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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PS는 1024주마다 'Y2K' 공포 온다… 6일 美GPS 시간표기 ‘리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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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PS는 1024주마다 'Y2K' 공포 온다… 6일 美GPS 시간표기 ‘리셋’

2019.04.09 06:00
CeBIT 전시회에 소개된 러시아 인공위성 위치확인시스템 ‘글로나스’용 인공위성의 실제 크기 모형. 사람 키 보다 훨씬 클 정도로 대형이다. 위키미디어 제공.
CeBIT 전시회에 소개된 러시아 인공위성 위치정보시스템 ‘글로나스’용 인공위성의 실제 크기 모형. 사람 키 보다 훨씬 클 정도로 대형이다. 위키미디어 제공.

독일 지진연구소 연구진은 이달 6일을 전후해 934개의 지진계를 점검했다. 알프스 산맥 주변 22개의 지진계 중에서 13개의 지진계에 대해 소프트웨어 ‘펌웨어’를 업데이트했다. 연구진은 운용중인 수백개의 지진계를 2022년까지 교체하거나 업데이트할 계획을 세웠다. 일본이 운용중인 중성미자 검출기 ‘슈퍼 카미오칸데’ 연구진도 같은 날 장비를 꼼꼼이 점검했다. 입자 빔과 원거리 탐지기가 제대로 동기화하는지 여부를 살폈다. 

 

전세계 과학 연구 현장 연구자들은 6일 전후로 긴장감을 늦추지 않았다. 미국이 운용중인 항법위성시스템(GNSS)인 글로벌위치확인시스템(GPS)이 이날 시간 표기를 재설정했기 때문이다. 

 

GPS의 시간 표기 재설정은 ‘위크 넘버 롤오버(Week Number Rollover)’로 불리는 GPS 자체 결함과 오작동에서 비롯된 일이다. 미국의 GPS는 2진법 숫자 10자리를 기준으로 매주 시간을 표시하는 숫자 데이터로 표기한다. 글로벌 서비스를 시작하며 1980년 1월 6일부터 이같은 방식이 적용됐다. 

 

1980년 1월 6일을 기준으로 이 때부터 첫째 주가 ‘위크1’, 그 다음이 ‘위크2’로 표기되는 방식이다. 2진법에서 10자리 숫자는 산술적으로 1024까지 표기가 가능하다. 1980년 1월 6일 이후 1024주가 되는 1999년 7월 처음으로 ‘롤오버’ 문제가 발생했다. ‘위크1024’ 표기 이후 다시 시간 표기가 재설정되면서 ‘위크1’부터 시작하는 셈이다. 

 

GPS 위성에는 원자시계가 설치돼 있어 인공위성의 고도에 따른 중력 차이와 위성 속도에 따른 시간 흐름차이까지도 정확하게 보정, 정교한 시간 정보가 제공된다. GPS 수신기를 통해 정교한 시간 정보를 얻어야 하는 민감한 과학장비가 롤오버로 시간 데이터를 혼동하면 데이터 오류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GPS가 제공하는 시간 정보와 동기화하는 과학장비를 운용하는 지진학이나 입자물리학 분야 연구자들은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지진계는 기본적으로 지진파인 P파(종파)와 S파(횡파)가 지진계에 도달한 시점을 분석한 데이터를 활용해 진앙의 깊이나 진원지 위치를 파악한다. GPS 수신기가 달린 지진계는 GPS 위성이 제공하는 정교한 시간 신호를 이용해 이 작업을 수행한다. GPS와 시간 동기화를 하는 전파망원경이나 레이저나 빔을 쏴 되돌아오는 시간을 계산해 중성미자 등 우주입자를 검출하는 기초과학 장비도 영향을 받는다. 

 

1999년 이미 한 때 롤오버 이슈를 겪었던 연구자들은 문제가 발생하기 전 장비 제조사의 지침에 따라 장비를 업데이트하고 있다. 독일 지진연구소의 지진학자인 크리스천 하버랜드는 “롤오버 문제는 심각한 이슈”라며 “추가적인 작업이 필요하며 어떤 경우에는 펌웨어 업데이트가 안돼 최신 장비로 교체해야 한다”고 밝혔다. 

 

230개의 대학 연구자들이 참여하고 있는 미국의 GPS 연구 대학연합인 UNAVCO는 지구의 형태와 지표면의 움직임을 지속적으로 측정하고 있따. UNAVCO의 프로젝트 매니저인 프레데릭 블룸 박사는 “UNAVCO가 운용중인 일부 장비가 손상되거나 정상 복구가 불가능한 데이터가 일부 생성되고 있다”고 밝혔다. 

 

천세범 한국항공우주연구원 항법기술연구실 선임연구원은 “1999년 말 밀레니엄 버그로 불렸던 Y2K처럼 GPS에도 유사한 문제가 약 19년마다 한번씩 생기는 것”이라며 “수많은 장비들이 GPS의 원자시계가 제공하는 시간을 동기화하는데 1999년의 경험으로 어느 정도 대응이 잘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러시아가 개발한 항법위성시스템인 ‘글로나스(GLONASS)’, 유럽연합(EU)의 ‘갈릴레오(Galileo)’나 중국의 ‘베이더우(Beidou)’ 시스템을 이용하는 장비들은 롤오버 문제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 중국의 베이더우 시스템은 중국의 독자 위성항법시스템으로 지난해 12월 27일부터 세계 4번째로 글로벌 서비스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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