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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를 누르면 꼭 안아드려요' 실로 뜨개질한 소프트로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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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를 누르면 꼭 안아드려요' 실로 뜨개질한 소프트로봇

2019.05.06 16:29
스콧 허드슨 미국 카네기멜론대 인간 컴퓨터 상호작용연구소 교수 연구팀은 천으로 짠 소프트로봇을 선보였다. 토끼의 배를 찌르면 토끼가 손가락을 안아준다. 카네기멜론대 제공
스콧 허드슨 미국 카네기멜론대 인간 컴퓨터 상호작용연구소 교수 연구팀은 천으로 짠 소프트로봇을 선보였다. 토끼의 배를 찌르면 토끼가 손가락을 안아준다. 카네기멜론대 제공

토끼의 배 위 하얀 부분에 손가락을 갖다대면 토끼가 팔과 귀를 구부리며 손가락을 감싼다. 손가락이 배에 닿은 것을 인식하면 내부에 있는 힘줄이 자동으로 잡아당겨지며 토끼의 온몸이 구부러지는 것이다. 로봇 위에 천을 덧입혀놓은 것 같지만 실제는 오로지 실만을 활용해 만들어낸 '소프트 로봇' 이다.

 

스콧 허드슨 미국 카네기멜론대 인간컴퓨터상호작용연구소 교수와 리닝 야오 교수 연구팀은 원하는 모양과 움직임을 구현하도록 힘줄을 내장한 직물을 설계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연구결과를 이달 4일부터 9일까지 스코틀랜드 글래스고에서 열리는 ‘컴퓨터 인간 인터페이스(CHI) 2019’ 학회에서 발표했다.

 

연구팀은 소프트 로봇의 소재로 실을 주목했다. 실은 인간 주변의 부드러운 물건을 만들 때 쓰이는 가장 흔한 재료라 소프트 로봇에 적합하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실로 짠 스웨터가 당신의 주의를 끌기 위해 당신의 어깨를 두드릴 수도 있고, 의자에 달린 천이 당신의 배낭이 열린 것을 보고 등을 찌를 수 있다”며 인간과 상호작용 가능성을 설명했다.

 

연구팀은 직물을 설계하는 과정에서 원하는 움직임을 추가할 수 있는 새로운 설계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단순히 옷의 모양을 설계하는 프로그램이 아닌 내부에 힘줄을 추가해 설계하는 프로그램이다. 촘촘히 짠 직물 사이에 힘줄처럼 기능하는 실을 넣고, 실을 잡아당기거나 풀어줌으로써 직물이 압축됐다 늘어났다 하며 움직임을 만드는 방식이다. 직물을 만든 이후에 힘줄을 직접 잡아당기거나 모터 등을 달아 움직이게 하면 된다.

 

프로그램은 기존 상업용 직물 기계에도 그대로 적용할 수 있다. 원하는 움직임에 따라 힘줄을 직물에 수평, 수직 혹은 대각선으로 넣어 직물을 짜내도록 한다. 천의 모양과 힘줄의 방향이 결합돼 굽힘, 꼬이기, 비틀림 등 다양한 운동 효과를 낼 수 있다. 실은 천연소재인 실크부터 합성섬유인 나일론 등 다양한 재료를 쓸 수 있다.

 

연구팀은 이를 통해 스스로 열렸다 닫히는 조명의 갓도 선보였다. 조명을 드러내고 싶을 때는 힘줄을 잡아당기고, 다시 감추고 싶을때는 힘줄을 풀어주면 된다. 배를 찌르면 손가락을 꼬옥 안아주는 토끼 봉제인형, 소매가 스스로 움직이는 스웨터 등도 선보였다. 연구팀은 “이러한 물체들은 소프트 로봇의 능력을 보여주는 예시의 하나”라고 설명했다.

 

옷에 매달아놓은 직물이 움직이는 모습이다. 카네기멜론대 제공
옷에 매달아놓은 직물이 움직이는 모습이다. 카네기멜론대 제공

물체를 감지하는 기능도 추가할 수 있음을 보였다. 연구팀은 힘줄을 전도성 실로 제작해서 천의 움직임에 따라 힘줄이 늘어나는 것을 감지할 수 있는 것도 보였다. 이렇게 하면 물체가 구부러지거나 뒤틀리는 방향을 알 수 있다.

 

야오 교수는 “본질적으로 안전한 물질로 로봇을 만들기 때문에 누군가를 다치게 하는 것은 매우 어려울 것”이라며 “사람들이 이미 편안하다고 인식하는 재료를 쓰는 데 엄청난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연구 소개 동영상: https://youtu.be/wdOq1nUjmp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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