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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스텔라 속 블랙홀은 얼마나 사실적일까' 관측결과 오늘밤 첫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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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스텔라 속 블랙홀은 얼마나 사실적일까' 관측결과 오늘밤 첫 공개

2019.04.09 19:33
영화 인터스텔라에 등장하는 블랙홀의 이미지. 그 동안 블랙홀을 직접 관측하지 못해 계산에 의존해 추정했던 블랙홀의 모습을 10일 밤(한국시간) 발표되는 사건의 지평선 망원경 프로젝트 결과로 확인할 수 있을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인터스텔라 영상 캡쳐
영화 '인터스텔라'에 등장하는 블랙홀의 이미지. 그 동안 블랙홀을 직접 관측하지 못해 계산에 의존해 추정했던 블랙홀의 모습을 10일 밤(한국시간) 발표되는 '사건의 지평선 망원경' 프로젝트 결과로 확인할 수 있을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인터스텔라 영상 캡쳐

인류는 사상 처음으로 블랙홀의 ‘민낯’을 마주할 수 있을까. 


유럽남방천문대(ESO)가 10일 오후 3시(한국시간 10일 밤 10시) 세계 여섯 곳에서 동시에 진행되는 기자회견을 통해 ‘사건의 지평선 망원경(EHT)’ 프로젝트의 첫 관측 결과를 발표할 것을 예고한 가운데, 천문학계는 “처음으로 블랙홀을 관측한 이미지가 공개될 것”이라는 기대감에 술렁이고 있다.


유럽남방천문대는 1일부터 “4월 10일 오후에 벨기에 브뤼셀과 미국 워싱턴DC, 일본 도쿄, 중국 상하이, 대만 타이페이 등 세계 여섯 곳에서 EHT 프로젝트의 ‘놀라운(groundbreaking) 결과’를 발표하기 위한 기자회견을 열 것”이라고 밝혀 왔다. 주 기자회견장인 브뤼셀 기자회견에서는 헤이노 팰케 네덜란드 라드보드대 교수(EHT 과학위원장)과 에두아르도 로스 독일 막스플랑크 전파천문학연구소 교수(EHT 이사) 등이참석해 결과를 설명할 예정이다.


EHT는 블랙홀의 외부 경계면인 사건의 지평선을 관측하기 위해 전세계에 흩어진 전파망원경 또는 전파망원경 여러 개를 연결해 ‘간섭계’라는 더 큰 전파망원경으로 활용하는 전파망원경 집합체를 쓰는 국제공동연구 프로젝트다. 현재 관측에 참가중인 전파망원경만 미국 본토와 하와이, 그린란드, 유럽 남부, 칠레, 남극 등의 9개, 과거까지 합치면 13개에 이른다. 각각의 전파망원경이 관측한 영상은 미국 매사추세츠공대와 독일 막스플랑크 전파천문학연구소로 보내져 분석된다.


전파망원경은 멀리 떨어진 망원경과 함께 결합하면 더 먼 곳을 선명히 볼 수 있으며, 이론상 지상에서 만들 수 있는 가장 큰 망원경은 지구 크기다. EHT가 바로 지구 크기의 전파망원경을 구성해 우리은하(은하수) 한가운데에 자리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태양 질량의 수백만~수백억 배인 거대질량블랙홀 ‘궁수자리A*’와 처녀자리에 위치한 초거대 타원은하인 ‘처녀자리A 은하(일명 메시에 87)’ 속 블랙홀을 관측해 왔다. 이번에 발표할 관측 결과는 우리은하가 아닌, 보다 큰 규모의 메시에 87 속 블랙홀로 알려졌다.

 

거대한 타원은하인 ′처녀자리A(메시에 87)′의 중심부에 자리한 거대질량블랙홀의 모습을 상상해다. 태양 질량의 70억 배 크기로 추정되는 이 블랙홀의 모습이 이번 EHT 프로젝트를 통해 공개될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제공 NASA
거대한 타원은하인 '처녀자리A(메시에 87)'의 중심부에 자리한 거대질량블랙홀의 모습을 상상해다. 태양 질량의 70억 배 크기로 추정되는 이 블랙홀의 모습이 이번 EHT 프로젝트를 통해 공개될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제공 NASA

EHT가 이번에 발표하는 결과는 최초로 사건의 지평선을 관측한 모습일 가능성이 높다. 블랙홀은 빛마저 빠져나오지 못하는 천체로, 관측 역시 사건의 지평선 주변에 휘감기는 빛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그러니까 블랙홀 자체가 아닌, 그 경계면인 사건의 지평선 바로 바깥을 관측하는 셈이다. 하지만 이는 이론적으로 관찰할 수 있는 가장 직접적인 블랙홀의 모습이다. 한국천문학회 이사인 이강환 서울 서대문자연사박물관장은 “아직 상세한 논문이 나오는 수준은 아니지만, 블랙홀의 모습은 그 자체로 큰 충격을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 동안 사건의 지평선의 모습을 관측하지 못한 것은 망원경의 해상도 때문이다. 아무리 거대질량블랙홀이라고 해도 지구에서는 주변과 함께 하나의 점에 불과할 정도로 작은 크기다. 매우 밀집된 천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주로 거대질량블랙홀이 회전하면서 주변으로 방출하는 X선과 감마선 등 강한 전자기파나 물질을 관측해 간접적으로 존재를 확인해 왔다.


EHT는 이 문제를 두가지 방법으로 해결했다. 임명신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교수는 “해상도를 높이려면 파장을 작게 만들거나 망원경을 크게(간섭계일 경우 더 먼 곳의 망원경으로 더 많이 망원경을 구성해) 만들어야 한다”며 “EHT는 이 두 가지를 모두 활용해 관측해 왔다”고 말했다. EHT는 파장이 밀리미터 수준이 전파를 이용했다.

 

거대한 타원은하인 ′처녀자리A(메시에 87)′의 중심부에 자리한 거대질량블랙홀이 강한 제트를 내뿜는 모습을 허블우주망원경으로 찍었다. 태양 질량의 70억 배 크기로 추정되는 이 블랙홀의 모습이 이번 EHT 프로젝트를 통해 공개될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제공 NASA
거대한 타원은하인 '처녀자리A(메시에 87)'의 중심부에 자리한 거대질량블랙홀이 강한 제트를 내뿜는 모습을 허블우주망원경으로 찍었다. 태양 질량의 70억 배 크기로 추정되는 이 블랙홀의 모습이 이번 EHT 프로젝트를 통해 공개될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제공 NASA

이번 발표에서 정말 사건의 지평선 관측 결과가 나온다면, 이는 아인슈타인이 1915년 일반상대성이론을 발표하고 같은 해에 독일 천체물리학자 마틴 슈바르츠실트가 이 방정식을 풀면서 블랙홀과 사건의 지평선 개념을 구체적으로 제시한 이후 첫 번째 직접 관측이 될 전망이다.

 

이후 일반상대성이론을 연구하는 과정에서 회전하는 블랙홀의 개념이 제안됐고, 수많은 학자들이 계산 결과를 토대로 우주 한가운데에 허공처럼 뻥 뚫리거나, 주변이 심하게 왜곡되고 지평선에 수직 방향으로 강한 제트를 내뿜는 복잡한 모양의 블랙홀 이미지를 제안해 왔다. 영화 ‘인터스텔라’에서는 물리학자 킵손의 자문 아래 3차원 형태의 경이로운 블랙홀 이미지를 재현해 찬사를 받기도 했다. 이번에 EHT에서 발표될 이미지가 어떤 모습과 가장 비슷할지 역시 큰 관심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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