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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마워" "미안해" 왜 쓰기 어려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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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마워" "미안해" 왜 쓰기 어려울까

2019.03.17 09:55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고마워', '미안해' 같은 말을 어린이들에게 가르치면서도, 일상생활에서는 잘 쓰지 않는 어른들이 많다. 이 이유를 '책임'으로 설명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조지 로유언스타인 미국 카네기멜론대 경제 및 심리학과 교수 연구팀은 사람들이 대화 상대방에게 감사나 사과, 자랑과 비난을 언제, 어떤 방식으로 표현하는지를 ‘책임 교환 이론’으로 설명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이달 14일 국제학술지 ‘심리학 리뷰’에 실었다.

 

연구팀이 제안한 ‘책임 교환 이론’에 따르면 감사와 사과, 자랑과 비난 4가지 의사소통은 모두 한 사람으로부터 다른 사람에게 책임을 전달하는 데 쓰이는 도구다. 감사는 상대에게 좋은 일의 책임이 있음을, 자랑은 자신에게 책임이 있음을 보인다. 사과는 자신에게 나쁜 일의 책임이 있음을, 비난은 상대방에게 책임이 있음을 뜻한다.

 

좋은 일과 나쁜 일의 책임을 전달하게 되면서 4가지 의사소통을 표현하는 사람은 자신이 따뜻한 사람으로 보일지, 능력 있는 사람으로 보일지를 선택하게 된다. 감사와 사과를 표현하는 사람은 따뜻한 사람으로 여겨지지만, 자칫 무능하거나 약해 보일 수 있다. 자랑과 비난은 반대다. 표현하는 사람의 능력을 높이지만 이기적이거나 사려깊지 못한 것처럼 보이게 한다.

 

하지만 책임 교환 이론에서는 표현을 받는 사람은 하는 사람과 다르게 받아들인다고 설명한다. 감사와 사과를 받으면 이를 표현한 사람의 능력과 따뜻함 모두 증가하는 것처럼 느낀다. 반면 자랑과 비난은 둘 다 감소한다. 결국 감사와 사과는 모두 따뜻함이 증가하는 결과로 이어진다.

 

연구팀은 이를 토대로 인간의 행동 패턴을 예측할 수 있다고 봤다. 어떤 일이 발생했을 때 사람들은 모두 감사와 사과를 받는 것을 자랑과 비난을 받는 것보다 선호한다는 예측이다. 책임을 둘러싼 대부분의 대화는 감사와 사과로 귀결되는 반면 자랑과 비난은 상대적으로 드물다는 것이다. 이러한 대화 패턴을 감안하면 감사를 받을 상황에서 감사를 받지 못하면 사람들이 감사를 원할 것이라는 추측도 할 수 있다.

 

예측을 테스트하기 위해 연구팀은 207쌍의 피실험자를 상대로 실험을 했다. 참가자들은 짝을 이뤄 각자 5분 동안 과제를 수행하고 과제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사람이 과제로부터 받을 수입을 결정하게 했다. 결정된 수입은 두 참가자에게 동등하게 분배됐다.

 

연구팀은 여기서 참가자에게 알리지 않고 한 명의 과제가 훨씬 쉽게 해 높은 점수를 받도록 했다. 이를 통해 미리 정해진 고점자와 저점자를 공개한 후 고점자가 수입을 결정하도록 했다. 이후 2분간 서로 대화를 나누게 했다. 고점자에게 감사를 표시할 상황이 만들어진 것이다. 연구팀은 여기서 이뤄지는 대화의 패턴을 저점자가 고점자에게 표현하는 ‘감사’, 고점자의 저점자를 향한 ‘자랑’, 고점자가 저점자에게 감사를 이끌어내려 하는 ‘촉진’ 현상 등으로 나눠 분류했다.

 

연구팀이 예측한 대로 대화에서는 주로 ‘감사’가 등장했다. 대화의 68%가 ‘감사’로 분류된 반면 ‘자랑’은 14%에 불과했다. ‘촉진’과 같은 미묘한 대화도 자주 발생했다. 저점자들이 고점자에게 고마움을 표시하지 않았을 때 고점자 중 59%는 ‘고맙다’라는 말을 들을 수 있도록 대화를 유도했다.

 

감사는 이후 의사 결정에도 영향을 미쳤다. 연구팀은 두 번째 실험에서는 한 그룹은 과제를 한번 한 이후 대화를 나누게 했고, 다른 팀은 대화를 나누지 못하게 했다. 이후 고점자에게 파트너와 다시 임무를 수행하겠느냐를 물어보는 질문에 대화를 나눈 경우는 67%가, 대화를 나누지 않은 경우는 40%가 다시 수행하겠다고 응답했다. 능력 위주의 과제였음에도 저점자가 감사를 통해 따뜻한 이미지를 만들면 다시 팀에 선발될 가능성이 높았다.

 

로유언스타인 교수는 "책임을 지지 않으면서 '너를 다치게 해서 미안하다'같은 말을 하면 왜 진심으로 받아들여지지 않는지, 자랑이나 비난을 상대방에게 들으면 감사와 사과를 표현하지 않게 되는지도 설명할 수 있다"며 “이것은 감사와 사과가 왜 연설 같은 곳에서 필수적인 것으로 인정되면서, 자랑과 비난은 금기시되는지를 알려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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