 모두 같은 양자상태(준위)에 모일 수 있다. 쉽게 말하면 매우 많은 폴라리톤 입자가 모이지만 마치 하나의 입자처럼 행동하게 만들 수 있다는 뜻이다. 이렇게 만든 폴라리톤 입자는 마치 물이나 공기와 비슷하지만 끈적이는 성질(점성)이 전혀 없는 ‘초유체’ 특성을 보였다.

 

연구팀은 레이저를 잘 조절해 쪼이면 반도체에 마치 ‘태풍’처럼 회전하는 구조를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또 레이저 특성을 이용해 회전 구조의 개수와 회전 방향 등을 조절할 수 있다는 사실도 보였다. 


지구의 바다를 그 크기나 모양, 바닷물의 염분 농도로 구분할 수 있는 것처럼 발생하는 태풍의 개수로도 구분할 수 있다. 반도체 위의 태풍은 양자역학적 특성에 의해 회전 속도 등이 특정 수의 배수로 존재하며(양자화), 방향도 일정해 잘 바뀌지 않는다. 연구팀은 이렇게 ‘태풍의 수’를 이용해 정보를 저장하고 처리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이를 조절할 방법을 개발한 것이다.

 

연구팀은 “미래형 정보 소자나, 복잡한 양자현상을 쉽게 이해하기 위해 쓰는 특수 목적의 양자컴퓨터(양자 시뮬레이터)를 개발할 때 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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