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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 제기부터 허가취소까지…'인보사' 사태 살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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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 제기부터 허가취소까지…'인보사' 사태 살펴보니

2019.05.28 14:03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코오롱생명과학의 골관절염 유전자 치료제 ′인보사케이주(인보사)′ 품목허가를 취소했다. 28일 오전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정호상 세포유전자치료제 과장이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코오롱생명과학의 골관절염 유전자 치료제 '인보사케이주(인보사)' 품목허가를 취소했다. 28일 오전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정호상 세포유전자치료제 과장이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8일 허가받을 당시 자료와 주성분이 다른 것으로 알려진 코오롱생명과학의 골관절염 유전자치료제 '인보사케이주'의 품목허가를 취소했다. 또한 식약처는 인보사 성분이 왜 뒤바뀌어 있었는지 등 추가 검사를 한 결과 코오롱생명과학이 허위자료를 냈음을 파악했다. 이에 식약처는 코오롱생명과학을 형사고발하기로 했다.
 

'인보사'는 세포와 유전자를 넣어 만든 골관절염치료제  

 

골관절염 유전자치료제 인보사를 만드는 과정. 연골세포와. 연골세포의 성장을 촉진하는 유전자를 삽입한 연골세포를 결합해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 코오롱티슈진 제공.
골관절염 유전자치료제 인보사를 만드는 과정. 연골세포와, 연골세포의 성장을 촉진하는 유전자를 삽입한 연골세포를 결합해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 코오롱티슈진 제공.

이번에 문제가 된 인보사는 다른 사람으로부터 추출한 연골세포(동종유래 연골세포)와 유전자를 이용해 만든 골관절염(퇴행성 관절염) 세포유전자치료제다. 

 

골관절염은 관절을 둘러싸고 있는 연골이 닳으면서 염증이 생기는 병인데, 인보사가 나오기 전까지는 완치 치료제가 없었다. 통증을 멎게 하는 진통제와 염증을 가라앉히는 스테로이드 제제가 전부였다. 

 

인보사는 골관절염의 통증을 완화시키고 연골을 활성화해 관절 기능을 개선시키기 위해 항염증 효과가 있는 유전자(TGF-β1)를 넣은 연골세포를 기반으로 만들었다.  식약처에서 허가받을 당시 인보사의 주성분은 1액(동종유래 연골세포)과 2액(TGF-β1 유전자를 넣은 동종유래 연골세포)으로 보고됐다. 

 

특히 2액을 만들 때는 동종유래 연골세포를 배양한 다음, 바이러스 벡터를 이용해 세포 안에 TGF-β1 유전자를 넣는다. TGF-β1 유전자는 세포분열을 돕고 항염증 효과를 나타내는 성장인자 단백질을 만든다. 바이러스에 이 유전자를 넣은 다음, 다른 세포보다 성장이 빠른 신장세포(GP2-293)에 감염시킨다. 이후 세포의 배양액을 연골세포에 뿌리면 연골세포가 바이러스에 감염되면서 유전자가 삽입된다. 이렇게 유전자를 삽입한 세포(형질전환 세포)를 대량 배양한 뒤 방사능 처리를 한다. 이를 일반 연골세포와 1:3의 비율로 혼합하면 2액이 완성된다. 

 

1액과 2액이 혼합된 인보사를 손상된 연골 부위에 주사하면 골관절염으로 인한 통증을 완화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포유전자치료제인 만큼 연골 조직이 회복되는 것도 기대됐다. 

 

코오롱생명과학은 2017년 가을 식약처에서 품목 허가를 받은 뒤 인보사를 국내 병의원 1000곳에 공급했다. 임상시험 환자 145명을 포함해, 시판 후 주성분이 뒤바뀌었다는 사실이 알려진 3월 22일까지 3707건이 투여됐다.

 

당시 코오롱생명과학은 미국에서 임상시험 3상 승인 후 주성분을 확인시험 하다가, 2액이 제출 자료에 적인 연골세포가 아니라 신장세포였다는 사실을 발견해 식약처에 통보한 바 있다.


인보사 부작용 대비해 식약처에서 장기 추적조사 추진 중

 

지난 4월 1일 코오롱생명과학은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인보사를 판매중단하게 된 원인을 설명했다. 연합포토 제공
지난 4월 1일 코오롱생명과학 관계자가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인보사를 판매중단하게 된 원인을 설명했다. 연합포토 제공

통보 직후 코오롱생명과학은 GP2-293로부터 유전자만 분리 정제하는 과정에서 신장세포의 일부가 섞여 들어갔다고 주장했다.  또 개발 초기 단계부터 연골세포가 아닌 신장세포를 사용했기 때문에 안전성이나 유효성에는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의구심을 보였다. 유전자를 분리 정제할 때 다른 세포까지 섞여 들어갔다는 것은 공정상에 문제가 있었다는 뜻이 아니냐는 것이다. 결국 약을 시판하기에는 안전성이 떨어진다는 얘기다.

 

또 GP2-293 세포를 판매하는 미국 회사의 가이드라인을 참고하면 이 세포가 종양을 유발할 위험이 있다는 사실이 제기되기도 했다. 원칙적으로 이 세포는 종양 유발 가능성이 있어 단백질을 대량생산하는 용도 외에는 치료제 등으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지난 4월부터 식약처는 인보사 성분이 왜 뒤바뀌어 있는지 코오롱생명과학으로부터 추가 자료를 받고, 인보사에 대한 자체 시험검사, 코오롱생명과학 현장조사, 미국 현지 실사 등 추가 검증을 했다. 그 결과 인보사 2액의 주성분이 허가 당시 제출했던 자료와 달리 신장세포였으며, 코오롱생명과학이 허가 전에 추가로 확인된 주요 사실을 숨긴 채 허위자료를 냈음을 파악했다.  
 

이번 인보사 사건에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쪽은 역시 인보사를 투여받은 환자들이다. 인보사의 주성분이 뒤바뀌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인보사를 투여받은 환자들은 줄기세포인 신장세포로 인한 발암 등 부작용에 대해 불안해하고 있다. 

 

식약처는 임상시험 대상자에 대한 장기추적 관찰 결과 인보사를 투여한 뒤 중대한 부작용이 발생한 사례는 없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만약의 경우에 대비해 식약처는 인보사를 투여받은 3707건에 대해 15년 간 장기 추적조사를 추진하고 있다. 

 

식약처에서는 인보사를 투여받았는데 이상 반응이 나타난 경우 병원이나 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 식약처에 즉시 신고하라고 안내했다.

 

승인 받을 당시와 성분이 다른 것으로 밝혀져 판매 중지된 국내 첫 유전자치료제 인보사. 코오롱생명과학 제공
승인 받을 당시와 성분이 다른 것으로 밝혀져 판매 중지된 국내 첫 유전자치료제 '인보사'. 코오롱생명과학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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