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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의가 본 당뇨병] 심장 큰 혈관과 신장 작은 혈관까지 합병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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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의가 본 당뇨병] 심장 큰 혈관과 신장 작은 혈관까지 합병증

2019.03.18 17:16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당뇨병 환자의 가장 흔한 사망 원인은 관상동맥질환이나 협심증, 말초동맥질환, 심근경색 등 심혈관질환이다.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심지어는 손가락과 발가락 끝부분까지 우리 몸 구석구석에는 혈관이 나뭇가지처럼 뻗어 있다. 모든 기관에 산소와 영양분을 전달하고 노폐물을 거둬 몸 밖으로 배출하기 위함이다. 만약 혈류에 크나큰 문제가 생기거나 혈관이 손상된다면 어떻게 될까. 혈액이 원활하게 순환하지 못해 결국 여러 기관에서 문제가 생길 것이다. 당뇨에 합병증이 많은 이유다. 

 

당뇨병으로 인해 혈당 수치가 높아지면 혈관에 문제가 생긴다. 이 말은 혈관내벽이 손상돼 혈류가 밖으로 새어나가거나, 혈관 내 혈전이 생겨 쌓이면서 혈관을 막히게 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로 인해 미세 혈관에 문제가 생기면 동맥경화나 만성 신장질환(만성 콩팥병 또는 만성 신부전증)이, 비교적 큰 혈관인 심장혈관에 문제가 생기면 협심증이나 심근경색이 발생할 수 있다. 

 

당뇨병 환자가 심장병 생길 확률은 약 3배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않아 혈류가 나빠지면 혈전이 생기면서 혈관을 막아 여러 동맥경화나 관상동맥질환, 심근경색 등 합병증이 생길 수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않아 혈류가 나빠지면 혈전이 생기면서 혈관을 막아 여러 동맥경화나 관상동맥질환, 심근경색 등 합병증이 생길 수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대한당뇨병학회에 따르면 당뇨병 환자의 가장 흔한 사망 원인은 관상동맥질환이나 협심증, 말초동맥질환, 심근경색 등 심혈관질환이다. 혈전이 생겨 혈관이 막히거나, 이로 인해 심장근육 조직이 괴사하면서 흉통이 생기고 심장 기능이 떨어지는 것이다. 

 

물론 심혈관질환은 여러 원인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다. 이필형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교수는 ”당뇨병이 있으면 동맥의 내피세포 기능이 떨어지거나, 활성산소 또는 염증세포가 활성화해 지질 대사에 이상이 생기는 등 동맥경화 증상이 훨씬 빨리, 또 광범위하게 발생한다“며 ”컴퓨터단층촬영(CT)으로 심장혈관에 동맥경화가 얼마나 진행됐는지 관찰해보면 비슷한 위험인자를 가진 비슷한 연령대에서 당뇨병이 없는 사람보다 당뇨병 환자가 훨씬 심각하게 나타난다“고 말했다. 대한당뇨병학회에서는 건강한 사람에 비해 당뇨병 환자가 심혈관질환에 걸릴 확률이 남성은 2~3배, 여성은 3~5배나 크다고 보고 있다. 

 

당뇨병 유무와 관계없이 심혈관질환이 발생했을 때는 막힌 혈관을 뚫는 치료를 해야 한다. 호흡곤란이나 심장마비 등 생명을 위협하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혈관에 넣어 벌리면서 넓혀주는 그물빨대 모양의 스텐트를 이용한다(관상동맥중재술). 혈관 여러 개가 좁아졌거나 막힌 다혈관 관상동맥질환이 있는 경우에는 관상동맥을 대체할 수 있는 혈관을 연결해 심장에 혈류를 공급하는 수술(관상동맥 우회술)을 하기도 한다. 이후 약물로 동맥경화 진행을 늦추고 혈전 생성을 억제하는 치료를 한다.  

 

이 교수는 ”당뇨병과, 당뇨병으로 인한 심혈관질환은 오랜 세월에 걸쳐 발생하기 때문에 평소 병이 생기지 않도록 예방하는 일이 중요하다“면서 ”특히 당뇨병 환자는 다른 합병증이 생기지 않도록 혈당 관리와 약물치료를 잘 챙겨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초기 신장병은 無증상이므로 반드시 정기검진 해야

 

신장 사구체는 모세혈관이 실타래처럼 엉켜 있으며 보우만주머니에 감싸여 있다. 여기로 혈류가 지나가면서 체내에 필요한 혈구와 단백질 등을 남기고 수분과 크기가 작은 입자만 내보낸다. 배출된 물질들은 재흡수와 분비 과정을 거쳐 최종적으로 소변이 된다. 당뇨병으로 인해 만성 신장질환이 생기면 사구체의 여과 기능이 떨어져 혈뇨나 단백뇨가 배출될 수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신장 사구체는 모세혈관이 실타래처럼 엉켜 있으며 보우만주머니에 감싸여 있다. 여기로 혈류가 지나가면서 체내에 필요한 혈구와 단백질 등을 남기고 수분과 크기가 작은 입자만 내보낸다. 배출된 물질들은 재흡수와 분비 과정을 거쳐 최종적으로 소변이 된다. 당뇨병으로 인해 만성 신장질환이 생기면 사구체의 여과 기능이 떨어져 혈뇨나 단백뇨가 배출될 수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당뇨병이 일으킬 수 있는 혈관질환 중 심각한 것이 만성 신장질환이다. 국내에서 만성 신장질환이 발생하는 원인은 대부분 당뇨병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4년부터 최근(2016년 기준)까지 만성 신장질환으로 진료받은 환자가 점점 늘었다. 2014년에는 16만여 명이었는데 2015년에는 17만여 명, 2016년에는 19만 명 가까이에 이르렀다. 정경환 경희대학교병원 신장내과 교수는 ”당뇨병 환자 3~4명 중 1명꼴로 만성 신장질환이 나타난다“고 말했다. 

 

만성 신장질환은 신장이 3개월 이상 손상돼 있거나 기능이 저하된 질환이다. 신장은 몸속에서 필요없는 노폐물을 바깥으로 배설하거나, 산 염기와 염분 등 전해질 대사로 체내 항상성을 유지하는 기능을 한다. 그래서 신장 기능이 떨어지면 바깥으로 나가야 할 노폐물이 체내에 쌓이고 항상성이 무너진다.  

 

문제는 신장 기능이 떨어져도 초기에는 소변 검사상에서만 이상이 나타날 정도로 증상이 거의 나타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신장이 점차 손상되면서 증상이 점점 심각해진다.
 
당뇨병 환자처럼 혈당이 높으면 신장에서 특히 사구체가 지속적으로 압박을 받는다. 사구체는 모세혈관이 실타래처럼 엉켜있어 혈액을 여과시키면서 바깥으로 내보낼 노폐물을 거른다. 이 기능이 떨어지면서 거품뇨 또는 단백뇨가 생기거나 만성피로, 식욕 저하, 구토, 어지러움증 등 여러 증상이 나타난다. 여기서 신장 기능이 더욱 떨어지면 결국 몸속의 요독 물질이 배출되지 못하고 쌓이면서 만성 신장질환으로 발전한다. 

 

정경환 경희대 병원 신장내과 교수는 ”만성 신장질환은 신장이 비가역적으로 손상돼 완치가 힘들기 때문에 더 이상 기능이 떨어지지 않도록 진행을 늦추는 일이 중요하다“며 ”그렇기 때문에 왜 신장 기능이 떨어지고 있는지 원인을 찾고, 수분과 전해질 불균형을 치료한다“고 말했다. 가령 만성 신장질환이 발생하면 인이 소변으로 잘 배출되지 않아 체내에 쌓이고, 반면 칼슘은 너무 많이 빠져나가 뼈가 약해진다. 그래서 인을 밖으로 배출시키고 체내 칼슘 농도를 증가시키는 치료를 해야 한다. 제때 치료를 받지 않으면 증상이 악화돼 투석이나 신장 이식수술을 받아야 할 만큼 위험해진다. 

 

정 교수는 ”만성 신장질환 환자의 3분의 2 이상이 당뇨병이나 고혈압으로 인한 합병증“이라면서 ”당뇨병을 앓고 있다면 정기적으로 혈액 크레아티닌 검사와 단백뇨 검사를 해 신장 기능을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몸이 붓거나, 소변에 거품이 많이 나온다면 소변 검사를 반드시 받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문의 처방 외의 건강보조식품은 피하라

 

전문의들은 공통적으로 ”당뇨병은 혈관에 문제가 생기기 때문에 그만큼 합병증이 잘 발생한다“고 말했다. 
 
이필형 교수는 ”특히 말초혈관질환이 있는 환자의 70%는 심장 또는 뇌혈관질환을 함께 겪는다“며 ”당뇨병 환자라면 혈관 합병증이 생기지 않도록 전문의와 상의해 철저하게 혈당을 조절하고 금연, 건강한 음주 습관을 들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경환 교수는 ”신장 기능이 떨어지면 요독증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음식을 싱겁게 먹고 단백질 섭취도 제한하는 식이요법을 해야 한다“며 ”약물을 대사하고 노폐물을 내보내는 기능이 떨어져 있는 만큼 전문의가 처방한 약물 이외에 효능이나 부작용이 알려지지 않은 건강보조식품은 조심하라“고 조언했다. 

 

 

 

1985년부터 2017년까지 국내에서 신장이식 수술을 받은 환자를 대상으로 만성 신장질환이 발병한 원인을 분석한 결과다. 당뇨병으로 인한 만성 신장질환(DM)이 고혈압성 신장 질환(HTN)이나 만성사구체신염(CGN)에 비해 급증해왔음을 알 수 있다. 대한신장학회 제공
1985년부터 2017년까지 국내에서 신장이식 수술을 받은 환자를 대상으로 만성 신장질환이 발병한 원인을 분석한 결과다.
당뇨병으로 인한 만성 신장질환(DM)이 고혈압성 신장 질환(HTN)이나 만성사구체신염(CGN)에 비해 급증해왔음을 알 수 있다.
대한신장학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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