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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에 ‘그래핀 고속도로’ 깔았더니…신호전달 효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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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에 ‘그래핀 고속도로’ 깔았더니…신호전달 효율↑

2019.05.02 18:06
반도체 안에서 신호를 전달하는 선로를 그래핀으로 대체했다. 이 때, 전하 농도를 높이고 저항을 줄이기 위해 비정질 탄소를 입혔다. 사진제공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티리얼스
반도체 안에서 신호를 전달하는 선로를 그래핀으로 대체했다. 이 때, 전하 농도를 높이고 저항을 줄이기 위해 비정질 탄소를 입혔다. 사진제공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티리얼스

반도체 집적회로에 일종의 ‘고속도로’를 깔아 신호의 전송 속도를 높인 신개념 반도체 소재 기술이 개발됐다. 두께는 수백 분의 1 수준으로 얇으면서도 신호 전송을 방해하던 저항은 60% 줄고 전하량은 20배 증가했다. 최근 중요성이 강조되는 고주파 신호를 전달하는 효율이 높아 차세대 통신 소자와 고속반도체 개발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장재은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정보통신융합전공 교수와 양재훈 연구원팀은 탄소 원자를 얇은 막 형태로 합성한 2차원 신소재인 그래핀을 반도체 회로에 깔아 기존 금속 선로보다 많은 양의 전자를 빠르게 운송하는 반도체용 신호 전송 선로를 개발했다고 2일 밝혔다. 


연구팀은 최근 반도체가 부딪힌 집적화, 고속화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연구를 시작했다. 반도체 내에 많은 소자가 집적되면서, 소자 사이의 신호를 전송하는 일종의 ‘길’인 금속 재질의 선로에 저항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문제가 발생했다. 오래된 마을이 재개발되며 고층건물이 들어섰는데, 길은 옛날의 구불구불한 골목길 그대로인 상황과 비슷하다.

 

이 문제는 전하고자 하는 신호의 주파수가 최근 증가하면서 더욱 큰 문제가 된다. 장 교수는 전화 통화에서 “최근 무선통신은 물론 반도체에서도 고주파 사용이 늘고 있다”며 “고주파로 갈수록 금속선은 저항이 더 커진다. 통신은 광통신으로 대체해 해결이 가능하지만, 반도체에서는 불가능해 대안을 연구했다”고 밝혔다.


장 교수팀은 금속 재질 대신 그래핀을 신호 전송용 길로 활용했다. 그래핀은 탄소 원자가 육각형으로 결합한, 두께 0.3나노미터(nm·1nm는 10억분의 1m)의 얇은 2차원 물질이다. 전선에 널리 쓰이는 구리보다 전기를 전달하는 능력(전기전도도)이 100배 뛰어나고 전자를 이동시키는 속도도 100배 이상 빨라 이상적인 반도체용 물질로 꼽힌다. 


하지만 너무 얇다 보니 전류나 신호를 전달하는 데 방해가 되는 저항이 높고, 전하 농도가 낮아 효율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었다. 비유하자면 골목길 대신 왕복 10차선 고속도로를 깔았는데, 중간중간 구덩이가 많이 패여 있고 지반까지 약해, 정작 차량이 많이 지나다니지 못하는 상황과 같다.

 

왼쪽은 그래핀과 비정질 탄소가 결합하는 과정을 묘사한 모식도다. 오른쪽은 이 결합을 통한 그래핀 내의 전하농도 증가를 나타낸 그래프다. 사진제공 DGIST
왼쪽은 그래핀과 비정질 탄소가 결합하는 과정을 묘사한 모식도다. 오른쪽은 이 결합을 통한 그래핀 내의 전하농도 증가를 나타낸 그래프다. 사진제공 DGIST

장 교수팀은 이런 단점을 해결하고자 그래핀에 불순물을 얇게 덮는 방법을 생각해 냈다. 그래핀 표면에 탄소 덩어리(비정질 탄소)를 흡착시켜 일종의 ‘코팅’처럼 둘러싼 것이다. 약하고 구멍이 패인 고속도로에 시멘트를 입혀 구덩이를 메우고 길을 튼튼하게 만든 것과 같다.

 

연구 결과 이 과정에서 신호 전달을 방해하던 저항은 기존 그래핀 선로보다 60% 감소했고, 신호 손실은 약 절반 정도로 줄어든 것으로 측정됐다. 전달할 수 있는 전하의 농도는 20배 이상 증가했다. 이를 통해 연구팀은 크기는 금속 선로의 수백 분의 1로 작으면서 효율성은 그대로인 고효율, 고속 신호 전송 선로를 완성했다. 

 

장 교수는 “그 동안 금속성 물질인 그래핀을 주로 반도체 물질로 활용하는 연구를 했는데, 우리는 금속 본연의 성질을 강화하는 연구를 통해 이번 성과를 냈다”며 “초고주파에서 높은 효율을 보이는 만큼, 차세대 집적회로 및 초고주파용 회로에 적극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소재 분야 국제학술지 '평셔널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스' 2월 8일자에 게재됐다.
 

장재은 DGIST 정보통신융합전공 교수(오른쪽)와 양재훈 연구원이 연구실에서 포즈를 취했다. 사진제공 DGIST
장재은 DGIST 정보통신융합전공 교수(오른쪽)와 양재훈 연구원이 연구실에서 포즈를 취했다. 사진제공 DG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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