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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G·우주인터넷 내세운 통신업계, 천문·기상학계와 한판대결 벌어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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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G·우주인터넷 내세운 통신업계, 천문·기상학계와 한판대결 벌어지나

2019.05.28 17:15
마르코 랭브록 네덜란드 라이덴대 천문대 연구원이 지난 24일 ‘스타링크(Starlink)’ 인공위성들이 지구를 도는 영상을 촬영하는데 성공했다. 마르코 랭브록 제공
마르코 랭브록 네덜란드 라이덴대 천문대 연구원이 지난 24일 ‘스타링크(Starlink)’ 인공위성들이 지구를 도는 영상을 촬영하는데 성공했다. 마르코 랭브록 제공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설립한 미국 우주개발업체 스페이스X가 지난주 쏘아올린 스타링크 인터넷 위성이 천문학계의 우려를 사고 있다. 망원경으로 관측될만한 지나치게 많은 위성이 천체 관측에 장애를 주고 전파방해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머스크는 천문학계의 우려에 대해 일일이 대답하며 우려를 불식시키려 애썼다.

 

미국 경제지 ‘포브스’는 23일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 커내버럴 공군기지에서 팰컨9 로켓에 실려 발사된 스타링크 위성 60기가 성공적으로 하늘에 자리잡은 후 스타링크 위성에 대한 천문학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27일 보도했다.

 

스타링크는 소형 위성 1만1925개를 지구 저궤도에 올리고 위성 통신을 통해 전세계에 초고속 인터넷망을 구축하는 프로젝트다. 지상 550km 궤도와 1100~1300km 궤도에 광대역 통신위성 군집을 쏘아올려 2020년 상반기 중 첫 서비스 시작을 목표로 하고 있다. 원웹과 아마존도 비슷한 임무를 계획하고 있어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수만 대의 통신위성이 지구 궤도를 뒤덮게 된다.

 

문제는 이들 우주 인터넷 서비스 업체들이 하늘에 통신위성을 촘촘히 쏘아올리면서 별자리 관측을 방해할 수 있다는 데 있다. 스타링크 위성은 상대적으로 낮은 궤도에 떠 있는데다 자체 발전을 위해 태양열 패널을 갖추고 있어 햇빛을 반사시키며 빛날 수 있다. 태양의 영향이 없는 한밤중에는 보이지 않지만 새벽이나 해질녘에는 빛을 받아 빛나게 된다. 스타링크를 비롯한 다른 인터넷망 위성이 지구를 덮으면 지구상 어디서나 머리위에 통신위성이 떠있게 된다.

 

마르코 랭브록 네덜란드 라이덴대 천문대 연구원을 비롯한 아마추어 천문가들이 스타링크 인공위성 60대가 지구를 도는 모습을 실제로 촬영하는데 성공하면서 우려는 현실이 됐다. 로널드 드리멜 이탈리아 토리노 천체물리관측소 천문연구원은 “스타링크와 같은 군집 위성은 인류가 바뀐 밤하늘을 봐야 한다는 비극의 가능성을 안고 있다”고 우려했다.

 

허블 망원경에 찍힌 위성 궤적 영상이다. 천문학자들은 스타링크 위성이 지구를 뒤덮으면 이러한 위성 궤적이 자주 드러날 것이라며 우려하고 있다. 알렉스 파커 트위터
허블 망원경에 찍힌 위성 궤적 영상이다. 천문학자들은 스타링크 위성이 지구를 뒤덮으면 이러한 위성 궤적이 자주 드러날 것이라며 우려하고 있다. 알렉스 파커 트위터

지상을 기반으로 한 망원경에겐 치명적이다. 망원경의 시야에 위성이 지나가며 궤적이 찍히는 것은 천문학자들에게 생소한 일은 아니다. 문제는 스타링크는 가끔 지나가는 위성이 아니라 1만 1925개의 위성이 하늘을 감싸는 군집 위성인 것이다. 제시 크리스티안센 NASA 외행성과학연구소 연구원은 “천문연구계의 이러한 즉각적 반응은 스타링크 위성에 대한 정보가 없었던 탓”이라며 “사전조사에서 영향연구가 있었다면 이러한 상황을 피할수 있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우주에서 날아오는 전파를 통해 천체를 관측하는 전파천문 분야에서도 스타링크가 새로운 골칫거리로 떠올랐다. 위성은 지구와 통신하기 위해 전파신호를 방출한다. 우주를 연구하기 위해 전파에 의존하는 천문학자들은 1만개 이상의 스타링크 위성들이 보내오는 신호가 우주에서 오는 미약한 신호와 혼선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앨리스 고만 호주 플린더스대 천문학 교수는 포브스와 인터뷰에서 “전파천문학자들은 인공위성이 물의 스펙트럼 선을 포함하는 대역인 10.7~12.7기가헤르츠(㎓)에서 전파를 전송하는 것과 관련해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주에서 물을 찾는 연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전파천문학자들은 중요한 몇몇 관측 밴드를 지키기 위해 싸우고 있지만 상황은 매일 나빠지고 있다”고 말했다.

 

통신 기술이 발달하고 있지만 활용할 수 있는 주파수는 한계가 있다 보니 과학계는 연구에 활용할 주파수 대역을 사수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미국은 5G(5세대) 이동통신 신호가 인공위성이 전송하는 기상자료에 간섭해 기상예보 정확성을 크게 떨어트릴 위험이 있다고 국립해양대기청(NOAA)이 주장하며 산업계와 과학계가 각을 세우고 있다.

 

미국의 5G 주파수 경매에는 24.25~24.45㎓ 대역이 포함됐는데 기상 위성이 대기 중 수증기 양을 알아내는 데 쓰는 주파수 대역인 23.8㎓ 대역이 간섭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닐 제이컵스 NOAA 청장 대행은 지난 주 미국 의회 청문회에서 “5G의 기상자료 간섭이 예보 정확성을 30% 떨어트려 1980년대 수준으로 되돌릴 것”이라고 말했다.

 

스타링크 위성의 상상도다. 태양광 패널이 빛을 반사시켜 보이는 것에 대한 우려 외에도 위성이 쏘는 전파가 전파천문학 연구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 스페이스X 제공
스타링크 위성의 상상도다. 태양광 패널이 빛을 반사시켜 보이는 것에 대한 우려 외에도 위성이 쏘는 전파가 전파천문학 연구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 스페이스X 제공

한편 일론 머스크는 천문학자들이 보낸 트윗에 일일이 응답하며 우려를 가라앉히려 애쓰고 있다. 머스크는 27일 트위터에 “지난주 스타링크 팀에게 알베도 감소에 관한 메모를 보냈다”고 밝혔다. 알베도는 물체에 입사한 빛 대비 반사되는 빛의 비율을 말한다. 향후 스타링크를 개발할 때 태양빛에 반사되는 정도를 줄이겠다는 것이다.

 

위성 방향의 수정만으로도 문제를 해결할수 있다고도 했다. 머스크는 “만약 우리가 중요한 천문학적 실험 동안 태양 반사 현상을 최소하하기 위해 위성 방향을 수정해야 한다면 그것은 쉽게 할 수 있다”며 “궤도에는 이미 4900개의 위성이 있지만 사람들은 0%를 알아차린다. 스타링크는 자세히 살펴보지 않으면 아무도 볼 수 없을 것이고 천문학 진보에 0% 영향을 미칠 것이다”고 말했다. 전파천문학자들의 우려에도 머스크는 “전파천문학에 특별히 쓰이는 Ku 주파수는 피할 것”이라고 답했다. Ku주파수는 12~18㎓ 대역으로 위성이 주로 쓴다.

 

머스크는 실제로 천문학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대기 감쇠라고도 지적했다. 대기 중 수증기가 우주에서 오는 가시광선과 전파를 산란시키기 때문에 천문학자들은 허블우주망원경처럼 우주에 망원경을 띄워 대기 감쇠를 피하고 있다. 머스크는 트위터에 “어차피 망원경은 궤도로 옮겨야 한다”며 “대기 감쇠는 끔찍하다”고 언급했다.

 

머스크는 스타링크 프로젝트는 인터넷 혜택을 받지 못하는 이들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고 강조하면서도 과학을 존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머스크는 트위터를 통해 “잠재적으로 수십억 명의 경제적 혜택을 받지 못하는 사람들을 돕는 것이 더 큰 이익이다”면서도 “우리는 스타링크가 천문학 발견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할 것이다. 우리는 과학에 대해 매우 신경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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