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서 자주 쓰는 전자레인지에서 활용되는 마이크로파를 이용해 금속을 얇게 연속적으로 열처리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유리 표면에 금속 또는 금속산화물을 얇게 코팅해 단열 효과를 극대화하고 에너지 절감 효과가 있는 ‘로이유리’ 보급 및 확대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전기연구원은 김대호 나노융합연구센터 선임연구원 연구팀이 마이크로파 유도가열 기술로 금속 나노박막을 ‘연속적으로 균일하게 고속 열처리’할 수 있는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고 15일 밝혔다.
마이크로파 유도가열 기술은 전자레인지에서 사용하는 2.45기가헤르츠(GHz) 주파수의 마이크로파 자기장을 활용해 순간적으로 고온 가열할 수 있는 기술이다.
기존 유도가열 기술은 수십 kHz 수준의 주파수를 갖는 자기장을 만들어 금속 소재를 가열했다. 조리용 인덕션 기구 등 두께가 밀리미터(mm) 수준의 소재에만 적용할 수 있었다. 기존 기술로는 1마이크로미터(㎛, 100만분의 1미터) 이하 얇은 두께의 나노박막을 가열하기 어려웠다.
연구팀인 개발한 ‘마이크로파 유도가열 기술’은 전도성 표면에 자기장으로 유도전류를 발생시켜 이 때 나오는 저항열로 나노박막을 가열하는 원리다. 전기에너지에서 열에너지로 전환되는 효율이 70$에 달한다. 두께가 나노미터(nm, 10억분의 1미터) 수준의 얇은 전도성 박막을 1초 이내에 1000도 이상으로 빠르게 열처리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연구팀은 또 마이크로파 유도가열 기술의 핵심 요소인 ‘유전체 공진’을 통해 자기장 패턴을 바꿔 나노박막의 발열 분포를 조절하는 데도 성공했다. 대면적 나노박막을 열처리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유전체 공진은 전기장을 가할 때 전기 분극이 생기지만 전류가 흐르지 않는 전기적 절연체가 진동을 일으키는 다른 물체의 영향으로 더 큰 진동이 일어나는 현상이다.
연구팀은 이번에 개발한 기술을 최근 건축물에서 친환경 단열유리로 활용되는 ‘로이유리’ 열처리에 활용할 계획이다. 공정 과정에서 초당 100mm의 속도로 흘러가는 로이유리를 500도 이상 온도로 균일하게 가열해 열처리하는 데 성공했다. 이렇게 열처리된 로이유리는 코팅된 은나노 박막의 결정성이 향상돼 전도성도 30%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책임자인 김대호 선임연구원은 “기존 로이유리 가열 기술은 열처리 후 가공 문제, 높은 에너비 비용에 따른 경제성 문제 등으로 상용화에 어려움이 많았다”며 “이번에 개발한 기술로 로이유리 열처리 공정을 개발하려는 기업이 있을 것으로 보고 기술 사업화를 추진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