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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력硏 방사성폐기물 71t 절취 등으로 증발" 최종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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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력硏 방사성폐기물 71t 절취 등으로 증발" 최종 확인

2019.04.12 16:40
한국원자력연구원 제공
한국원자력연구원 제공

한국원자력연구원이 서울 노원구에 설치한 연구용 원자로를 해체하는 과정에서 나온 납과 구리전선, 철제와 알루미늄 등 약 71t이 연구원 직원들에 의해 무단으로 외부로 빼돌려지거나 분실된 것으로 최종 결론이 나왔다. 중복 기록과 함께 일부는 기록이 누락되는 등 원자력연구원 측의 관리가 소홀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원자력안전위원회는 12일 제100회 원자력안전위원회를 열고 ‘한국원자력연구원이 방사성폐기물을 무단폐기한 사안에 대한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재발방지를 위해 ‘한국원자력연구원 해체폐기물 관리강화 방안’을 보고받았다.

 

원안위는 지난 1월말 원자력연구원 소속 직원이 연구용 원자로 해체과정에서 발생한 납 폐기물 등을 훔쳐 처분했다는 제보를 입수하고 조사를 벌였다.

 

원안위는 "조사 결과 해체가 진행된 1997~2008년 트리가 마크 3 원자로에서 나온 방사성폐기물 중 납 약 44t, 구리전선 약 0.4t, 철제와 알루미늄을 비롯한 금속류 약 26.9t이 무단으로 절취되거나 분실된 것으로 최종 확정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해 6월 1차 조사 발표에서는 2000년∼2014년 원자로를 해체한 뒤 나온 방사선 차폐용 납이 당초 발생량보다 줄어든 것을 확인하고 차폐용 납 17t, 납 벽돌 폐기물 9t, 납 재질 컨테이너 8t의 소재가 파악되지 않았다고 발표했다. 또 2004~2012년 핵연료 국산화 기술 개발시설인 우라늄 변환시설 해체 과정에서 나온 구리전선 약 5t도 2009년 무단으로 매각된 사실도 포착했다고 했다. 무게 2.4~5kg 금 재질의 공정 온도 유지용 패킹도 2006년 전후로 도난 당한 것으로 보고됐다. 

 

이번 2차 조사에서는 첫 조사 발표 당시 정확하게 집계되지 않았던 해체 폐기물의 양을 확정했다. 상당량의 해체 폐기물은 기록 오류로 확인됐다. 납 폐기물의 경우 원자로를 해체하며 76.9t이 나왔으나 보관량은 10.1t으로 확인됐다. 1차 조사 당시 34.1t에 이르는 폐기물이 사라진 것은 확인됐지만, 원자력연구원 측은 이중 32.7t은 반출기록 중복에 따른 오류라고 주장했다.

 

원안위는 이와 관련해 당시 방사능 누출을 막는 차폐체 전체를 납 폐기물로 가정해 발생량을 산정했으나, 차폐체는 철제용기 내부에 납이나 파라핀이 충진된 철재용기여서 이로 인해 23.1t이 중복 산정된 것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사라진 납 폐기물은 약 43.7t으로 결론이 났다. 이와 별도로 구리전선 폐기물도 기록에서 15㎏이 추가 확인됐고, 금속 폐기물에서도 재분류과정에서 오류를 확인했다. 1차 조사 결과에서 사라진 것으로 나타난 금은 기록에 차이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원안위는 이번 2차 조사결과 발표에서 측정과정에서의 오차 등으로 토양과 콘크리트 폐기물 약 6.3t이 분실됐고, 기타 폐기물은 약 5.5t이 더 보관된 것을 추가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사라진 폐기물에 대한 방사선영향평가결과 최대 피폭선량은 연간 0.583 mSv로 안전 선량한도(연간 1mSv) 이내임이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한국원자력연구원 제공
한국원자력연구원 제공

원안위는 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한국의 첫  원자력 이용시설 해체 사업에서 작업자의 안전성에만 주안을 둔 결과 해체 폐기물의 처리와 처분에 대해서는 체계적 접근이 미흡했다”며 “사전계획없이 선해체 후에 반출하다보니 분류 오기도 많았고 사업자가 처분하면서 임의 판단에 따라 방사성 폐기물을 구분하고 관리하는 기록관리 부실도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다만 “추가 확인된 위반사항은 없고 허위기록은 없어 처분에선 제외됐다”며 “서울의 연구로를 해체하면서 원자력연이 관리부실과 소홀로 무단폐기와 분실을 불렀고 올바른 계량과 기록으로 이력을 성실히 관리하지 않은 잘못을 고려해 주의조치했다”고 밝혔다.


원안위와 원자력연구원은 이번에 드러난 문제점을 진단하고 재발방지를 위한 조치도 내놨다. 김영기 원자력연구원 부원장은 이날 자체 마련한 폐기물 관리강화 방안을 보고했다. 김 부원장은 “서울 연구용원자로 및 대전 원자력시설 해체에서 발생한 폐기물 무단 처분 의혹에 대한 실태 조사를 받았다”며 “그 결과 핵연료물질 사용 및 소지 변경허가 위반, 안전관리규정 위반 등 6개 분야 총 10건의 위반사항이 확인됐다”고 했다. 원자력연구원은 위반 원인이 해체폐기물 관리감독과 이력관리 미흡, 해체폐기물 저장공간 부족, 해체현장 관리 미흡에 있다고 보고 이에 대응하는 관리강화방안을 보고했다.

 

원자력연은 우선 해체폐기물관리시설 관리 강화를 위해서 방사성물질등 운반 절차서를 개정해 물질을 반출할 때 안전 담당자를 입회시키고 확인하도록 했다. 폐기물의 이동을 자동 점검하도록 자동출입관리시스템을 설치하고, 해체 작업자는 작업 전과 매년 1회씩 폐기물 관리교육을 받도록 하겠다고 보고했다.

 

해체폐기물 이력관리 강화를 위해서는 오는 11월까지 연구로 해체폐기물을 모두 관리하는 전산시스템을 만들기로 했다. 해체폐기물의 분류기준이 모호했던 점을 고려해 분류기준과 수량관리기준을 보관용기를 통일하는 등 표준화하기로 했다. 작업현장마다 저울을 설치해 계량관리도 철저히 하기로 했다.

 

원자력연구원은 지난해 8월 해체폐기물 저장공간을 위해 자체처분대상폐기물 저장고를 완성했다고 보고했다. 폐기물을 자체처분 승인 전까지 보관하는 저장고다. 방사성폐기물 종합관리시설도 짓기로 했다. 발생한 해체폐기물을 장기간 보관하지 않도록 빠르게 처리할 수 있는 방사성폐기물종합관리시설도 2021년까지 설치하기로 했다. 서울의 연구로 해체현장 관리를 위해 출입구에 6대의 감시카메라를 설치했고, 전담 방사선안전관리자를 6월까지 배치하기로 했다.

 

12일 열린 제100회 원자력안전위원회 회의에서 엄재식 원자력안전위원회 위원장과 한은미 위원이 안건을 듣고 있다. 원자력안전위원회 제공
12일 열린 제100회 원자력안전위원회 회의에서 엄재식 원자력안전위원회 위원장과 한은미 위원이 안건을 듣고 있다. 원자력안전위원회 제공

원안위 위원들은 원자력연의 조치를 강화할 것과 이번 일을 원자력 안전을 강화할 계기로 삼기를 주문했다. 김호철 원안위 위원은 “대전지검의 수사결과도 대책을 강화하는 데 있어서 참고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은미 위원은 “원자력연뿐 아니라 앞으로 발생할 수많은 폐기물 관련해 원자력연이 이번 사건을 시점으로 폐기물 문제에 있어 인지하는 것보다 심각한 문제라는 걸 드러내는 기회로 삼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엄재식 원안위원장은 “2017년부터 겪은 이 문제는 그동안 원자력연이 관행에 의존했고 안전문화적인 요소 등 상대적으로 경시했던 부분들이 중요하게 드러났다"며 “원자력연구원이 한 단계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당부했다. 

 

원전이 노후화되고 정부의 탈원전 기조에 따라 앞으로 원전해체가 예정돼있는 만큼 이번 조치가 향후 안전한 원전 해체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날 원안위는 원자력연구원의 연구용원자료 연료가공시설 사업변경허가를 내용으로 담은 ‘원자력이용시설 운영 및 사업 변경허가안’과 후쿠시마 후속대책으로 한국수력원자력에게 요구한 발전소 부지 내 비상대응거점을 확보하는 ‘원전 부지내 비상대응거점 시설 확보 관련 일부 개정고시안’을 심의 의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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