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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틀포레스트는 허구?' 도시보다 농촌 비만 더 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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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05월 09일 02:00 프린트하기

상식과 달리, 농촌이 도시보다 비만 인구 증가가 더 많다는 사실이 대규모 국제연구 결과 밝혀졌다. 도시화가 나쁜 식습관으로 건강을 해치고 비만을 유발할 것이라는 기존 통설이 틀렸다는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사진은 농촌 생활을 주제로 한 영화 ‘리틀포레스트’의 한 장면. 원작은 이가리시 다이스케의 만화다. 사진제공 메가박스 플러스엠 제공
상식과 달리, 농촌이 도시보다 비만 인구 증가가 더 많다는 사실이 대규모 국제연구 결과 밝혀졌다. 도시화가 나쁜 식습관으로 건강을 해치고 비만을 유발할 것이라는 기존 통설이 틀렸다는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사진은 농촌 생활을 주제로 한 영화 ‘리틀포레스트’의 한 장면. 원작은 이가리시 다이스케의 만화다. 사진제공 메가박스 플러스엠 제공

도시의 삶에 지친 청년의 귀농기를 그린 영화 ‘리틀 포레스트’는 농촌에 대한 낭만으로 가득하다. 자연이 주는 건강한 제철 음식을 먹으며 주인공은 몸은 물론 마음을 치유해 간다. 하지만 이것이 작품 속에만 존재하는 허구일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농촌은 도시보다 건강하지 못한 식생활을 할 가능성이 높으며, 이 때문에 최근 증가하는 비만 인구 다수가 농촌에서 나오고 있는 사실이 대규모 국제 연구결과 드러났다.


한국과 영국, 미국, 캐나다, 파키스탄 등 8개국 연구팀이 주도한 ‘NCD 리스크팩터 컬래버레이션(NCD-RisC)’ 팀은 1985~2017년 발간된 전세계 1억 1200만 명의 건강 연구 논문 및 데이터 2009개를 지역 별로 분석한 결과 그 동안 증가된 비만인구가 도시보다는 농촌에 절대적으로 많다는 결과를 얻었다고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8일 공개했다. 1억 명이 넘는 전 세계 비만 인구를 도시와 농촌 등 지역별로 분석한 연구는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진은 전 세계 200개국 연구자 1000여 명으로부터 데이터를 제공받아 이런 결과를 얻었다. 연구 결과는 사람들이 흔히 갖고 있던 비만에 대한 선입견을 모두 깨뜨렸다. 먼저 최근 33년간 증가하고 있는 비만 인구수를 지역별로 분류했을 때, 절대수가 많은 곳은 농촌 지역으로 나타났다. 연구 기간 동안 증가한 전체 비만인의 55%가 농촌에 살았다. 농촌의 인구가 도시보다 많아서도 아니었다. 2008년부터 농촌에 사는 인구가 세계 인구의 50% 밑으로 떨어졌다. 농촌의 비만 인구 밀도가 도시보다 높다는 뜻이다. 연구팀은 이런 경향이 저개발국이나 개발도상국 등 중저소득 국가에서 더 심하다는 사실도 밝혔다. 증가된 농촌 비만 인구의 80%는 중저소득 국가에 집중돼 있었다.


비만의 상승세도 농촌이 훨씬 가팔랐다. 비만의 지표인 체질량지수(BMI)가 33년 동안 얼마나 상승했는지 비교해 보니, 도시 지역 거주자들은 1.3(여성)~1.6(남성)kg/㎡ 상승한 데 비해, 농촌에서는 남녀 구분 없이 2.1kg/㎡로 30~60% 더 빠르게 상승했음이 드러났다. 이 때문에 조사 초창기인 1985년만 해도 조사 대상국의 약 75%가 농촌보다 도시에 비만 인구가 더 많았지만, 지금은 대부분 차이가 줄어들거나 오히려 농촌이 더 비만 인구가 많은 상태로 뒤바뀌었다. 
특정 국가에서만 볼 수 있는 예외적 상황이 아니라 거의 전세계적 상황이라는 점도 확인됐다.

 

2008년부터 공동연구에 참여하고 있는 강영호 서울대 의대 교수는 전화 통화에서 “사하라 사막 이남 아프리카 국가 일부를 제외하면 전세계에서 동일한 경향이 보인다”며 “한국 역시 특히 여성을 중심으로 비만의 지표인 BMI가 도시에서 낮아지고 농촌에서는 높아지는 양상이 보이고 있으며, 이런 경향은 점점 강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연구팀이 분석한 체질량지수(BMI) 남녀 평균값 비교 데이터 중 한국 데이터를 시각화한 그림이다. 세로축의 값이 0보다 크면 도시의 BMI가 농촌보다 큰 것이다. 전체적으로 차이가 줄어들다(0에 가까워짐) 최근 여성은 -가 됐다. 농촌의 BMI 평균이 더 높다는 뜻이다. 사진제공 NCD-RisC
연구팀이 분석한 체질량지수(BMI) 남녀 평균값 비교 데이터 중 한국 데이터를 시각화한 그림이다. 세로축의 값이 0보다 크면 도시의 BMI가 농촌보다 큰 것이다. 전체적으로 차이가 줄어들다(0에 가까워짐) 최근 여성은 0보다 작아졌다. 농촌의 BMI 평균이 더 높다는 뜻이다. 사진제공 NCD-RisC

연구팀은 원인도 추론했다. 먼저 도시에 비해 농촌의 수입과 교육 수준이 낮은 현실이 꼽혔다. 강 교수는 “한국만 해도 거의 모든 사회지표에서 소득 수준이 높을수록 비만이 적어진다(날씬해진다)”며 “여성에게서 이런 경향이 매우 뚜렷하다”고 설명했다. 이런 경향은 선진국 공통이며, 교육 역시 높은 사회경제적 수준을 반영하는 지표라는 게 강 교수의 설명이다.


농촌에 의료 및 운동 시설이 적으며, 좋은 먹을거리에 대한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사실도 지적됐다. 흔히 알려져 있는 것과 달리 농촌이 더 건강한 먹을거리를 얻기 힘들고, 그에 따라 영양 불균형도 심하다는 뜻이다.

 

연구에 참여한 김정선 국립암센터 국제암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소득 등 사회경제적 지표가 동일하더라도 쉽게 식품에 접근하고 이용할 수 없을 경우 영양 섭취가 떨어지고 비만도가 높아진다”며 “한국에서 가장 웰빙 지역일 것 같은 제주도가 실은 한국에서 가장 비만도가 높은 지역 중 하나라는 역설이 이를 증명한다”고 말했다.

 

강 교수도 “도시는 소득이 높고 다양한 문화와 먹을거리가 있어 변화에 대응하기 쉽지만 농촌은 그렇지 못하다”며 “예를 들어 패스트푸드점이 똑같이 들어가도 도시는 대안이 많지만 농촌은 대안이 없이 그것만 먹어야 한다”고 말했다.


강 교수는 “결국 농촌 생활의 낭만과 건강은 ‘만들어진 이데올로기’일 가능성이 높다”며 “그 동안 도시화와 비만의 증가를 연결 짓고 비만 관리를 위해 도시에만 주목하는 경향이 있었다. 도시화가 비만을 유발하는 측면도 분명 있을 것이지만, 이번 연구로 농촌이 더 중요하다는 사실이 밝혀진 만큼, 농촌 지역에 대한 관심과 투자를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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