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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목표는 블랙홀 ‘동영상’ 촬영" 한국 전파망원경 참여도 타진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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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04월 11일 16:08 프린트하기

한국천문연구원 정태현 박사가 11일 서울 LW컨벤션에서 열린 천문연 이벤트 호라이즌 (EHT) 망원경 결과 언론 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천문연구원 정태현 박사가 11일 서울 LW컨벤션에서 열린 '천문연 이벤트 호라이즌 (EHT) 망원경 결과 언론 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블랙홀 사진은 1단계 목표에 불과합니다. 다음 목표인 움직이는 영상을 얻기 위해 노력할 차례입니다. 한국이 보유한 전파망원경을 직접 동시관측에 참여시키는 방안도 타진 중입니다.” 


정태현 한국천문연구원 전파천문본부 선임연구원은 연구원은11일 오전 서울 중구에서 개최한 기자간담회에서 “이제 다음 목표인 블랙홀 동영상 관측을 위해 소프트웨어를 업그레이드하고 관측 기술을 분석 중”이라며 “세 대의 망원경을 추가해 감도를 높일 계획도 있다. 한국 등 동아시아 망원경의 참여도 적극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정 선임연구원은 이번에 블랙홀을 관측한 ‘사건지평선망원경(EHT)’ 프로젝트에 참석한 한국기관 소속 연구자 8명 중 한 명이다.


정 선임연구원은  “한국과 일본, 중국 등의 전파망원경 10기가 모인 ‘동아시아우주전파관측망(EAVN)’과 ‘한국우주전파관측망(KVN)’을 활용한 관측 논문은 어제 발표된 6개 논문 중 4개 논문에 결과가 게재되는 등 이번 관측의 물리적 의미를 증명해주는 역할을 충실히 했다”며 “하지만 전파의 주파수 대역이 조금 달라 직접 다른 망원경과 연결되지는 못했다. 그래서 10기의 EAVN 가운데 1.3mm전파 관측이 가능한 한국과 일본 등의 망원경 3대만이라도 직접 참여시키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고 말했다.


한국에서는 서울대가 보유한 6m급 전파망원경이 이 대역의 전파를 관측할 수 있다. 사샤 트리페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교수는 “서울대 망원경과 일본, 그린란드 등의 망원경으로 이미 3월 1.3mm 대역 시험 관측을 했다”며 “현재 결과를 분석중”이라고 밝혔다. 


EHT는 2017년 4월, 지구 곳곳에 흩어진 전파망원경 또는 전파망원경 집합체 8개를 연계해 지구 크기의 가상의 전파망원경을 구성해 지구에서 5500만 광년 떨어진 은하인 처녀자리A(메시에87)의 초대질량블랙홀을 관측했다. 거대한 블랙홀을 관측할 수 있을 만큼 해상도를 높였지만, 전파를 모으는 능력은 망원경이 많을수록 커진다.

 

김재영 독일 막스플랑크 전파연구소 연구원은 많은 전파를 모으면 그만큼 감도가 높아져 더 세밀하고 잡음 없는 관측이 가능하다”며 “이를 위해 미국 애리조나와 프랑스 등의 전파망원경이 앞으로 추가로 합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국 등 동아시아 전파망원경이 참여하면 더욱 정밀한 관측이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데이터·날씨와의 씨름 힘들어...“최대 성과는 상대성이론 증명”

 

칠레에 설치된 전파망원경 알마(ALMA). ‘이벤트 호라이즌 망원경(EHT)’ 프로젝트의 일원이다. ESO/C.Malin
칠레에 설치된 전파망원경 알마(ALMA). ‘이벤트 호라이즌 망원경(EHT)’ 프로젝트의 일원이다. ESO/C.Malin

연구팀은 이번 관측의 뒷이야기도 밝혔다. 2017년 4월 열흘 동안 세계 8개 망원경에 흩어져 관측을 했지만, 모든 날 관측을 할 수는 없었다고 했다. 기상이 큰 변수기 때문이다. 문제는 8개 망원경이 모두 날씨가 좋아야 한다는 점인데, 다행히 2017년에는 절반인 닷새 동안 좋은 데이터를 얻을 수 있었다고 한다.

 

2018년에도 관측은 했지만 날씨가 안 좋아 데이터를 얻은 날은 절반 수준이었다. 정 선임연구원은 “하루 관측 데이터가 어마어마하기 때문에 관측을 무작정할 수는 없고, 날씨가 좋은 날을 골라 해야 했다”며 “매일매일 관측 여부를 결정하느라 긴장을 풀 수 없었다”고 밝혔다. 조일제 천문연 연구원에 따르면, 단 5일 관측한 2017년 데이터는 4페타바이트로, MP3 음악으로 치면 4000년간 들을 분량이었다.


EHT는 M87 외에 우리은하 중심부의 초대질량블랙홀인 ‘궁수자리A별’도 관측해 왔다. 하지만 이 관측 결과는 좀더 시간이 걸려야 분석이 될 예정이다. 자오 광야오 천문연 박사후연구원은 “우리은하 내부를 관통해 관측하다 보니 방해되는 요소가 많아 해석이 더 어려운 면이 있다”며 “정확히 결과가 나오는 시점을 알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번 관측의 의의에 대해 연구자들은 “아인슈타인의 이론이 블랙홀이라는 ‘극단적 조건’에서 작동함을 증명한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김 연구원은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이론에 따르면, 강한 중력은 시공간을 휘어 빛의 진행을 바꾼다. 이 사실은 정확히 100년 전인 1919년에 개기일식을 통해 증명됐지만, 태양과 같이 약한 중력이 아닌 극단적으로 강한 중력 조건에서도 과연 통할지는 직접 증명되지 않았다”며 “이번에 블랙홀을 관측하면서 이 사실이 증명됐다”고 말했다. 연구의 학문적 가치에 대해 손봉원 한국천문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연구를 주도한 연구자는 노벨상을 받을 만한 자격이 있는 연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 선임연구원은 “가장 보기 어려웠던 초미세 지역에서 발생하는 천체물리학적 현상을 관측기술의 발전을 통해 연구했다”며 “블랙홀은 크기는 작지만 영향력은 우주 전체에 미친다. 연구가 진행될수록 우주에 대해 많은 것을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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