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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의가 본 당뇨병] 당뇨병-치주질환 서로 부추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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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의가 본 당뇨병] 당뇨병-치주질환 서로 부추겨

2019.03.15 17:07

 

양치와 치실 사용에 소홀해지거나 담배를 피면 치주질환에 걸릴 위험이 커진다. 당뇨병이 있는 환자라면 특히 조심해야 한다. 미국 당뇨병학회에서는 망막병증과 신장질환, 신경병증, 말초혈관질환, 대혈관질환에 이어 치주질환을 ‘6번째 합병증’으로 꼽고 있다. 

 

치주질환은 치아 표면에 있는 세균과 세균들이 형성한 치태 때문에 치주조직(잇몸과 잇몸뼈)이 손상되는 만성 염증성 질환이다. 치주질환이 생기면 이가 시리고 잇몸이 붓고 피가 나며, 치석이 생기고 치아가 흔들린다. 

 

신승일 경희대치과병원 치주과 교수는 ”건강한 사람과 비교해 2형 당뇨병 환자는 치주질환이 생길 위험이 약 2.6배, 치조골(치아를 지지하는 뼈)을 소실할 확률이 3.4배 이상“이라고 말했다.


고혈당으로 염증반응 증가해 치주질환 잘 생겨

 

당뇨병 환자에게 치주질환이 잘 생기는 이유는 무엇일까. 김수환 서울아산병원 치과 교수는 ”혈당 수치가 높으면 잇몸 조직에서 염증반응을 일으키는 물질(IL-1β, TNF-α, IL-6)이 증가해 치주질환에 걸릴 확률이 높아진다“며 ”당뇨병 환자는 건강한 사람에 비해 면역능력이 떨어지고 감염에 대한 감수성이 증가한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당뇨병 환자는 건강한 사람에 비해 치주질환뿐 아니라 구강건조증이나 충치, 구강 칸디다균 감염 등 질환을 겪을 가능성도 높다.

 

그는 ”치주질환 증상은 몸 상태에 따라 좋아졌다 나빠졌다를 반복하는 경향이 있다“며 ”증상이 심하지 않다고 장기간 방치했다가는 치료 시기를 놓쳐 결국 이를 뽑아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양치를 할 때 잇몸에서 피가 자주 나거나 치아가 흔들리는 경우, 구취가 심해졌거나 잇몸이 부어서 아픈 경우, 음식을 씹기 힘들고 아픈 경우 치주질환 가능성이 있으므로 치과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당뇨병 환자는 건강한 사람에 비해 면역력이 저하돼 있기 때문에 치주질환이 더 빨리 진행되고 증상이 심해질 수 있다. 신 교수는 ”정기적인 구강관리를 지속적으로 해 치주질환을 조기에 발견하거나 예방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가장 쉽게 실천할 수 있는 구강관리는 양치질이다. 칫솔질을 하루 2~3번씩 구석구석 꼼꼼히 하고 치간칫솔이나 치실을 이용해 매일 치아 틈을 깨끗이 닦아준다. 신 교수는 ”치간칫솔과 치실을 사용하면 치태를 95%까지 제거할 수 있다“며 ”치태를 제거하지 않고 놔두면 침 속 칼슘과 인 성분이 세균이 붙어 딱딱한 치석으로 변하는데 칫솔질로 떨어지지 않으므로 반드시 스케일링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당뇨병 환자는 3~4개월에 한 번씩 스케일링을 받는 등 정기적으로 치과 검진을 받아야 하며, 시술 후 감염을 유발할 수 있는 술과 담배는 반드시 피하라“고 말했다.

 

구강관리만큼 중요한 것이 ‘역시’ 혈당 조절이다. 혈당 조절이 제대로 되지 않은 환자는 치주질환 치료를 받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김윤정 관악서울대치과병원 치주과 교수는 ”공복 혈당이 200mg/dL를 넘으면 치료하는 동안 인슐린 쇼크(혈당이 급격히 떨어지는 현상)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혈당을 정상 수치에 가깝게 낮춘 뒤 치료해야 한다“고 말했다. 참고로 건강한 사람의 공복 혈당은 100mg/dL 미만이다.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치주질환 오래 겪으면 당뇨병 발생 가능성

 

최근에는 당뇨병이 치주질환을 일으킬 뿐 아니라, 반대로 치주질환도 당뇨병을 일으킬 수 있다는 연구결과도 많이 나오고 있다. 2017년 기준 치주질환이 국내에서 많이 발생하는 질환 2위를 차지한데다, 치주질환자가 점차 늘고 있어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지난 2월 국내 연구팀이 양치를 소홀히 하면 식사를 하기 전의 혈당(공복 혈당)이 높아진다는 연구결과를 ‘한국치위생학회지’에 내놨다. 원광보건대 치위생과 주온주 교수팀이 성인 4445명을 대상으로 치아 건강과 공복 혈당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하루 동안 양치 횟수가 2회 미만인 사람은 3~4회인 사람에 비해 혈당이 1.6mg/dL, 5회 이상인 사람에 비해 4.1mg/dL 높았다. 특히 치주질환을 겪는 사람은 치아가 건강한 사람에 비해 8.6mg/dL 높았다. 치주질환을 방치하면 고혈당이 지속돼 당뇨병이 발생할 수 있다는 얘기다.

 

그 원인을 전문가들은 치주질환을 일으키는 세균과 세균이 생성하는 부산물이 포도당의 신진대사를 조절하는 인슐린의 기능을 방해하기 때문(인슐린 저항성)으로 보고 있다. 즉 치주질환이 심한 사람은 혈당 조절에 실패하기 쉽다는 것이다.

 

김윤정 교수는 ”당뇨병과 치주질환을 함께 앓는 경우 적절한 시기에 치료를 받지 않으면 혈당을 조절하기가 특히 어려워진다“면서 ”이에 따라 당뇨병 합병증인 동맥경화와 협심증, 심근경색증 등 심혈관질환이 발생할 위험도 증가한다“고 설명했다. 
 
반면 치주질환을 효과적으로 치료하면 혈당 조절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도 최근 밝혀지고 있다. 김윤정 교수는 ”치주치료를 잘 받으면 당화혈색소 수치가 0.27~0.48% 감소하고 대사조절이 향상된다는 연구가 수차례 보고됐다“며 ”당뇨병과 치주질환이 서로 상승작용을 일으키는 만큼 혈당 조절과 구강관리를 잘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제공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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