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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ADHD 제때 치료 안하면 어른 되도 정신질환 겪을 확률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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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04월 03일 15:24 프린트하기

 

유아기의 ADHD가 청소년기, 성인기에도 지속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유아기의 ADHD가 청소년기, 성인기에도 지속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어릴 때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를 적절히 치료하지 않으면 청소년기, 성인기에서 지속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우울증이나 적대적 반항 장애, 게임 중독 등 다른 정신질환을 유발할 가능성도 제시됐다.

 

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는 3일 서울 종로구 내일캠퍼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와 관련된 최신 연구 성과를 공개했다. 

 

국내외에서 통상적으로 ADHD 환자의 비율은 미취학 아동 5~10%, 청소년 4~8%, 성인 3~5%에 이른다. 학계에서는 어린 시절 ADHD가 나타나면 청소년기와 성인기에서도 지속된다고 보고 있다. 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 이사장을 맡고있는 김붕년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ADHD를 진단받은 아동의 약 70%가 청소년기까지, 약 50%가 성인까지 지속된다”면서 “연령에 따라 증상의 변화가 있다”고 말했다. 

 

적대적 반항장애 어린이 환자 10명 중 4명꼴로 ADHD가 원인 

한 대학병원에서 신경정신과 의사가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장애(ADHD)로 의심되는 아이를 진료하고 있다. 사진 제공 삼성서울병원
한 대학병원에서 신경정신과 의사가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장애(ADHD)로 의심되는 아이를 진료하고 있다. 사진 제공 삼성서울병원

김붕년 교수팀은 2016년 9월부터 약 1년 6개월간 전국 4대 권역(서울, 고양, 대구, 제주)의 소아청소년 및 그 부모 4057명을 대상으로 역학 조사를 했다. 먼저 ADHD를 진단받은 초등학생이 또 다른 공존질환을 겪을 수 있는지에 대해 알아봤다.

 

연구팀이 만 13세 미만 초등학생 1138명을 대상으로 진단적 면접도구(DISC)와 진단적 예측 설문도구(DPS)를 실행한 결과, 적대적 반항장애 환자가 가장 많았고(19.8%), ADHD(10.24%)와 특정 공포증(8.42%)이 뒤를 이었다. 적대적 반항장애의 경우 환자 10명 중 ADHD 진단을 받은 적 있는 환자가 4명에 달했다.  
 
김 교수는 “ADHD 어린이 환자가 약물 치료 등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고 어른으로부터 반복적인 제제만 당해 이에 대한 스트레스가 성장 과정에서 적대적 반항장애로 이어질 확률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며 “적대적 반항장애를 진단받은 어린이는 기저질환인 ADHD도 있는지 진단하고 함께 치료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초등학생 자녀가 적대적 반항장애 증상을 보일 경우 단순한 반항으로 여기지 말고 부모의 양육방식과 더불어, 유아기 시절 자녀의 행동과 증상을 되짚어보고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와 면밀히 상담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ADHD 청소년 환자, 자살 충동 6배 이상 느껴 , 성인 환자는 중독질환 가능성

 

중고등학생의 경우 ADHD를 적절히 치료받지 않으면 자살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 결과도 발표됐다. 연구팀이 만 13세 이상 청소년 99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ADHD를 진단받은 청소년이 자살 의도를 가지는 비율(6.6%)은 일반 청소년(1.1%)보다 무려 6배나 높았다. 자살을 생각하거나(24.4%), 구체적으로 자살을 계획하는 비율(6.8)도 일반 청소년에 비해 각각 2~3배 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김 교수는 “국내에서 ADHD 청소년의 자살 관련 경험 비율이 일반 청소년에 비해 높은 것은 ADHD 증상으로 어릴 때부터 쌓인 분노와 고립감, 복수심 등이 청소년기에 접어들어 우울감과 겹쳐 공격적이고 극단적인 행동으로 표출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학회에서는 성인 ADHD 환자의 경우 게임 및 약물, 알코올 중독 등 각종 중독 장애로 이어질 수 있음을 경고했다. 서울대병원 김붕년 교수팀과 중앙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한덕현 교수팀이 국내 인터넷게임중독 환자 255명을 3년간 관찰 및 추적 연구한 결과 ADHD 환자는 정상인에 비해 인터넷게임중독이 더 만성적으로 진행됐다. ADHD가 없는 사람이 게임 중독에 빠져 적절한 치료를 받을 경우 회복률이 1년 후 49%, 2년후 58%, 3년후 94%에 이르렀다. 하지만 ADHD 환자는각각 17%, 43%, 61%에 머물렀다. 치료를 받은 지 2년 내에 게임 중독이 재발할 확률도 ADHD 환자의 경우 6배나 높았다.

 

알코올 중독 장애에서도 ADHD 환자가 일반 환자보다 5~10배가량 많았으며, 약물 남용으로 치료를 받는 성인 중 25%가 ADHD 환자인 것으로 조사됐다.

 

한덕현 교수는 “ADHD를 방치하면 시간이 지날수록 더 강한 자극에 반응해 다양한 형태의 중독 장애로 이어질 수 있다”며 “가급적 조기에 ADHD를 진단받고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특히 성인 ADHD 환자는 유아-소아-청소년기를 거치며 이미 적대적 반항장애나 우울증 등의 공존 질환을 경험했을 확률이 높아 ADHD 진단과 선행 치료가 더 늦어진다면 제대로 된 사회생활 적응도 어려워진다”고 말했다. 


ADHD를 정신질환으로 인지하고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게 중요 

 

김붕년 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 이사장(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이 ADHD에 대한 최신 연구 성과를 발표하고 있다. 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 제공
김붕년 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 이사장(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이 ADHD에 대한
최신 연구 성과를 발표하고 있다. 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 제공

 

문제는 국내에서는 아직까지 ADHD를 정신질환으로 인지하지 못하거나, 사회적인 편견으로 인해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학회의 발표에 따르면 국내 소아청소년이 ADHD를 비롯한 정신건강 문제로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와 상담한 비율은 3.1%에 불과했다.  

 

ADHD 증상은 환경적 요인에 따라 다양한 양상으로 발현될 수 있고, 공존 질환이 동반된 경우 ADHD 증상이 상대적으로 덜 나타나 산만하거나 과격한 행동 등 일반적인 질환 증상이 보이지 않을 수 있다. 따라서 자의적으로 현재 증상에 대해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와 충분한 상담으로 질환을 진단하는 과정이 필수적이다.
 
김봉석 인제대 상계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ADHD는 전 생애주기에 걸쳐 다양한 증상으로 발현돼 일상생활뿐 아니라 주변 사람들에게나 사회생활, 경제에도 영향을 줄 수 있어 조기 진단과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며 “본인은 스스로 극복하고자 하는 의지를 다지고, 가족과 주변 사람들, 사회에서는 편견 없는 시선으로 환자를 바라보는 등 전 사회구성원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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