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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량 정자 대량 생산,50년전 얼린 정자 해동…스펌 엔지니어링이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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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량 정자 대량 생산,50년전 얼린 정자 해동…스펌 엔지니어링이 뜬다

2019.03.21 14:03
호주 시드니대 연구팀이 50년 전 얼려놓았던 정자로 탄생시킨 메리노 양. 모르간 핸콕 제공
호주 시드니대 연구팀이 50년 전 얼려놓았던 정자로 탄생시킨 메리노 양. 모르간 핸콕 제공

난임을 극복하기 위해서 난자는 물론, 정자를 동결 보존시키는 기술이 사용된다. 정액을 동결보호제와 섞어 세포 동결기에서 얼려 극저온의 액세질소에 보관했다가, 임신을 원할 때 인공수정을 진행하는 것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정자를 얼릴 때 세포막이 손상돼 정자의 운동성이 떨어질 수도 있어 동결 정자의 임신 성공률이 약간 낮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과학자들은 정자의 운동성을 향상시킬 다양한 방법을 찾고 있다. 최근 영국 연구진은 정자가 물보다 점성이 100배 이상 큰 자궁 내막 점액에서도 헤엄을 잘 치는 비밀을 밝혔다.

성게 정자와 구조 닮았지만, 점성 높은 자궁 점액에서 헤엄 잘 쳐

자궁 내 점액처럼 점도가 높은 유체에서 헤엄치고 있는 정자 모델. 외층이 단단한 덕분에(파란색) 잘 헤엄칠 수 있는 것으로 추측된다. 요크대 제공
자궁 내 점액처럼 점도가 높은 유체에서 헤엄치고 있는 정자 모델. 외층이 단단한 덕분에(파란색) 잘 헤엄칠 수 있는 것으로 추측된다. 요크대 제공

영국 옥스퍼드대와 요크대 연구팀은 사람의 정자가 물처럼 묽은 액체 안에서는 오히려 헤엄을 잘 치지 못한다는 것에 주목했다. 정자의 움직임을 시뮬레이션 할 수 있는 수학모델을 만들었다.

 

연구진의 분석 결과 사람의 정자와 성게의 정자는 꼬리(편모)의 내부 구조가 거의 비슷함에도 불구하고 헤엄치기에 최적인 환경이 서로 다르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성게는 물처럼 점도가 낮은 환경에서는 헤엄을 잘 치지만, 자궁 내막처럼 점성이 있는 환경에서는 꼬리가 꺾이면서 앞으로 나아가지 못한다. 반면 인간의 정자는 물처럼 점도가 낮은 환경에서는 일정한 방향 없이 격렬하게 움직였다.

 

연구팀은 이런 차이를 '수정 환경'에서 찾았다. 연구에 참여한 허메스 가델라 박사는 "성게는 바닷물에서 정자와 난자가 만나는 체외수정을 한다"며 "바닷물처럼 비교적 묽은 환경에서 헤엄을 잘 쳐야 수정률이 높다"고 말했다. 가델라 박사는 이어 "사람은 점성이 높은 자궁에서 수정이 이뤄지므로 정자가 점도가 높은 환경에서 헤엄을 잘 쳐야 유리하다"며 "각자 수정 환경에 맞게 정자가 진화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사람의 정자는 점성이 큰 유체에서도 잘 헤엄칠 수 있도록 성게의 정자에 비해 외층이 단단한 쪽으로 진화했다.

 

연구팀은 정자가 중추신경계나 근육이 없이 어떻게 움직이고 어떤 지점에서 방향을 트는지 연구할 계획이다. 이 연구 결과는 '영국왕립학회지' 19일자에 실렸다.

 

50년간 얼렸던 정자로 임신-출산 성공률 61%
 

 50년 동안 동결보존했던 정자로 메리노 양 34마리를 탄생시키는 데 성공한 시몬 드 그라프 교수(왼쪽)와 제시카 리카드 박사(오른쪽). 사진 모르간 핸콕/시드니대 제공
50년 동안 동결보존했던 정자로 메리노 양 34마리를 탄생시키는 데 성공한 시몬 드 그라프 시드니대 교수(왼쪽)와 제시카 리카드 박사(오른쪽). 사진 모르간 핸콕/시드니대 제공

한편에서는 정자를 저장했다가 다시 안전하게 되살려 사용할 방법이 활발히 연구되고 있다.  

 

호주 과학자들은 50년 동안 얼어있었던 정자로 메리노양을 탄생시키는 데 성공했다. 세계에서 가장 장수한 정자다. 실험에 이용된 정자는 1968년 영하 196도의 액체질소를 이용해 동결 보존시켰던 것이다. 호주 시드니대 연구팀 이 정자들을 해동시킨 뒤 움직임과 속도, DNA 상태 등을 조사해 아무 문제가 없음을 확인했다.

 

연구진은 이 냉동 정자를 이용해 양 56마리를 인공수정시켜 이 중 34마리로부터 새끼를 얻었다. 출산 성공률 61%로, 1년간 얼렸던 정자로 인공수정 했을 때(59%)보다 오히려 살짝 높다. 

 

시몬 드 그라프 시드니대 생명및환경과학과 교수는 "정자를 오랫동안 동결보존해도 임신, 출산하는 데 문제가 없다는 것을 밝혀냈다"며 "사회적 문제인 난임을 해결하는 데도 희망적인 소식"이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이번에 탄생시킨 양들을 활용해 양모 산업을 위해 인간이 양을 사육한 결과 양들이 어떻게 진화했는지 연구할 계획이다. 

 

생식능력 잃은 '대리부' 돼지가 특별한 정자 생산

 

  존 오틀리 교수팀이 유전자 편집으로 만들어낸 ′대리부′ 돼지(돼지 135). 좋은 형질을 가진 정자 생산 줄기세포를 이식해 좋은 정자를 대량 생산하기 위해 만들었다. 워싱턴주립대 제공
존 오틀리 교수팀이 유전자 편집으로 만들어낸 '대리부' 돼지(돼지 135). 좋은 형질을 가진 정자 생산 줄기세포를 이식해 좋은 정자를 대량 생산하기 위해 만들었다. 워싱턴주립대 제공

유전적으로 형질이 뛰어난 정자를 생산하는 '대리부'를 만드는 방법도 개발됐다. 
 
존 오틀리 미국 워싱턴주립대 생식생물학센터 교수팀은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CRISPR-Cas9)로 특정 유전자(NANOS2)를 비활성화시켜 생식 능력을 잃은 수컷 돼지에게 질병 저항성과 열대기후 적응성이 뛰어난 수컷 돼지의 정자 생산 줄기세포를 넣는 실험을 했다. 연구팀은 이 '대리부' 돼지가 좋은 형질을 가진 정자를 생산함으로서 우수한 형질의 가축을 대량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우수한 정자를 대량으로 생산하지는 못하고 있다. 오틀리 교수는 지난 1월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동식물유전체회의에서 실험 결과를 발표했다. 그는 "대리부 돼지가 정상적으로 정자를 생산했다"며 "예상했던 만큼 많이 만들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오틀리 교수는 다음 달 일본 고베에서 열리는 '유전자 이식 기술 회의'에서 대리부 쥐를 이용한 실험 결과를 공개할 예정이다. 이 행사에서 그는 대리부 돼지와 달리 대리부 쥐는 일반 쥐처럼 충분히 많은 양의 정자를 만들었다고 발표할 것이라고 알려졌다.  

 

오틀리 교수는 농가에서 '대리부' 가축이 좋은 새끼들을 대량 생산하는 데 최소 5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유전자 편집 기술을 사용하는 만큼 윤리적인 장벽에 부딪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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