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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의가 본 당뇨병] 15년 이상 앓으면 10명 중 7명꼴로 망막병증 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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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의가 본 당뇨병] 15년 이상 앓으면 10명 중 7명꼴로 망막병증 발생

2019.03.12 17:00
동일한 장면을 건강한 사람이 봤을 때(왼쪽)와 당뇨망막병증을 앓는 사람이 봤을 때(오른쪽). 미국국립안연구소, NIH 제공
동일한 장면을 건강한 사람이 봤을 때(왼쪽)와 당뇨망막병증을 앓는 사람이 봤을 때(오른쪽). 미국국립안연구소, NIH 제공

‘당뇨병 합병증’이라고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망막병증’이다. 국민건강보험 통계에 따르면 2017년 당뇨병 환자 약 284만7160명이 겪고 있는 합병증 가운데 당뇨망막병증(12%)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건양의대 김안과병원에서 2009~2017년 망막병원을 찾은 환자 34만 6206명을 분석한 결과, 가장 많은 질환이 당뇨망막병증(7만 9443명)으로 나타났다.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 병은 당뇨병 합병증으로만 나타난다. 초기에는 증상이 없다가, 어느 정도 진행이 되면 망막에 증상이 나타나면서 시력이 급격히 떨어진다. 오래 진행될 경우 실명에 이를 수 있다. 당뇨병이 생겼더라도 망막병증을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안과 전문의에게 물어봤다. 


고혈당으로 망막 혈관 손상되면서 시력 저하

 

건강한 눈(왼쪽)과 당뇨성망막병증이 나타난 눈(오른쪽) 비교. 당뇨성망막병증이 생기면 비정상적으로 혈관이 생기고 출혈, 혈압이 높아지면서 동맥 일부가 팽창(동맥류),  목화점(출혈 후 혈관벽에 생긴 얼룩)이 나타날 수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건강한 눈(왼쪽)과 당뇨성망막병증이 나타난 눈(오른쪽) 비교. 당뇨성망막병증이 생기면 비정상적으로 혈관이 생기고 출혈, 혈압이 높아지면서 동맥 일부가 팽창(동맥류), 목화점(출혈 후 혈관벽에 생긴 얼룩)이 나타날 수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망막은 동공을 통해 들어온 빛이 수정체를 통과해 모이면서 상으로 맺히는 얇은 막이다. 카메라로 따지면 빛을 전기 신호로 바꿔주는 전하결합소자(CCD)에 해당한다. 망막에서 빛(시각정보)은 전기 신호로 바뀌어 시신경을 통해 대뇌로 전달된다. 대뇌는 눈으로 보고 있는 사물이 어떤 형태인지 색깔은 무엇인지 인지한다. 망막에는 가느다란 모세혈관이 잔뜩 모여있어, 시신경에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한다.

 

송수정 강북삼성병원 안과 교수는 “눈의 망막은 뇌 다음으로 혈관이 많은 조직”이라며 “고혈당으로 인해 혈관이 손상되면서 망막이 망가져 시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혈관이 망가지면 출혈이 일어나거나 새로운 혈관이 비정상적으로 자라 망막이 손상된다. 이때 시력이나 시야가 나빠지는 증상이 나타난다.

 

안과에서는 안저 검사를 통해 당뇨망막병증을 진단한다. 눈에 산동제를 넣고 동공을 확장시킨 다음, 검안경을 이용해 안저(망막에서 사물의 상이 맺히는 곳)에 증상이 나타났는지 관찰하는 것이다. 초기뿐만 아니라 어느 정도 진행된 뒤에도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있으므로 당뇨병 환자는 1년마다 안저 검사를 반드시 받아야 한다.


당뇨 오래 앓을수록 발병 확률 높아져

 

당뇨망막병증은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있다. 당뇨병 환자라면 안저 검사를 반드시 1년마다 받아야 한다. 연합포토 제공
당뇨망막병증은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있다. 당뇨병 환자라면 안저 검사를 반드시 1년마다 받아야 한다. 연합포토 제공

물론 당뇨망막병증 외에도 백내장이나 녹내장 등도 실명 원인이 될 수 있다. 조한주 건양의대 김안과병원 망막병원 교수는 “다른 안질환들은 대부분 수술로 어느 정도 회복할 수 있지만, 망막병증은 완벽한 치료 방법이 없다”며 “현재 안과에서 사용하는 치료 방법은 진행을 늦추고 시력을 현 수준으로 유지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시력을 예전처럼 정상으로 되돌리기는 어렵다는 얘기다. 그는 “망막조직은 일종의 신경조직이라 한번 망가지면 되살릴 수가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망막병증 초기에는 아직 신생 혈관이 나타나지 않아 혈당을 조절하면 진행을 늦출 수 있다. 하지만 일단 신생 혈관이 나타나기 시작하면(증식성 망막병증) 출혈이 일어나거나 망막의 일부가 부을 수 있다. 이때는 안과에서 유리체의 안쪽 또는 뒤쪽에 혈관 내피성장인자를 억제시키는 항체 주사를 사용한다. 

 

혈관이 지나치게 많이 생성된 경우에는 망가진 혈관에 레이저를 쏴 신생 혈관이 생기는 것을 막기도 한다(레이저 광응고술). 레이처 치료에도 효과가 나타나지 않으면 유리체에 미세한 기구를 넣어서 심한 출혈을 강제로 걷어내는 수술(유리체 절제술)을 하기도 한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당뇨병을 장기간 앓을수록 망막병증이 생길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점이다. 조 교수는 ”학계에서는 당뇨병을 15년 이상 앓은 환자의 약 70%가 망막병증을 겪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번 손상된 혈관은 복구 불가능… 혈당 조절이 중요

 

레이저 광응고술로는 신생 혈관을 퇴화시키거나 추후 새로 자라는 것을 막을 수 있다. 김안과병원 제공
레이저 광응고술로는 신생 혈관을 퇴화시키거나 추후 새로 자라는 것을 막을 수 있다. 김안과병원 제공

안과 전문의들은 당뇨망막변증의 진행을 늦추는 가장 좋은 방법은 '혈당 조절'이라고 강조한다. 혈당을 정상 수치에 가깝게 유지할수록 망막병증이 진행되는 속도를 늦출 수 있기 때문이다.

 

안타깝게도 지난 12월 질병관리본부에서 발간한 ‘2018 만성질환 현황과 이슈’에 따르면 국내 당뇨병 환자 중 생활습관 개선이나 동반질환 관리 등 혈당 조절을 잘하는 사람의 비율이 30%도 채 되지 않는다. 

 

조 교수는 “어떤 사람은 망막병증을 진단받고도 10~20년 이상 시력이 괜찮지만, 어떤 사람은 진단 후 1~2년 이내 실명하기도 한다”며 “망막에 신생 혈관이 나타나기 시작하면 시력이 급격히 떨어지므로, 발병 초기부터 꾸준히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근미래에는 당뇨망막병증을 얼마나 치료할 수 있을까. 아직은 신경세포를 되살리는 치료법이 없는 데다 망막병증이 일어나지 않도록 예방하는 확실한 방법도 찾지 못했다. 하지만 최근 10년간 당뇨망막병증을 ‘쉽고 빠르게 진단하고, 최소한의 시술로 최대 치료 효과를 보는 방향’으로 발전해왔다.

 

송수정 교수는 “광각 안저 카메라가 널리 보급돼 예전보다 훨씬 넓은 범위로 망막을 관찰할 수 있는 덕분에 망막병증 진단이 쉽고 정확해졌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에는 레이저 치료를 우선시했지만 최근에는 혈관 내피생성인자를 타깃으로 해 신생혈관 생성을 막는 항체 주사가 발전했다”며 “레이저 치료보다 항체주사를 선행하거나 둘을 병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건양의대 김안과병원에서 지난 10년간 당뇨망막병증을 치료받은 환자를 연령별로 분석했다. 당뇨망막병증은 당뇨를 오래 앓을수록 발병 확률이 높아진다. 김안과병원 제공
건양의대 김안과병원에서 지난 10년간 당뇨망막병증을 치료받은 환자를 연령별로 분석한 결과
50~60대에서 가장 많이 나타났다. 당뇨망막병증은 당뇨를 오래 앓을수록 발병 확률이 높아진다. 김안과병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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