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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동호는 버리는 카드였나…"정치인 장관 후보자 살리기"꼼수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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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동호는 버리는 카드였나…"정치인 장관 후보자 살리기"꼼수 비판

2019.03.31 16:47
윤도한 국민소통수석이 문재인 대통령이 조동호 과학기술 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의 지명을 철회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윤도한 국민소통수석이 문재인 대통령이 조동호 과학기술 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의 지명을 철회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청와대가 31일 조동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지명을 철회했다. 이와 관련해 과학기술계는 “청문회 이후 어느 정도 예상했던 일”이라는 반응과 함께 “이번 기회에 정부의 좁은 과학기술계 인재풀을 보완할 대안을 마련하고 부실한 검증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김우재 캐나다 오타와대 교수는 “이공계에서는 쉽게 찾아낼 수 있는 부실학회 참석 이력 등을 사전에 검증하지 못한 점이 의문”이라며 “현실을 건설적인 방법으로 개선할 방법을 제안하자는 데 회원 다수가 공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출연연구기관의 한 기관장은 "이름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인데 장관은 계속 정보통신 쪽 전문가에만 방점을 두고 인선을 하다 보니 여러 문제가 생긴 것 같다"며 "과학과 기술 전반을 아우를 수 있는 인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국공공연구노동조합(연구노조)의 정상협 정책국장은 "부실학회 참석 등 개인 연구 윤리 위반도 문제지만, 정부출연연구기관 현장에 대한 구체적인 이해가 부족하고 과학기술정책에 대한 철학도 없어 보여 문제가 많은 후보자로 인식했다”며 "그나마 청문회 전까지 '지켜보자'던 과학기술계가 청문회를 기점으로 '보고 있을 수 없다'는 의견으로 돌아섰다"고 말했다.  연구노조는 앞서 28일 오후 조 후보자에 대한 지명 철회 요청 성명서를 발표했다. 정 정책국장은 “이번 후보자 지명 실패는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하지 못한 결과인 만큼 과학기술계 장관 후보자 지명에 현장의 의견을 반영시킬 제도적 방안을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조 전 후보자의 검증 과정에서 자녀 유학 관련 각종 문제가 드러난 데 이어 최종적으로 부실학회 참석이라는 연구 윤리 문제로 지명이 철회된 것을 두고 "연구자 전체가 부도덕한 집단으로 보이게 될까 두렵다"는 우려도 나왔다. 후보자 검증 과정에서 드러난 문제점은 분명 비판 받아야 하지만, 그것이 연구자들의 전체의 모습으로 비칠 것을 염려한 것이다. 

 

출연연 정책을 총괄하는 국가과학기술연구회 한 관계자는  "부실학회 다녀온 사람의 비율은 전체 연구자에 비하면 극히 일부고, 그나마 기조연설자를 그럴 듯한 사람을 부르는 바람에 속은 경우도 많다"며 "연구자 전체를 세금 가지고 놀러다니는 파렴치범으로 바라보게 되는 게 아닐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지명 철회 후폭풍을 염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한 과학기술특성화대 관계자는 "해외유학한 자녀 지원을 위한 전세금 인상 등 국민 정서에 맞지 않는 면도 분명 있지만, 해외출장시 1등석 이용 등 사실보다 부풀려진 의혹도 있었다"며 "앞으로 과학자나 전문가 중 누가 선뜻 후보자 지명을 수용할까 하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조동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가 27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동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가 27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일각에선 청와대의 조 후보자에 대한 지명 철회에 대해 석연치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청와대의 7대 고위인사 배제 원칙을 장관 후보자들에게 동일하게 적용하면 모두 비슷한 상황에서 다른 정치인 출신 장관 후보자들을 살리기 위해 과학을 희생양 삼았다는 것이다. 이덕환 서강대 화학과 교수는 "조 후보자가 연구자로서는 일부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지만 과기정통부 장관 후보자로서 자격이 부족한 것은 사실이었다"면서도 "다른 장관 후보자들도 조 후보자만큼의 비리나 문제들이 드러났지만 부실학회 참여라는 한 건으로 과기계 출신 인사의 지명철회를 했다는 점은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조 후보자의 이번 낙마로 과기정통부 장관 교체는 당분간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당장 4월초 새 후보를 정부가 지명한다고 해도 청문회까지 최소 한 달은 소요된다. 하지만 과기정통부 수장을 맡길 새 후보자를 당장 찾기도 어려울뿐더러 이번 인사 청문회에서 중요한 잣대로 나타난 연구자로서의 자질과 도덕성 문제를 빗겨갈 참신한 인사를 여권 내에서만 찾기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사실상 장관 교체가 하반기로 밀려난 상황에서 유영민 장관도 계속해서 장관직을 수행할 수 밖는 실정이다. 내년도 총선 출마 의지를 밝히고 지역구로 내려갈 준비를 마친 유 장관으로서도 마냥 달가운 상황만은 아니다.  일각에서는 4월 초 5G 서비스 출시 등 굵직한 일정이 많은 상황에서 차질이 빚어질 것을 우려하기도 한다. 개각을 앞두고 부처 내에서 수 개월간 레임덕 현상이 나타난 점을 감안하면 다시 조직을 서둘러 추슬러 정책 공백을 막아야하는 상황이다. 

 

과기정통부는 이날 별도 입장 표명은 하지 않은 채 장관 취임과 상관 없이 현안을 차질없이 해결하겠다는 원칙론적인 입장만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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