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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ience토크] 철학자와 과학자들 인간의 자유의지 실체 밝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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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04월 07일 00:00 프린트하기

 

‘왼손을 올리거나 손가락 하나를 두드리는 행동을 하기 전에 뇌에서 먼저 신호가 만들어질까. 신호가 만들어진다면 행동을 하기 전 얼마나 짧은 시간에 신호가 생성돼 시냅스를 타고 근육으로 전달될까.’

 

‘불이 붙은 자동차에 아이가 혼자 있다. 자동차가 금방이라도 폭발할 것 같은 상황에서 어떤 이는 아이를 구하기 위해 지체없이 자동차로 달려가고 어떤 이는 꼼짝도 못하고 서있다. 두 사람의 차이는 어디서 비롯되는 것일까.’

 

두 사례는 공통점이 있다. 인간의 ‘자유 의지(free will)’와 관련된 질문이라는 점이다. 인간에게 자유의지가 있는 것인지, 만일 있다면 자유의지를 갖는 데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또 인간은 자유의지에 필요한 것을 갖고 있는 것일까. 

 

이같은 근본적인 물음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신경과학자와 철학자들이 사상 첫 협력 연구를 시작한다. 국제학술지 ‘사이언스’는 지난 3월 말 최근 2개의 민간 재단이 700만달러(약 80억원)의 연구비를 지원해 전세계에서 온 17명의 신경과학자와 철학자들이 인간의 자유의지가 어디서 왔는지 찾기 위한 연구를 시작한다고 보도했다. 

 

연구를 지원한 기관은 미국 펜실베이니사주 소재 존템플턴재단과 미시간주 소재 페처(Fetzer) 연구소다. 4년간 700만 달러의 연구비를 지원한다. 인간의 뇌가 의사결정과 행동을 어떻게 의식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지 답을 찾는 것이 목표다. 

 

철학자들은 인간이 자유의지를 갖고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수천년을 고민했지만 결정적인 답을 아직 내놓지 못하고 있다. 신경과학자들의 사정은 조금 다르다. 기능성 자기공명영상장치(fMRI), 컴퓨터단층촬영(CT) 등을 뇌 연구에 본격적으로 이용할 수 있게 된 1980년대 이후부터 연구를 시작했다. 신경과학자들은 당시만 해도 뇌에서 행동의 기원을 밝힐 수 있다고 확신했지만 30년을 훌쩍 넘긴 현재까지도 답을 찾지 못했다. 

 

신경과학자들이 자유의지 연구를 본격화한 계기는 1983년 생리학자인 벤자민 리벳이 행동에 앞서 뇌 신호가 먼저 발생한다는 사실을 발견한 때부터다. ‘운동준비전위(readiness potential)’로 불리는 이 발견으로 리벳 박사는 사람들이 뭔가 행동을 하려는 결정을 의식적으로 하기 전에 운동준비전위 현상이 먼저 일어난다고 주장했다. 

 

신경과학자들은 리벳 박사의 주장을 입증하기 위해 후속 연구에 도전했고 1000여개의 관련 논문이 쏟아져 나왔다. 하지만 리벳 박사의 연구가 잘못된 해석이며 인간의 자유의지에 대한 연구내용이 부족하다는 결론을 내놨다. 뇌 활동 또는 신호만이 손을 움직이는 행동에 앞서는 것인지, 또는 어떤 손을 움직일지 예측하는 데 있어서 신호의 차이가 있는지 등에 대한 답을 찾지 못한 것이다. 뇌 신호가 얼마나 빨리 이뤄지는지도 알아내려고 했으나 이렇다 할 결론에 도달하지 못했다. 

 

한계에 봉착한 신경과학자들은 자유의지에 대한 질문을 다시 설계하기 위해 철학자들에게 손을 내밀었다. 이번 연구프로젝트에 참여하는 신경과학자는 8명, 철학자는 9명이다. 이들의 목표는 2개의 질문에 답을 제시하는 것이다. 하나는 ‘인간이 자유의지를 갖는 데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이며 또다른 하나는 ‘자유의지가 무엇이든 간에 인간에게 정말 자유의지가 있는 것일까’이다. 

 

19명의 학자가 연구를 이끌지만 전체 연구단이 설계한 실제 개별 프로젝트마다 2명의 신경과학자와 1명의 철학자가 참여한다. 연구비를 지원한 2개 기관의 계약서에 명시돼 있는 부분이다. 철학자들은 인간의 자유의지에 관해 어떤 질문을 던져야 옳은 질문일지를 먼저 정한다. 질문이 정해지면 질문에 정확하게 답할 수 있는 실험을 어떻게 설계할 것인가는 신경과학자들의 몫이다. 실험이 끝나면 실험 결과가 의미하는 것은 무엇인지 함께 해석하고 논문을 발표하는 일련의 과정이 진행될 예정이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어바인 소재 채프먼대학의 심리학자이자 계산신경과학자인 유리 마오즈 교수는 “벤자민 리벳 박사의 실험을 뛰어넘는 실험을 설계하는 것이 목표”라며 “그러기 위해선 보다 정교하고 잘 정리된 질문을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불타는 자동차에 있는 아이를 구하는 행동과 의사결정은 극단적이지만 도덕성과도 관련있는 철학적인 상황”이라며 “자발적 행동과 비자발적 행동을 구별하면 법체계에도 영향을 줄 수 있으며 뇌가 자유의지가 관여한 운동을 과학적으로 어떻게 일으키는지 알아낸다면 퇴행성 뇌질환인 파킨슨병 연구에 전혀 다른 의미의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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