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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속 억제물질 조절하는 새 치매 치료제 후보물질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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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03월 24일 12:00 프린트하기

건강한 70세 노인의 뇌(왼쪽)와 알츠하이머병을 앓고 있는 같은 연령 환자의 뇌(오른쪽). 알츠하이머병에 걸리면 세포 독성이 있는 단백질 등이 과도하게 쌓인다. - 네이처 제공
건강한 70세 노인의 뇌(왼쪽)와 알츠하이머병을 앓고 있는 같은 연령 환자의 뇌(오른쪽).  - 네이처 제공

미국의 다국적 생명과학기업 바이오젠이 지난 21일(현지시각) 알츠하이머 치매 치료제 후보신약 ‘아두카누맙’의 임상 3상 실패를 공식 선언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가 신속심사까지 허용할 정도로 큰 기대를 모았던 신약이었지만, 결국 뚜렷한 약효를 내지 못해 연구가 중단됐다. 아두카누맙은 치매 환자의 뇌 안에 보이는 주요 특징인 노폐물 단백질 ‘아밀로이드 베타’ 덩어리를 표적으로 하는 항체치료제다. 아밀로이드 베타만 찾은 뒤 엉김을 방해하는 게 원리였다. 아두카누맙의 실패로, 아밀로이드 베타 등 뇌 속 노폐물을 표적으로 하는 치료제 외에 다른 방식의 신약이 주목을 받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내 연구팀이 노폐물 외에 다른 방식으로 치매를 치료할 신약후보 약물을 국내 연구팀이 개발해 동물을 대상으로 한 전임상시험까지 성공했다.


박기덕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치매DTC융합연구단 책임연구원과 박종현 연구원, 이창준 기초과학연구원(IBS) 인지및사회성연구단 공동단장팀은 치매 환자의 뇌에서 특징적으로 나타나는 특징 중 하나인 뇌 속 억제성 신호전달물질 ‘가바(GABA)’ 과다 생산을 조절하고, 기억력 저하와 인지 장애를 개선할 수 있는 새로운 신약후보 약물을 개발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 20일자에 발표됐다.


연구팀은 뇌 속에 존재하는 ‘성상교세포’라는 또다른 뇌세포를 연구했다. 신경세포를 제외한 나머지 뇌세포의 일부다. 과거에는 신경세포에 영양을 공급하는 등 신경세포를 돕는 역할을 한다고만 알려졌는데, 최근 치매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이 밝혀지고 있다. 치매 환자의 뇌를 보면 성상교세포가 과하게 활동하면서 가바를 지나치게 많이 만드는 현상이 발견된다. 


기존에도 이 현상을 막아 치매를 치료하려는 시도가 있었다. 하지만 치매에 걸리도록 유전자를 변형한 쥐를 이용해 실험해 보면, 약 일주일 정도만 효과를 보인 뒤에 다시 치매 증세를 보였다. 박 책임연구원은 “가바는 ‘마오비(MAOB)’라고 하는 효소가 만든다”며 “이 효소에 일시적으로 결합해 가바 생성을 억제시킬 수 있는 후보약물을 연구한 결과, 일주일 정도까지는 효과가 있지만, 이후 마오비를 대신하는 ‘다오(DAO)’라는 효소가 많이 만들어지면서 효과가 사라진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기존 마오비 억제제는 대체 효소가 형성돼 효과가 금세 사라지는 단점이 있었다(왼쪽). 연구팀이 개발한 새 후보약물은 효과가 오래 지속된다. 사진 제공 KIST
기존 마오비 억제제는 대체 효소가 형성돼 효과가 금세 사라지는 단점이 있었다(왼쪽). 연구팀이 개발한 새 후보약물은 효과가 오래 지속된다. 사진 제공 KIST

박 책임연구원팀은 자체 발굴한 ‘KDS2010’이라는 새로운 물질을 이용해 마오비 효소를 억제시켰다. 그러자 실험 이후 4주가 지나도 다오 효소가 만들어지지 않고 계속해서 가바 생성이 억제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박 책임연구원은 “기존 약의 경우 마오비와 결합한 뒤 떨어지지 않는데, 마오비의 수명이 40일이나 되기 때문에 사실상 마오비가 아예 사라진 것과 같은 효과를 낸다”며 “이 때문에 (비상이 걸린) 뇌에서 이를 대체할 방법으로 다오를 만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KDS2010은 마오비와 결합했다 떨어졌다를 자유롭게 반복해, 마오비의 기능을 완전히 없애지 않는다. 따라서 대체 효소가 만들어지지 않고, 오랫동안 마오비 억제 효과를 유지할 수 있다.


연구팀은 고령 환자에게 장기 투약해야 하는 치매 치료제인 만큼 독성 및 신경계 부작용도 점검했으나 안전성이 높았다. 또 입으로 먹어도 뇌 속으로 효율적으로 전달돼 복용도 손쉬운 것으로 평가 받았다. 


이 후보약물은 2017년 ‘메가바이오숲’에 기술이전됐고, 현재 영장류를 대상으로 한 전임상시험이 진행 중이다. 박 책임연구원은 “8월까지 혈액분석 등을 마치면 전임상시험이 끝난다”며 “바로 임상시험 승인을 신청해 빠르면 6개월 뒤인 2019년 초에는 임상시험에 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알츠하이머 직전의 경도인지장애(MCI)와 초기 알츠하이머에 특히 큰 효과를 볼 것으로 본다”며 “임상에서도 좋은 결과가 나오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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