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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의가 본 당뇨병]성장기 환자는 적절한 영양 섭취가 중요(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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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의가 본 당뇨병]성장기 환자는 적절한 영양 섭취가 중요(끝)

2019.03.25 15:55
최근 소아 당뇨병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소아비만 증가에 따라 2형 당뇨병이 증가하는 추세다.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최근 소아 당뇨병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소아비만 증가에 따라 2형 당뇨병이 증가하는 추세다.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술을 좋아하고 과식하는 뚱뚱한 성인’만 걸릴 것 같은 당뇨병이 최근 만 18세 이전 소아청소년에게서도 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소아당뇨병 환자는 2006년 4076명에서 2015년 5338명으로 10년 동안 31% 증가했다. 절반 정도가 16~18세이며, 10세 미만도 10%에 이른다.  

 

소아 당뇨병이라고 하면 흔히 인슐린을 분비하지 못하는 1형 당뇨병을 떠올리기 쉽다. 하지만 1형 당뇨병의 비율은 일정하게 유지된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최근 소아비만이 증가하면서 이로 인한 2형 당뇨병도 증가하는 추세라고 보고 있다. 
 
비만은 당뇨병에 걸릴 위험을 2배 이상 높인다. 학계에서는 소아·청소년이 비만이면 당뇨병 전단계 또는 당뇨병에 걸릴 가능성이 성인보다 훨씬 높다고 보고 있다. 소아청소년기는 성장기인 만큼 성인처럼 영양 섭취를 제한하기에는 문제가 뒤따를 수 있다. 소아 당뇨병은 왜 나타나는지 어떻게 치료할 수 있는지에 대해 소아청소년과 전문의에게 물어봤다.


소아 당뇨병은 췌장 베타세포 망가뜨리는 자가면역질환

 

건강한 사람과 당뇨병 환자를 비교한 일러스트. 건강한 사람은 인슐린이 정상적으로 분비돼 세포가 혈액 내 포도당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한다. 하지만 당뇨병 환자는 인슐린이 잘 분비되지 않거나(1형), 분비되더라도 세포에 적용이 잘 되지 않아(2형) 세포가 포도당을 사용하지 못한다.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건강한 사람과 당뇨병 환자를 비교한 일러스트. 건강한 사람은 인슐린이 정상적으로 분비돼 세포가 혈액 내 포도당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한다. 하지만 당뇨병 환자는 인슐린이 잘 분비되지 않거나(1형), 분비되더라도 세포에 적용이 잘 되지 않아(2형) 세포가 포도당을 사용하지 못한다.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소아·청소년에게 나타나는 당뇨병은 대부분 1형 당뇨병이다. 1형 당뇨병은 비만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 유전적인 요인이나 바이러스 감염, 환경오염, 스트레스, 호르몬 변화 등으로 인해 면역계가 병원균이 아닌 자기 췌도세포를 공격하는 질환이다. 결과적으로 췌장의 베타세포가 파괴돼 인슐린을 거의 분비하지 못한다. 공복시 혈당이 dL당 126mg이상이거나, 아무 때나 측정한 혈당이 dL당 200mg이상일 때 당뇨병으로 진단 내린다. 1형 당뇨병은 발병하기 수개월~수년 전부터 췌도세포 항원에 대한 항체가 존재하기 때문에 예측할 수 있다. 
 
김진섭 한양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1형 당뇨병은 췌장 내 베타세포가 80~90%가 파괴돼야 증상이 나타난다”며 “초기에는 물을 많이 마시고 소변을 많이 보면서 체중이 감소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소변을 잘 가리던 아이가 야뇨증을 보이거나 피로에 시달리고 기운이 없다면 간단한 혈액검사로 혈당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정상적인 혈당수치는 소아·청소년의 경우 성인과 조금 다르다. 대한소아내분비학회에서는 공복시 혈당 목표를 3~6세는 dL당 100~200mg, 사춘기 전에는 dL당 100~150mg, 사춘기 시기에는 dL당 80~150mg, 사춘기 이후부터 성인기에는 dL당 80~120mg로 권고하고 있다.

 

1형 당뇨병 초기에는 1~6개월 동안 인슐린 분비가 점점 감소하는 밀월기가 나타난다. 이 시기에는 혈당 조절이 비교적 쉽게 이뤄진다. 하지만 당뇨병을 진단받은 뒤 1~2년 이내에 베타세포가 기능을 거의 잃는다. 인슐린을 체내에서 분비하지 못해 혈당이 큰 폭으로 변동할 수 있다. 결국 외부에서 인슐린을 반드시 주입해야 한다. 


성장기, 열량 제한보다 적절한 영양분 공급이 더 중요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김 교수는 “당뇨병은 다양한 장기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만성질환이기 때문에 케톤산증 같은 급성 합병증과 눈이나 신장, 심혈관 등에 나타날 수 있는 만성 합병증에 대한 정기검진과 관리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인슐린을 거의 분비하지 못하는 1형 당뇨병 환자는 반드시 인슐린 치료를 받아야 한다. 인슐린 주사를 매일 4회 정도 맞는다. 

 

하지만 인슐린 치료를 받는 환자는 저혈당증을 조심해야 한다. 혈액 내 혈당 농도가 급격히 낮아지면서 식은땀이나 손 떨림, 불안, 빈맥 등 자율신경계에 이상 증상이, 포도당 결핍으로 뇌 기능이 떨어져 배고픔이나 졸림, 인격 변화, 의식 혼탁, 경련 등이 나타날 수 있다. 김 교수는 “저혈당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끼니마다 영양분을 골고루 섭취하도록 챙겨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현재 연구 단계인 췌장 이식이나 췌도 세포 이식이 임상에서 가능해지면 앞으로 1형 당뇨병 치료법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형 당뇨병은 소아·청소년 환자도 성인 환자처럼 혈당 관리가 가장 중요하다. 당뇨병 성인 환자가 혈당조절을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방법은 규칙적으로 운동하고, 튀김류나 빵, 과자류 등 고칼로리 음식 섭취를 줄이는 것이다. 

 

대한소아내분비학회에서는 소아 당뇨병 환자에게도 일주일에 최소한 4일 정도, 한 번에 40분 정도 운동하라고 권유한다. 운동 도중 저혈당증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운동 전 혈당이 dL당 100mg 미만일 때는 탄수화물을 섭취하고 운동해야 한다. 반면 dL당 300mg로 고혈당인 경우에는 인슐린 부족으로 당 대신 지방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해 산독증(당뇨병성 케톤산증)이 일어날 수 있으므로 운동을 하면 안 된다. 

 

문제는 소아청소년기는 골격이 자라는 성장기이기 때문에 영양을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는 점이다. 김 교수는 “소아 당뇨병 환자에게는 열량 제한보다는 적절한 영양분 공급이 훨씬 중요하다”며 “탄수화물과 단백질, 지방이 골고루 들어 있는 식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열량을 생각하지 않고 아무거나 먹어도 된다는 얘기는 아니다. 그는 “혈당을 정상수치로 유지하는 일이 중요하기 때문에 탄산음료처럼 당이 많이 든 음료는 피하는 게 좋다”며 “인슐린 투여 치료를 받는 경우에는 탄수화물 섭취량에 따른 인슐린탄수화물비를 계산해 인슐린 투여량을 조절해야 한다”고 말했다. 

 

비교적 어린 나이에 당뇨병에 걸리면 그에 따른 합병증이 나타날 위험도 커지지 않을까. 김 교수는 “병을 앓은 기간에 따라 합병증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아진다”면서도 “혈당을 잘 조절한다면 위험도가 낮아지며, 최근 실시간으로 혈당수치를 측정하는 연속혈당측정기나 혈류에 인슐린을 공급하는 인슐린 펌프 등이 도입되면서 합병증 빈도가 낮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소아·청소년 당뇨병 환자의 경우 만성 합병증이 흔하지는 않다”면서도 “치료 기간에 따라 합병증이 나타날 수 있어 정기검진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소아 당뇨병 환자가 최근 증가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제공
소아 당뇨병 환자가 최근 증가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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