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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내 미생물이 뱉는 '포스트바이오틱스'에 주목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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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내 미생물이 뱉는 '포스트바이오틱스'에 주목하라

2019.05.30 00:41
프로바이오틱스를 단순화한 그림. 최근 학계에서는 프로바이오틱스가 내놓는 대사산물인 포스트바이오틱스에 주목하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프로바이오틱스를 단순화한 그림. 최근 학계에서는 프로바이오틱스가 내놓는 대사산물인 포스트바이오틱스에 주목하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프로바이오틱스는 유산균을 비롯해 몸속에서 유익한 효과를 내는 모든 균을 의미한다. 장뿐만 아니라 면역질환 등 다양한 신체 기능에 관여한다. 한동안 프로바이오틱스의 먹이가 되는 식이섬유(프리바이오틱스)를 함께 복용하면 효과가 더 좋다는 연구가 급물살을 탔는데, 최근에는 프로바이오틱스가 내놓는 대사산물인 ‘포스트바이오틱스’가 치료제나 질병 진단에 효율적이라는 주장이 주목 받고 있다.

 

28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제3회 휴먼 마이크로바이옴 콘퍼런스'에서 국내 제약사 및 벤처기업 전문가들은 "포스트바이오틱스 연구가 급성장했다"며 "포스트바이오틱스를 진단용 바이오마커나 치료제로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입을 모았다.

 

유익균이 내는 대사산물로 아토피 피부염 등 치료 효과

 

최근 학계에서는 프로바이오틱스와 포스트바이오틱스가 장내 건강뿐 아니라 면역과 순환, 호흡, 항상성 등 온몸에 관여한다는 연구 성과가 속속 나오고 있다. 그림은 포스트바이오틱스가 염증반응에 관여하는 원리. 포스트바이오티카 제공.
최근 학계에서는 프로바이오틱스와 포스트바이오틱스가 장내 건강뿐 아니라 면역과 순환, 호흡, 항상성 등 온몸에 관여한다는 연구 성과가 속속 나오고 있다. 그림은 포스트바이오틱스가 염증반응에 관여하는 원리. 포스트바이오티카 제공.

 
김태윤 일동제약 프로바이오틱스 및 마이크로바이옴연구팀장은 모유 수유를 한 건강한 아기로부터 분리한 장내미생물에서 포스트바이오틱스를 얻은 뒤 이를 아토피 피부염 치료물질로 개발했다. 쥐 실험을 통해 가려움증 등 아토피 피부염 증상이 감소하는 것을 확인했고, 현재 임상시험을 마쳤다.

 

김 팀장은 "살아 있는 균인 프로바이오틱스를 사균화하고 부숴 유용한 물질인 포스트바이오틱스만을 추출해 치료제 원료로 쓴다"며 "그래서 인체에 훨씬 안전하고, 항생제와 함께 먹어도 치료효과가 사라지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표준화시키기가 쉬워 오랫동안 저장하거나 제품화하기가 용이하다"고 덧붙였다. 

 

김 팀장에 따르면, 프로바이오틱스와 포스트바이오틱스는 장내 건강뿐 아니라 면역과 순환, 호흡, 항상성 등 온몸에 관여한다. 질환 군에 맞춰 치료 효과를 볼 수 있도록 두 가지를 합한 '파마바이오틱스'를 개발해야 하는 이유다. 김 팀장은 "수 개월 이상 지속적으로 복용하면 장내 마이크로바이옴이 달라지면서 결국 건강한 상태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생물이 내는 나노소포 분석해 폐암 등 진단 가능

 

김윤근 MD헬스케어 대표가 28일 '제3회 휴먼 마이크로바이옴 콘퍼런스'에서 소변에서 채취한 미생물의 나노소포를 이용해 암을 진단하는 원리를 설명하고 있다.
김윤근 MD헬스케어 대표가 28일 '제3회 휴먼 마이크로바이옴 콘퍼런스'에서 소변에서 채취한 미생물의 나노소포를 이용해 암을 진단하는 원리를 설명하고 있다.

국내 의약학 연구개발업체인 MD헬스케어의 김윤근 대표는 장내미생물이 내놓는 나노 크기의 소포를 분석해 폐암 등 질환을 진단하거나 치료하는 기술에 대한 연구 성과를 발표했다. 과거에는 나노 소포가 세포 내 찌꺼기를 바깥으로 내보내기 위해 만들어지는 기관으로만 알려져 있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건강한 세포나 암세포, 미생물 등 세포의 특성에 따라 각기 다른 성분으로 분비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김 대표는 "장내 미생물이 분비한 나노 소포는 결국 소변을 통해 배출된다"며 "소변에서 나노소포들을 추출해 마이크로바이옴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건강한 사람의 것과 비교한 결과 폐암 환자의 소변에서만 나타나는 나노 소포의 마이크로바이옴이 있었다"며 "이를 이용해 조직검사 없이도 폐암을 진단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MD헬스케어 연구팀은 이와 반대로 폐암 환자의 것에는 없지만 건강한 사람의 소변에만 나타나는 마이크로바이옴도 찾았다. 이 나노 소포를 분비하는 유익균을 배양해 얻은 나노 소포를 폐암 모델 쥐에게 먹인 결과 항암효과가 나타났다. 김 대표는 "나노 소포가 장내 상피세포에 직접적으로 작용해 혈류로 주사하는 것보다 직접 먹이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었다"고 설명했다. 식물이 뿌리를 내어 토양으로부터 영양분을 얻듯이, 장에서 미생물이 내는 나노소포를 통해 치료효과를 볼 수 있다는 뜻이다.

 

이날 전문가들은 "체내에서 전체 면역세포의 70%는 장에 있다"며 "장내 미생물이 어떤 산물을 내놓고 어떤 대사를 거치는지 알면 인체 건강과 질환에 대한 비밀도 하나씩 밝힐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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