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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국 미세먼지 줄었다는 중국, 알고보니 대도시만 줄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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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국 미세먼지 줄었다는 중국, 알고보니 대도시만 줄어

2019.04.25 03:00
중국 정부의 도심 지역 미세먼지 감축 정책이 도심 주변지역의 미세먼지 배출량을 늘리는 부작용으로 이어졌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게티이미지뱅크
중국 정부의 도심 지역 미세먼지 감축 정책이 도심 주변지역의 미세먼지 배출량을 늘리는 부작용으로 이어졌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게티이미지뱅크

중국 정부의 도심 지역 미세먼지 감축 정책이 도심 주변 지역의 미세먼지 배출량을 늘리는 부작용으로 이어졌다는 연구결과가 중국 내부에서 나왔다. 중국이 한국 내 미세먼지 문제에 책임이 있다는 주장을 반박하며 증거로 내세우는 도심 지역의 미세먼지 감축은 도시에만 국한됐을 뿐 실제로는 중국 전역의 미세먼지 배출량 감소로 이어지지 못했다는 것이다.

 

빈 첸 중국 베이징사범대 환경학부 교수와 클라우스 후바섹 미국 메릴랜드대 지구물리과학부 교수 공동연구팀은 중국 정부의 미세먼지 감축 정책으로 도심 바깥 지역의 미세먼지 농도가 증가하는 부작용이 생겼고 중국 전체 미세먼지 감축에 실제로 크게 도움이 되지 않았다는 연구결과를 24일(현지시각)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에 발표했다.

 

중국은 석탄화력발전 등으로 인한 미세먼지 배출이 심각한 국가다. 2015년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 연구에 따르면 중국 내 조기 사망자 중 6분의 1은 대기오염으로 인해 사망한 것으로 분석돼 미세먼지는 중국인들의 건강에도 심각한 문제를 일으켰다.

 

중국 정부는 2012년 ‘대기오염방지 행동계획’을 내고 미세먼지 저감 정책을 본격 가동했다. 2017년까지 중국 내 모든 도시의 PM10(지름 10㎛ 이하의 미세먼지) 농도를 2012년 대비 10% 감축한다는 계획이었다. 특히 중국의 수도권에 해당하는 베이징, 텐진, 허베이 지역을 모아 부르는 말인 ‘징진지’ 지역의 PM2.5(지름 2.5㎛ 이하의 미세먼지) 농도를 25% 감축하는 등 대기오염이 심각한 도심 지역 위주로 감축 목표를 잡은 게 특징이다.

 

하지만 도심지역에 집중한 저감 정책은 부작용을 부른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미세먼지 저감 설비 설치율 등 중국 정부의 자료를 토대로 시뮬레이션해 공장 굴뚝 등에서 직접적으로 발생하는 초미세먼지인 1차 초미세먼지(PM2.5)의 2017년 배출량을 추정했다. 그 결과 징진지 지역 1차 초미세먼지 배출량이 연간 580kt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징진지 지역은 2012년 대비 34%를 감축하는 데 성공해 목표를 달성한 것이다.

 

반면 징진지 지역을 제외한 중국 전 지역은 오히려 초미세먼지 배출량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징진지를 제외한 중국 전 지역은 1차 초미세먼지 배출량이 총 323kt 늘어나 2012년 대비 오히려 2.5% 증가했다. 징진지 지역을 포함한 중국 전역은 약 1.8% 감축하는 데 그쳤다. 특히 징진지 주변 지역은 1차 초미세먼지 배출량 증가율이 더 높았다. 징진지 주변부인 산시성은 8%(54kt), 내몽골 자치구는 8%(32kt), 랴오닝성은 5%(32kt), 산둥성은 2%(25kt) 허난성은 2%(24kt) 늘어났다. 연구팀은 오염원 이동 경로를 분석해 징진지 지역에서 감축된 오염원의 41%가 주변 지역 오염원 증가를 유발한 사실을 확인했다.

 

중국의 징진지 지역(오른쪽)은 초미세먼지 감축에 성공(노란색)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징진지 지역을 제외한 전 지역은 미세먼지 감축에 실패(빨간색)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이언스 어드밴시스 제공
중국의 징진지 지역(오른쪽)은 초미세먼지 감축에 성공(노란색)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징진지 지역을 제외한 전 지역은 미세먼지 감축에 실패(빨간색)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이언스 어드밴시스 제공

2차 초미세먼지 발생량도 징진지 지역을 제외한 전 중국 지역에서 모두 늘었다. 미세먼지는 직접 배출되는 것도 있지만, 암모니아(NH₃), 질소산화물(NOx), 황산화물(SOx), 비메탄휘발성유기물질(NMVOC) 등의 물질이 공기 중에서 반응하며 미세먼지로 바뀌기도 한다. 이를 2차 미세먼지라 부른다. 징진지 지역에서 2차 초미세먼지의 원인물질인 NH₃, NOx, SOx, NMVOC의 2017년 배출량은 2012년 대비 각각 0.2%(2kt), 16%(362kt), 20%(529kt), 4.3%(82kt) 줄었다. 반면 징진지를 제외한 지역에서는 각각 0.45%(57kt), 2.0%(379kt), 2.2%(565kt), 1.3%(255kt) 늘었다.

 

연구팀은 결국 징진지에 주력한 중국의 미세먼지 저감 정책이 주변 지역의 미세먼지 농도를 증가시키는 부작용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원인으로는 오염물질을 많이 배출하는 기업들이 강력한 규제를 피해 징진지 지역 주변부로 이동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25% 농도 감소를 피해 감축 목표가 상대적으로 느슨한 지역으로 이동했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이런 지역은 경제적으로 낙후한 지역이 대부분”이라며 “공기질 관리 정책이 덜 엄격한 지역에서 오염을 많이 일으키는 제품군이 쏟아져 나오는게 더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중국은 징진지 일대 연평균 초미세먼지 농도가 2013년 세제곱미터(㎥)당 106㎛에서 2017년 66㎛로 줄었다는 측정치를 제시하는 등 중국의 미세먼지 저감 정책을 자화자찬하며 한국의 미세먼지 문제에 중국의 영향을 부인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연구결과처럼 중국의 미세먼지 저감 정책이 중국 전체의 미세먼지 저감으로 이어지지 못했다는 분석이 많다. 조석연 인하대 환경공학과 교수도 “중국의 주요 도시에서 농도가 줄고 있다고 하지만 도시에만 국한됐을 뿐”이라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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