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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산 지진 지난해 2배 늘어…"서울도 영향권 공동연구 서둘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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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04월 15일 17:06 프린트하기

북한을 포함한 국제공동연구진은 2016년 백두산 마그마방의 존재를 최초로 규명한 연구결과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에 발표했다. 사진은 당시 촬영한 백두산의 모습. - Science Advances 제공
북한을 포함한 국제공동연구진은 2016년 백두산 마그마방의 존재를 최초로 규명한 연구결과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에 발표했다. 사진은 당시 촬영한 백두산의 모습. - Science Advances 제공

휴화산이던 백두산 주변 지진 횟수가 지난해 전 년보다 두 배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는 경고가 나왔다.  언제 터질지 모르는 백두산 분화에 대응하기 위한 남북한 및 국제 공동 연구가 서둘러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윤성효 부산대 지구과학교육과 교수(기상청 화산특화연구센터장)는 이달 15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 열린 ‘깨어나는 백두산 화산 어떻게 할 것인가’ 토론회에서 "2017년 백두산에서 관측된 지진 횟수가 10건 미만이었지만 2018년엔 20여 건으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백두산에서는 946년 기록상 가장 큰 분화가 일어난 뒤 20세기 초까지 크고 작은 분화가 일어났다. 이후 휴화산 상태이던 백두산은 2002~2005년 월평균 270차례 작은 지진이 발생하고 헬륨가스가 분출하면서 다시 폭발할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10여년 넘게 소강상태가 지속됐다. 

 

윤 교수는 이날 토론회에서 "백두산이 폭발하면 백두산 바로 아래인 북한의 양강도와 함경도 지역은 물론 기압 위치나 바람의 방향에 따라 강원도와 경기 북부 지역 등 한국도 피해를 입을 수 있다"며 "남북협력 공동연구를 통해 마련될 시나리오를 통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윤 교수는 이날 올해 3월 1일의 한반도 주변의 기상 데이터를 입력해 백두산이 터졌다고 가정했을 때의 화산재가 확산되는 속도를 시연했다.  윤 교수는 “수치모델을 통해 화산재의 이동 방향을 예측한 결과 백두산이 6시간 동안 분출했을 때 양강도와 함경도에는 최대 30㎝의 화산재가 쌓이고, 일본 훗카이도 전역까지 확산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대기권에서 편서풍을 타고 동쪽으로 주로 이동해 일본 방향으로 퍼져나간다는 것이다.

 

한국도 피해를 벗어날 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윤 교수는 “2013년 5월 13일의 기상 자료를 바탕으로 시뮬레이션한 결과 화산재가 강원도와 경기도 북부, 서울까지 내려오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실제 역사 기록에는 이와 유사한 기록도 발견됐다. 윤 교수는 “조선왕조실록을 보면 1654년 함경도 쪽에서 비린내가 나는 연기가 북쪽에서 한양으로 내려왔다는 기록이 있다”고 말했다. 화산 분출로 인한 가스가 한양까지 내려왔다는 기록이다. 

 

전문가들은 인도적 차원을 떠나 한국에도 피해가 올 수 있는 만큼 남북협력 공동연구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윤 교수는 “우리 우수한 기술을 제공해 자료를 공유하며 분석된 데이터를 통한 시나리오로 예측해야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북한과의 연구협력이 유엔 대북제재에 막혀 진척이 없다는 점이다. 화산을 감시할 지진계와 같은 장비의 경우 핵개발에 활용될 수 있어 반입이 철저히 금지된다. 학계는 백두산 화산 분출 가능성을 연구하는 북한, 영국, 미국, 중국 공동연구그룹인 백두산 지질연구그룹(MPGG)의 활동에 주목하고 있다.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는 2017년 영국 유엔대표부가 제출한 의 백두산 화산 국제공동연구에 대해 대북제재 예외조항에 해당한다며 이례적으로 공동 연구를 허용했다. 백두산 화산 분화 문제에 대한 심각성과 인도주의적 측면이 일부 고려된 것이다.

 

제임스 해먼드 런던대 교수가 토론회에서 백두산 지질연구그룹(MPGG)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조승한 기자 shinjsh@donga.com
제임스 해먼드 런던대 교수가 토론회에서 백두산 지질연구그룹(MPGG)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조승한 기자 shinjsh@donga.com

MPGG를 이끌고 있는 제임스 해먼드 런던대 교수는 이달 중순 평향을 방문한 결과를 이날 소개했다. 해먼드 교수는 2011년부터 북한 국가지진국 소속 과학자들과 백두산과 관련된 공동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해먼드 교수는 “지난주 평양을 방문해 올 여름과 내년에 어떻게 연구할지 논의를 했다"며 "이 자리에서 다른 과학자들을 연구에 포함하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말했다. 해먼드 교수는 "무엇보다 한국을 연구에 참여시키는 게 목표"라고 했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북한 과학자들이 인프라와 연구 기자재 등 시설이 부족한 것을 제외하면 이론적인 부분은 뛰어나 공동연구를 수행할 능력을 갖췄다고 평가했다. 해먼드 교수는 “김일성대와 김책공대 연구자들과 함께 일하고 있는데, 국제 연구를 진행할 때 그들의 태도는 꽤 헌신적"이라고 평가했다. 정현기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북한은 풍부한 지하자원 채굴 경험과 함께 ‘지올로지 오브 코리아’라는 학회지를 영문으로 낼 정도로 지식을 많이 쌓았다"고 평가했다. 이윤수 포스텍 환경공학부 교수는 “북한은 지난 4반세기 국제 제재로로 과학 발전으로부터 철저히 외면당했다”며 “그 대신 이론 연구를 많이 했고 발로 뛰면서 하는 연구는 수준급”이라고 말했다.

 

정부도 이날 백두산 화산분화를 위한 연구를 지원하겠다며 북한과의 협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조민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남북교류협력팀장은 “오래 전부터 백두산 화산분화의 위험성을 인지하고 과기정통부는 기상청과 소방방재청과 협력하는 백두산 화산분화 연구 추진체를 조직했다”며 “작년에는 백두산 과학기지 건설 계획의 일환으로 통일부와 남북협력이행추진위원회 협의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 팀장은 북한과의 협력에 힘을 기울이겠다고도 말했다. “영국에서 먼저 우리보다 지진계 반입에 대해 유엔제재 예외 승인을 받았다는게 부끄러우면서도 안타깝다”며 “우리가 먼저 시작했어야 했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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