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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기 소음 방지용 귀마개로 총알 발사 위치 찾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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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기 소음 방지용 귀마개로 총알 발사 위치 찾아낸다

2019.05.13 22:00
화기의 소음을 막는 스마트 귀마개로 바른 화기의 발사 위치를 추적하는 기술이 개발됐다. PEO솔져 제공
화기의 소음을 막는 스마트 귀마개로 화기의 발사 위치를 추적하는 기술이 개발됐다. PEO솔져 제공

100년 전 1㎞가 넘는 간격으로 마이크를 설치해 대포의 발사 위치를 파악하던 기술이 이제는 스마트폰으로 들어왔다. 프랑스 연구팀이 귀마개에 달린 마이크만으로 총알의 발사 위치를 찾아내는 기술을 개발했다.

 

세바스티앙 앙지 프랑스-독일 생루이 연구소(ISL) 연구원은 화기 소음 방지용 귀마개에 마이크를 달아 얻은 음향 정보를 통해 총알의 발사 위치를 파악하는 기술을 개발했다는 연구결과를 이달 13일 미국 켄터키주 루이빌에서 열린 ‘제177회 미국음향학회’에서 발표했다.

 

전투에서 병사들은 화기가 내는 엄청난 소음으로부터 귀를 보호하기 위해 귀마개를 쓴다. 이를 위해 개발된 기술 중 하나가 전술 통신 및 보호 시스템(TCAPS) 귀마개다. 교전 상황에서 병사 간의 신호나 주변의 기척 등 미세한 소리는 키워주고, 화기 발사 소리처럼 허용량을 벗어나는 커다란 소리는 차단해주는 기술이다. 미국 육군이 2016년 처음 도입한 이후 프랑스, 영국, 캐나다, 호주 등이 도입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위치 탐색 기술은 대부분의 화기가 초음속으로 총알을 쏘며 두 개의 음향파를 만들어낸다는 데 착안했다. 하나는 총알이 공기를 찢으며 내는 초음속 충격파다. 발사된 총알 뒤로 원뿔 형태로 퍼진다. 다른 하나는 총탄을 발사하기 위해 나는 폭발음이다. 폭발한 위치를 중심으로 구형으로 퍼진다. 이 두 개의 음향파를 TCAPS 양 귀에 달린 마이크를 통해 측정하면 양 귀에 들린 시간차이를 토대로 계산해 발사 위치를 찾아낼 수 있다.

 

이후 여러 군인의 TCAPS에서 얻게 되는 정보를 조합하면 총알의 발사 방향과 발사 지점은 훨씬 정확해진다. 이 정보는 블루투스를 통해 병사의 스마트폰으로 바로 전송된다. 앙지 연구원은 “고성능 스마트폰이라면 계산 시간은 약 0.5초”라며 “아군 병사가 발사를 시작하면 위치 측정 시스템은 자동으로 꺼진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마이크의 귀 넓이를 가정한 10㎝ 간격의 마이크를 배치해 화기 음원 추적 기술을 시연하는 데 성공했다. 앙지 연구원은 “TCAPS에 탑재된 나침반과 머리의 방향을 동기화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며 “기술은 빠르면 2021년에 적용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총구에서 총이 발사되는 순간 화약이 터지면서 나는 폭발음과 총알이 공기를 초음속으로 지나가며 만드는 충격파가 형성된다. 연구팀은 이 두 음향을 분석해 화기의 발사 위치를 추적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헤라 쿨라파 제공
총구에서 총이 발사되는 순간 화약이 터지면서 나는 폭발음과 총알이 공기를 초음속으로 지나가며 만드는 충격파가 형성된다. 연구팀은 이 두 음향을 분석해 화기의 발사 위치를 추적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헤라 쿨라파 제공

화기 음원 추적 기술은 프랑스에서 처음 제안된 지 105년 만에 다시 프랑스 연구팀을 통해 스마트폰으로 들어오게 됐다. 이날 학회에서 다니엘 코스틀리 미국 육군 공학연구개발소 연구원은 화기 음원 추적 기술의 유래에 대해 발표했다.

 

별을 보던 천문학자와 심장의 정확한 소리를 들으려던 의학자가 처음 제안했다. 1차 세계대전이 발발한 이후인 1914년 프랑스 천문학자 샤를 노르만과 의학자 루시앙 불은 포 소리가 두 지점을 도착할 때 발생하는 시간 차이를 이용하면 포병 진지를 정확하게 찾을 수 있다는 개념을 제시했다.

 

이후 1915년 25세 때 X선 회절에 관한 연구로 노벨물리학상을 받으며 지금까지도 최연소 노벨상 수상자인 윌리엄 로런스 브래그가 노벨상을 받은 해에 관련 연구에 뛰어들었다. 호주 태생이었던 그는 영국 기병대에서 연구를 수행하며 포가 발사된 위치를 10m 내로 정확하게 파악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정확한 위치 파악을 위해 새로운 기술들이 도입됐다. 백금선 마이크가 대표적이다. 뜨겁게 달궈진 탄약 상자 위에 백금선을 올려놓는다. 이후 폭발음으로 인한 저주파가 백금선 주위 공기를 냉각시키면 백금선 온도가 떨어지며 저항이 미묘하게 변하는데 이를 포착하는 방식이다. 이 마이크를 1km 이상 떨어진 곳에 두 개 놓고 측정해 시간 차이를 분석한다. 이를 통해 영국군은 포 공격이 시작되면 몇 분 내로 발사 위치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었다. 이 기술은 이후 미군에도 도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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