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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불명 모나자이트가 돌아다닌다…판매 회사도, 원안위도 '깜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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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불명 모나자이트가 돌아다닌다…판매 회사도, 원안위도 '깜깜이'

2019.05.17 16:00
침대 매트리스에서 라돈이 검출된 후 설치된 방사능 측정소에서 집에서 가지고 온 제품들의 라돈을 측정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침대 매트리스에서 '라돈'이 검출된 후 설치된 방사능 측정소에서 집에서 가지고 온 제품들의 라돈을 측정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원자력안전위원회가 7일 일부 전기매트, 베개, 침구류 등에서 안전기준인 연간 1mSv(밀리시버트)를 넘는 방사선이 나온다며 수거를 명령했다. 지난해 11월 시민단체가 측정을 요청한 제품은 측정에만 6개월이 걸렸다. 라돈침대 때처럼 이번에도 방사성 기체인 라돈과 토론을 방출하는 방사성 원료물질인 모나자이트가 쓰인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원안위는 관리에 책임이 있는 모나자이트 출처 파악에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원안위에 따르면 이번에 결함제품으로 판명난 전기매트와 베개는 지난해 11월 시민단체인 환경보건시민센터에서 측정을 의뢰한 제품이다. 당시 환경보건시민센터는 “전기매트는 구매자가 원안위에 제품에 문제가 있음을 알리고 검사를 의뢰했으나 원안위가 2~3달 이상이 걸릴 것이고 이마저도 확실하지 않다고 해 9월에 센터로 측정 의뢰가 온 것”이라고 밝혔다. 처음 인지한 시점으로 보면 8개월만에 결과가 나온 것이다. 침구류의 경우 생활방사선 제품 측정서비스를 하는 산하기관인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 생활방사선안전센터에서 발견한 제품으로 확인됐다.

 

원안위 조사 결과 제품에는 모두 원료물질 모나자이트가 들어간 것으로 드러났다. 결함 전기매트를 판매한 삼풍산업의 경우 전기매트에서 나오는 전자파를 막기 위한 차폐용 부직포에 모나자이트가 들어갔다. 삼풍산업 관계자는 “2017년 3월 차폐제 거래처를 잠시 바꿨다가 문제가 생겼다”며 “차폐기능만 있는 차폐제를 주문했는데, 미리 만들어놨던 음이온 성분이 들어간 재고 차폐제를 납품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코팅업체 측은 어떻게 들어갔는지는 모른다는 입장으로 현재 원안위의 연락도 받고 있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결함 베개를 판매한 신양테크의 경우 음이온을 내기 위해 광물질을 썼다는 것은 인정하면서도 모나자이트인 줄은 몰랐다는 입장이다. 광물질을 공급한 업체에서 토르말린 샘플을 줘 숯과 같이 섞어 제품에 넣었는데 알고보니 모나자이트였다는 것이다. 공급선을 따라가 보니 모나자이트는 경북 경주의 한 분쇄공장에서 나온 것으로 드러났다. 분쇄공장 관계자는 “약 10년 전에 다른 곳에서 토르마린 분쇄요청을 받아 분쇄해 줬는데 돈을 내지 않아 제품을 맡고 있다가 유통업체에 넘겼다”며 “10년 전 기록이라 분쇄를 요청한 업체는 찾을 수 없다”고 말했다.

 

업체 측도 모나자이트의 출처를 정확히 모르고 있지만, 원안위도 이번에 발견된 결함제품 속 모나자이트 출처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했다. 인력 부족 등의 이유로 조사도 늦어지고 있다. 실제로 분쇄공장 관계자는 “원안위로부터 연락이 온 적은 없다”고 말했다. 다만 원안위 관계자는 “현재 출처를 조사중이다"며 "지난해 라돈침대 사태 당시 파악된 모나자이트 구매처 66개 업체와와 이번 모나자이트가 관련이 있는지도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원안위는 지난해 5월 라돈침대 대응을 위한 관계 차관회의에서 모나자이트를 쓴 전기장판용 부직포를 생산하는 업체가 있다고 보고한 바 있다. 66개 업체 중 전기장판용 부직포를 생산하는 업체가 있었던 것이다. 당시 보고에서는 제품이 라돈으로 인한 내부피폭선량이 관리기준을 넘지 않거나 외부영향 문제가 없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했다.

 

원안위의 손을 벗어난 생활방사선 제품들이 계속 나오고 있지만 시중에 풀린 모나자이트의 규모는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2012년부터 생활주변방사선 안전관리법을 통해 모나자이트 관리 규정이 만들어졌기에 이전에 취급된 모나자이트는 출처를 파악할 수 없다. 원안위는 관련법이 늦게 제정됐다는 이유로 사실상 손을 놓고 있다. 지난해 생리대와 마스크 등에서 모나자이트가 나왔을 때도 “조사 결과 생방법 시행 이전에 구입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히기만 했다.

 

생활제품은 다품종 소규모 생산이 주를 이루는데다, 제조업체가 영세하고 단종제품도 다수라 파악이 어렵다는 것도 문제다. 이번처럼 업체가 연락이 되지 않거나 기록이 누락되면 더 이상 모나자이트의 출처를 찾기는 어렵다. 원안위도 조사의 한계를 인정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생방안전센터를 열며 원안위는 “등록된 모나자이트 취급업체 중심의 유통조사와 같은 기존 조사 방식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향후 보다 체계적인 제보기반 조사를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원안위 측에 결함제품의 측정을 요구했으나 거절당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신양테크 관계자는 “지난해 8월 소비자들의 제보로 제품에서 라돈이 나오는 걸 알고 전화 문의를 통해 원자력 관련 기관에 측정을 요청했으나 거부당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원안위 측은 “확인 결과 원안위로 연락이 온 것은 없다”고 밝혔다. 신양테크는 대신 민간 라돈 측정 업체에 검사를 의뢰했다. 측정업체는 제품 하나를 측정해주고 기준치 이하라는 라돈 수치 인증서를 발부했다.

 

원안위는 지난해 11월 생활방사선안전센터를 발족하기 전까지는 기업의 제품 측정 요청에는 응하지 않았고, 소비자들의 의뢰에만 집중했다는 입장이다. 기업이 악용할 소지가 있다는 게 주된 이유다. 원안위 관계자는 “기업 제품에 문제가 있고, 충분한 양의 샘플을 제공하는 등 협조가 이뤄지면 측정할 수 있다”면서도 “기업의 요청대로 측정을 다 해주면 기업이 국가에서 인증받은 제품이라고 악용할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소비자의 측정 의뢰는 응하면서도 소비자가 결함제품이라고 항의해 기업이 측정을 요청하자 정부 쪽에서 거부한 상황이 됐다. 원안위는 원안위가 거부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결함제품을 판매한 업체 측은 원안위가 선제적 조치를 취해줬더라면 하는 아쉬움을 드러냈다. 삼풍산업 관계자는 “유럽에 세라믹 매트를 수출할 때도 모나자이트가 들어가면 수출이 안된다는 걸 알아 그런 걸 일절 쓴 일이 없다”며 “모나자이트가 나온지 굉장히 오래 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유통을 미리 막아줬다면 이런 일이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양테크 관계자도 “원안위가 음이온이 문제가 있다는 홍보를 제대로 해 줬다면 이런 제품을 만들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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