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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상대성이론 검증 100년…개기일식, 우주에 대한 이해를 바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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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상대성이론 검증 100년…개기일식, 우주에 대한 이해를 바꾸다

2019.05.29 09:27
1919년 영국 천문학자 아서 에딩턴이 촬영한 태양 개기일식 사진이다. 에딩턴은 일식 순간 주변에서 촬영할 수 있던 별들의 위치를 평소와 비교해 일반상대성이론에 의한 시공간 휘어짐과 빛의 진행방향 변경 현상을 확인했다. 사진제공 위키미디어
1919년 영국 천문학자 아서 에딩턴이 촬영한 태양 개기일식 사진이다. 에딩턴은 일식 순간 주변에서 촬영할 수 있던 별들의 위치를 평소와 비교해 일반상대성이론에 의한 시공간 휘어짐과 빛의 진행방향 변경 현상을 확인했다. 사진제공 위키미디어

29일은 천재 물리학자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의 최대 업적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일반상대성 이론이 천문 관측을 통해 입증된 지 100년이 되는 날이다. 우주의 네 가지 힘 가운데 하나인 중력이 시공간에 미치는 영향을 설명하는 일반상대성 이론을 태양과 그 주변에 보이는 별을 관측해 증명한 것이다. 지금도 일반상대성 이론에 대한 검증은 계속되고 있다. 가까운 태양이 아닌 먼 우주에서도 두루 적용되는 이론인지, 극단적인 환경에서도 통하는지를 확인하는 노력이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 

 

●태양 주변 별의 위치를 통해 낯선 이론을 검증

 

1915년 11월 발표된 일반상대성 이론은 난해한 방정식과 그 풀이가 암시하는 이상한 천문 현상 때문에 물리학자들 사이에서 화제였다. 중력이 시공간을 구부린다는 개념은 당시로서는 완전히 새로웠다. 시간과 공간이 절대 불변라고 믿던 기존 우주관으로는 선뜻 이해하기 힘든 현상이기 때문이다. 직진성을 가진 빛이 구부러진 시공간 때문에 마치 렌즈를 통과한 것처럼 휠 수 있다는 예측까지 덧붙여지면서 의구심은 더 커졌다. 

 

영국의 천문학자 아서 에딩턴은 이런 의구심을 직접 검증해 확인하고자 관측에 나섰다. 에딩턴은 1919년 5월 29일에 남미와 아프리카 등에서 관측 가능한 개기일식을 이용했다. 태양은 비록 평범한 크기의 별로 비교적 중력이 약하지만, 일반상대성 이론에 따르면 주변 시공간을 조금 휘게 한다. 일식 때 태양 주변에 보이는 먼 별의 위치를 관측해 태양이 없을 때와 비교해 본다면, 일반상대성 이론이 예측한 대로 실제로 시공간을 휘어지는지 직접 확인할 수 있다. 

 

에딩턴의 관측팀은 아프리카 서부 해안 프린시페 섬과 남미 브라질 소브랄에서 히아데스 성단 등 태양 주변에서 관측할 수 있던 별의 위치를 촬영을 통해 확인했다. 이듬해 발표한 관측 결과 태양 주변에서 관측되는 별의 위치는 평소에 비해 달라져 있었다. 바뀐 거리는 아인슈타인의 이론을 통해 예측한 값과 비슷했다. 에딩턴의 발견은 아인슈타인이 세계적 유명인이 된 계기가 됐다.

 

하지만 에딩턴의 일식 관측은 시대 상황상 한계가 많았고, 비판도 받았다. 주요 데이터를 얻은 프린시페 섬의 관측 결과가 품질이 낮아 분명한 결론을 내리기 어려웠다는 비판과, 교차 검증을 위해 동시에 관측한 브라질 소브랄 관측팀의 결과는 버렸다는 비판이 대표적이다. 특히 소브랄에서 관측한 별의 위치는 상대성이론의 예측과는 달랐는데 일반 상대성이론을 뒷받침하는 결론을 위해 의도적으로 버렸다는 지적을 받았다. 오늘날로 치면 연구자가 자신에게 유리한 데이터만 취사 선택하거나 조작한 것으로 비쳐질 수 있었다. 하지만 소브랄의 관측 결과는 망원경의 이상에 의한 것으로 밝혀져, 더 이상의 논란은 나오지 않고 있다.

 

1919년 영국 천문학자 아서  에딩턴은 일식 순간 주변에서 촬영할 수 있던 별들의 위치를 평소와 비교해 일반상대성이론에 의한 시공간 휘어짐과 빛의 진행방향 변경 현상을 확인했다. 사진제공 하이파대
1919년 영국 천문학자 아서 에딩턴은 일식 순간 주변에서 촬영할 수 있던 별들의 위치를 평소와 비교해 일반상대성이론에 의한 시공간 휘어짐과 빛의 진행방향 변경 현상을 확인했다. 사진제공 하이파대

●블랙홀, 가장 극단적인 환경의 중력

 

일반상대성 이론은 블랙홀의 존재를 예측하기도 했다. 최근 본격적인 관측이 이뤄지는 블랙홀은 일반상대성 이론의 방정식을 처음으로 푼 독일 물리학자 카를 슈바르실트가 처음 제시했다. 질량을 가진 물체의 반지름이 어떤 값(슈바르츠실트 반지름)보다 작아지면, 중력이 너무나 강해진 나머지 빛조차 벗어날 수 없게 될 수 있다는 내용이다. 이는 지구를 엄지손가락 한 마디 크기의 공간에 압축해 넣을 경우에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지만 천문학자들은 실재 존재하는 별을 대상으로 슈바르츠실트가 말한 존재를 찾아 왔다. 

 

이전까지 블랙홀은 직접 관측이 불가능했다. 주변에 존재하는 천체의 움직임이나, 빠르게 회전하는 블랙홀 주변에 모인 물질의 움직임, 회전면 수직 방향으로 내뿜는 강한 전파와 물질(제트) 등을 통해 간접적으로 존재를 확인했다. 이 역시 일반상대성 이론을 입증하는 하나의 증거였다.

 

지난 4월 10일에는 처음으로 블랙홀을 직접 관측하는 과정에서 일반상대성 이론이 증명됐다. 블랙홀이 강력한 중력 때문에 주변 시공간을 강하게 휘기 때문에, 100년 전과 동일한 방식으로 이론을 입증할 수 있다. 김재영 독일 막스플랑크 전파연구소 연구원은 “1919년 개기일식 때 태양이 주변 시공간을 휜 것과 마찬가지로, 블랙홀이라는 극단적인 중력을 가진 존재도 시공간을 휘게 한다”며 “이번에 블랙홀 관측으로 극단적으로 중력이 강한 조건에서 블랙홀이 빛의 진행을 바꾼다는 사실을 직접 증명했다”고 말했다.

 

4월 10일 처음 관측에 성공한 블랙홀의 모습이다. M87 은하의 초대질량블랙홀의 그림자가  보이고 그 주변을 감싼 빛이 보인다. 이 빛의 존재가 블랙홀에 의해 휜 빛의 존재를 확인시켜준다. 사진제공 EHT
4월 10일 처음 관측에 성공한 블랙홀의 모습이다. M87 은하의 초대질량블랙홀의 그림자가 보이고 그 주변을 감싼 빛이 보인다. 이 빛의 존재가 블랙홀에 의해 휜 빛의 존재를 확인시켜준다. 사진제공 EHT

●중력파, 암흑물질 등 현대 우주론 주제와도 관련

 

2015년부터는 질량이 있는 물체가 속도가 변화하는 운동을 할 때 생성돼 우주에 퍼지는 미세한 시공간의 일렁임인 ‘중력파’ 검출이 가능해졌다. 당시 미국 라이고(LIGO)과학협력단을 중심으로 한 공동 연구팀은 여러 달에 걸친 분석 뒤 2016년 첫 중력파 관측 소식을 공식 발표했다. 지금은 장비 개량 등을 통해 한 달에도 여러 개의 중력파가 검출되고 있다.

 

아직 해결되지 않은 과제도 있다. 우주를 구성하는 존재이며 강학 중력을 발생시키는 물질인 ‘암훅믈질’의 검출이다. 암흑물질 자체는 일반상대성이론과 직접 관련은 없다. 하지만 우주의 탄생과 진화를 설명하기 위한 이론 가운데 일부에서 암흑물질의 존재를 중요하게 다루고, 암흑물질의 존재를 빼고 우주와 은하의 움직임을 설명하려는 대안 중력이론이 나타나면서 간접적으로 관련이 된다. 현재 암흑물질의 정체로 생각되는 입자 후보가 여럿 나와 있으며, 이들을 검출하려는 실험실이 세계에 수십 개 설치돼 관측을 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가설 속의 후보 입자인 ‘액시온’과 ‘윔프(WIMP)’를 관측하기 위한 연구팀이 지금도 우주를 지켜보고 있다. 
 

블랙홀 주변에서 빛이 휘어지는 모습을 묘사했다. 사진제공 NSF
블랙홀 주변에서 빛이 휘어지는 모습을 묘사했다. 사진제공 NS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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