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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멀리포트] 상어 가족은 엄마가 힘이 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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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멀리포트] 상어 가족은 엄마가 힘이 세다

2019.03.23 06:00

 

2017년 캐나다 코미디언 마이키 버스토스가 ‘상어 가족’을 패러디해 만든 뮤직비디오 등 ′상어 가족′을 패러디한 다양한 유투브 영상들이 있다.
2017년 캐나다 코미디언 마이키 버스토스가 ‘상어 가족’을 패러디해 만든 뮤직비디오. 남녀노소 패러디할만큼 전 세계적으로 인기가 높다. 1월 둘째주에는 유럽의 전래동요 '아기상어'를 핑크퐁이 재해석해  빌보드 차트 핫 100위에에 진입했다.

지난 1월 한국의 동요 ‘상어 가족’이 미국 대중음악 순위 ‘빌보드 핫100’에 올랐습니다. 지금까지도 유튜브 조횟수 25억회를 넘으며 차트 순위에 올라 있습니다. ‘상어 가족’은 동남아시아와 유럽, 북미에서 화제가 됐습니다. 유튜브에는 수많은 춤 영상이 올라오고, 영국과 미국의 인기 프로그램 ‘제임스 코든쇼’와 ‘더 엑스 팩터’, ‘엘렌쇼’에서 공연이나 패러디 영상을 방송했습니다. 


캐나다 사이먼프레이저대 데이비드 시프먼 연구원은 지난해 10월 뮤직비디오가 얼마나 과학적인지 분석해 해양과학 온라인 토론방인 서던프라이드사이언스에 ‘상어맨에게(Dear Shark Man)’라는 글을 올렸습니다. 시프먼 연구원이 내린 결론은 “엄청 정확하지는 않다”입니다.

 

'상어 가족' 동요 애니메이션에 나타난 상어는 과연 얼마나 사실에 가까울까요. 

 

‘상어 가족’ 팩트체크

 

상어는 이빨이 하나 빠지면 컨베이어벨트처럼 뒷줄에서 새로운 이빨이 올라와 빈 자리를 차지한다.
상어는 이빨이 하나 빠지면 컨베이어벨트처럼 뒷줄에서 새로운 이빨이 올라와 빈 자리를 차지한다.

먼저 이빨입니다. 애니메이션에 나타난 할아버지와 할머니 상어는 이빨이 적거나 없는 모습입니다. 하지만 이는 잘못된 내용입니다. 나이가 들수록 치아가 약해지는 인간과 달리, 상어는 새로운 이빨을 계속해서 만들어 한 마리가 생애 동안 수천 개의 이빨을 씁니다.  시프먼 연구원은 자신의 글에서 “상어는 포식자이기 때문에 이빨이 없다면 아무것도 먹지 못하고 결국 죽게 될 것"이라고 적었습니다.

 

상어가족 애니메이션 에서는 아빠 상어가 엄마 상어보다 덩치가 크게 묘사됩니다. 하지만 실제 상어를 살펴보면 할아버지 상어보다 할머니 상어가 크고 아빠 상어보다 엄마 상어가 큽니다. '할머니>할아버지>엄마>아빠 상어' 순입니다. 지금까지 발견된 모든 상어 종의 암컷이 수컷보다 큽니다. 상어는 수컷이 정자를 만들 때보다 암컷이 뱃속에서 새끼를 키우는 데 더 많은 영양분과 공간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할머니와 할아버지 상어는 엄마와 아빠 상어보다 큽니다. 성인이 되면 생장을 멈추는 인간과 달리, 상어는 나무처럼 계속해서 성장하는 무한 생장 동물입니다.

 

서열은 불필요한 싸움을 막는 역할을 합니다. 사냥감을 두고 힘이 센 상어끼리 싸우면 피해가 큽니다. 그러나 서열이 정해지면 서열이 낮은 상어가 순종적인 모습을 보여 싸움이 나지 않습니다. 상어 가족의 실제 모델인 백상아리는 보통 혼자 지내지만, 일부는 무리를 지어 사냥합니다. 이때 무리가 만드는 서열은 대체로 암컷이 수컷보다 높습니다. 캐나다의 생물학자 아이단 마틴과 앤 마틴은 2000년부터 8년 동안 남아프리카 씰아일랜드의 백상아리가 사냥하는 모습을 2500여 회 관찰해 크기가 클수록, 암컷일수록, 이 해역에 오래 머무를수룩 서열이 높다고 분석했습니다. 

 

대부분 상어 종에서 어미는 새끼를 낳자마자 자리를 떠납니다. 상어는 보통 태어나자마자 홀로 사냥에 나설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백상아리의 경우 갓 태어난 새끼도 평균 길이가 1.5m이며 이미 이빨을 갖고 있습니다.


아주 드문 일이지만 암컷 혼자 임신을 하는 사례도 있습니다. 2016년 호주 그레이트베리어리프 수족관에 살던 제브라상어 암컷 ‘레오니’가 수컷 없이 새끼를 3마리 낳았습니다. 생식세포인 난자를 만들기 위해 세포가 분열하는 과정에서 난자가 될 세포가 근처의 다른 세포와 합쳐지면 무성생식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퀸즈랜드대 크리스틴 더전 교수는 “유전적 다양성이 줄어들기 때문에 좋은 전략은 아니지만, 수컷이 드물면 무성생식이 필요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가장 얼굴이 긴 상어, 가장 이빨이 많은 상어 

 

톱상어는 가장 얼굴이 긴 상어입니다. 길고 뾰족하며 가장자리에 이빨이 달린 주둥이가 인상적입니다. 주둥이는 원래 모래 바닥에 숨은 먹이를 찾는 용도로만 사용한다고 알려져 있었습니다. 2012년 호주 서호주대 동물생물학부 바바라 위링어 교수 연구진은 톱상어가 톱처럼 생긴 주둥이를 휘둘러 먹잇감을 두 동강 내는 장면을 목격했습니다. 연구팀이 죽은 송어를 먹이로 주자, 톱상어는 주둥이로 송어의 측면을 빠르게 후려쳐 주둥이에 난 이빨로 찔렀습니다.

 

바다에 사는 모든 어류 중 가장 큰 고래상어는 거대한 턱에 평균 3000여 개의 이빨이 박혀 있습니다. 이빨 하나의 크기는 1mm도 안 될 정도로 매우 작은 데, 먹이를 먹을 때 사용하지 않아 퇴화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고래상어는 먹이를 먹을 때 입을 크게 벌린 채 앞으로 나아갈 뿐입니다. 그러면 앞에 있던 플랑크톤과 새우, 작은 물고기가 물과 함께 들어간 뒤 아가미 근처에 있는 ‘새파’라는 돌기에서 걸러지고 물만 아가미로 빠져나옵니다.

 

 
 

귀상어는 머리 부분이 귀처럼 양쪽으로 나뉘어 이런 이름을 얻었습니다. 머리의 양쪽 끝에 콧구멍이 앞쪽을, 두 눈은 각각 왼쪽과 오른쪽을 향해 있습니다. 이와 같은 머리는 언뜻 괴상해 보이지만 먹이를 찾는 데 큰 도움을 줍니다. 왼쪽 콧구멍과 오른쪽 콧구멍이 맡는 냄새의 세기 차이로 먹이의 위치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눈이 멀리 떨어진 덕에 시야도 넓습니다.


상어는 머리에 금속탐지기와 같은 감각기관인 ‘로렌치니병’이 있어 전자기파를 느끼는데, 귀상어는 로렌치니병이 아래쪽에 많습니다. 덕분에 모래 속에 숨은 물고기가 내뿜는 약한 전자기파도 감지해냅니다. 다른 상어에게는 거의 없는 특성입니다. 

 

백상아리는 가장 힘이 센 상어입니다.  포식자 상어 중 가장 크고 속도도 시속 60km로 빠릅니다. 3000m 이상 떨어진 물개 무리의 냄새를 맡을 정도로 뛰어난 사냥꾼이기도 합니다. 백상아리는 사냥을 할 때 팔다리를 문 뒤, 먹이가 피를 많이 흘려 힘이 없어질 때까지 기다려 불필요한 상처를 피합니다. 인간을 공격할 땐 한 번 물고는 떠나기 때문에, 일부 학자는 백상아리가 인간을 먹이로 착각했다가 아니란 걸 깨닫고 가는 거라 추정합니다.

 

상어를 무섭게 묘사한 영화 죠스를 본 일부 작살낚시꾼이 비만상어가 흉폭해 보인다는 이유로 대량 사냥했습니다. 결국 1984년 호주 동쪽 바다에서 비만상어가 약 1000마리만 남자 호주 사우스웨일즈주는 이 종을 상어 중 최초의 ‘취약종’으로 지정했습니다. 사실 비만상어가 인간을 공격한 사례는 극히 드뭅니다.

 

 

상어가족, 물고기만 먹는 게 아니다 

 

상어는 정말 육식만 할까? 영화 '니모를 찾아서'에서 백상아리 브루스는 자신이 채식주의자라고 주장하지만, 피 냄새를 맡으면 이성을 잃고 물고기 친구를 공격합니다. 흔히 상어는 동물플랑크톤과 어류, 해양 포유류 등 주로 육식을 합니다.

 

일본 도쿄대 대기해양연구소 오사다 토시 교수팀은 지난 1월 지금껏 동물플랑크톤과 작은 어류를 먹는 줄 알았던 고래상어가 미세 조류 같은 식물도 많이 먹는다는 사실을 밝혔습니다. 먹이사슬상의 위치를 나타내는 지표인 영양단계가 고래상어의 경우 2.7로 나타나 식물만 먹는 초식동물(2)과 동물플랑크톤을 먹는 작은 물고기(3) 사이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연구팀은 포획한 고래상어의 지느러미 연골 등에서 동위 원소를 측정해 이런 결과를 얻었습니다. ‘동위 원소’는 같은 종류지만 질량이 다른 원소를 가리키는 말로, 생물의 몸에서 탄소와 질소의 동위 원소 비율을 조사하면 이 생물이 먹은 먹이의 종류와 생물의 영양단계를 알 수 있답니다.

 

타우니보모상어 태아가 두 자궁을 오가며 헤엄치는 모습(왼쪽). 다 자란 타우니보모상어. Anne Hogget/Lizard Island Field Guide(W)
타우니보모상어 태아가 두 자궁을 오가며 헤엄치는 모습(왼쪽). 다 자란 타우니보모상어. Anne Hogget/Lizard Island Field Guide(W)

일본 오키나와 추라시마 연구센터는 지난해 12월 타우니보모상어 태아(fetus)가 어미의 자궁 2개를 오가며 헤엄치는 모습을 초음파로 촬영했습니다. 태아가 자유롭게 움직일 정도로 조직이 발달한 이유는 자궁 속 수정되지 않은 생식세포인 ‘무정란’을 먹기 때문입니다. 

 

태아가 무정란을 먹는 일은 타우니보모상어처럼 난태생으로 번식하는 상어에서 흔히 발견됩니다. 상어는 종에 따라 새끼를 낳는 태생과 알을 낳는 난생, 태아가 자궁 속 알에서 깨어난 뒤 새끼로 태어나는 난태생으로 번식 방법이 나뉩니다.  백상아리와 비만상어도 난태생에 속합니다.


비만상어는 새끼가 알에서 깨어난 형제를 먹는 것으로 유명해합니다. 자궁 2개에서 각각 약 50마리의 태아가 알에서 깨어나면 약 10cm까지 먼저 자란 새끼가 자기보다 작은 형제를 먹습니다. 그 결과 자궁 하나 당 한 마리만 태어난답니다.

 

상어가 줄어들면 산호초도 줄어든다


백상아리와 고래상어, 귀상어 등 앞서 다룬 상어 대부분이 사라질 위기에 처했습니다. 2014년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은 당시까지 발견된 상어 465종 중 74종이 멸종 위기라고 발표했습니다. 인간의 활동 때문입니다. 유엔환경계획(UNEP)은 매일 상어 17~75만 마리가 남획과 서식지 파괴, 해양 쓰레기 섭취 등으로 죽는다고 추정합니다.


포식자인 상어가 줄어들면 다른 생물에도 줄줄이 영향을 미쳐 해양 생태계 전체에 큰 변화가 일어날 수 있습니다. 2013년에는 지구온난화로 위기에 처한 산호가 상어의 감소로 더 줄어들 수 있다는 연구가 나왔습니다. 산호는 촉수로 플랑크톤 등을 먹는 동물입니다.


캐나다 토론토대 조나단 루퍼트 연구원은 호주 북서쪽 해안의 두 산호초 지역을 10년 동안 조사했습니다. 그 결과 남획으로 상어의 수가 줄어든 곳에서 초식 어류도 줄어든 것을 발견했습니다. 상어가 줄어 도미와 같은 중간 포식자가 늘어나자, 이들의 먹이인 파랑비늘돔과 같은 초식 어류가 줄어든 것입니다. 초식 어류는 식물인 조류를 먹는데, 조류는 산호가 자라는 암초를 두고 산호와 경쟁하는 관계입니다. 


초식 어류 감소로  조류가 지나치게 많아지면 산호가 줄어들 수 있습니다. 산호초 지대엔 먹이가 풍부해 해양 생물종의 25%가 살고 있습니다. 산호초가 줄어들면 이들 생물도 위험에 처합니다.

 

한국에도 47종의 상어가 살고 있으며, 그중 12종이 IUCN 지정 ′멸종위기종′과 ′멸종취약종′이다. 부경대 해양어류자원 기탁등록보존기관은 2017년 이같은 내용을 담은 포스터 ′우리바다,우리상어′를 만들었다.
한국에도 47종의 상어가 살고 있으며, 그중 12종이 IUCN 지정 '멸종위기종'과 '멸종취약종'이다. 부경대 해양어류자원 기탁등록보존기관은 2017년 이같은 내용을 담은 포스터 '우리바다,우리상어'를 만들었다.

도움

김진구(부경대 해양어류자원 기탁등록보존기관 기관장), 이우준(부경대 자원생물학과 어류학실험실 연구원), 최윤(군산대 해양생물공학과 교수), Ian Campbell(Project AWARE Associate Director), 스마트스터디

 

관련기사: 어린이과학동아 6호(3.15발행) 상어가족, 엄마가 더 세다?! http://dl.dongascience.com/magazine/view/C201906N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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