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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력경운기, 간염 백신, 진공관식 라디오…70년 한국산업기술史 처음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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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력경운기, 간염 백신, 진공관식 라디오…70년 한국산업기술史 처음 나왔다

2019.06.03 13:06
경부고속도로 개통식. 사진제공 한국산업기술발전사
경부고속도로 개통식. 사진제공 한국산업기술발전사

1959년 국내 최초로 개발한 진공관식 라디오와 1963년 국내 최초의 동력경운기 개발, 1970년 경부고속도로 개통, 1983년 세계 세 번째로 개발에 성공한 B형 간염 백신이 각각 한국의 전기전자와 기계, 건설, 바이오 분야의 산업을 일군 ‘시초기술’로 꼽혔다. 1986년 세계 10번째로 개발한 전전자교환기 TDX-1 개발과 1989년 1가구 1전화 보급은 오늘날 한국을 정보통신 강국의 반열에 올리는 데 기여한 중요한 분기점이 된 사건으로 꼽혔다.


1945~2015년 70년 동안 10개 한국 대표 산업 분야의 발전사를 기술에 초점을 맞춰 정리한 책이 나왔다. 한국공학한림원은 한국 최초의 산업기술발전사인 ‘한국산업기술발전사’ 전10권을 지난달 31일 발간했다고 3일 밝혔다. 산업과 기술이 일찍부터 발달한 유럽과 일본 등에서 자국의 기술에 초점을 맞춰 연구, 발간한 산업기술발전사가 발간된 적은 이전에도 있었지만 한국에서 국내 학자가 국내 기술에 초점을 맞춰 집필한 기술산업발전사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권오경 한국공학한림원 회장은 3일 오전 서울 중구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발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한국은 산업기술 발전의 세계적 롤모델로 국제적 관심과 선망의 대상이지만 산업기술 발전과정을 체계적으로 기록한 자료는 희소했다”며 “산업기술 주역이 낸 생생한 목소리를 담아 한국이 걸어온 발자국을 돌아보고 미래의 청사진을 제시하는 일이 시급하다는 생각에 발간을 결정했다"고 의의를 밝혔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각 분야를 맡은 편찬위원장이 꼽은 ‘산업별 주요 분기점’ 기술이 소개됐다. 권욱현 전기전자분야 편찬위원장(서울대 명예교수)은 “1960년 컬러텔레비전이 개발됐다. 당시만 해도 한국의 이 분야 산업기술은 형편없었지만 이후 변압기, 64K 디램(DRAM)을 시작으로 반도체, 디스플레이, 가전 등이 개발되면서 지금의 전기전자 강국으로 성장했다”고 말했다. 


추지석 화학 분야 편찬위원장(효성 전 부회장)은 “1960년대에 충북 충주에서 암모니아 비료 공장을 설립한 게 큰 이정표”라며 “당시 근무자 명단을 보면 한국 화학 전문가는 다 모였고, 이후 관료와 화학기업 등에서 지속적으로 활약했다”고 밝혔다. 추 위원장은 “그런데 현재 한국은 암모니아 화학비료 생산이 전무하다”며 “대신 한국은 1960년대부터 시작된 석유화학 분야가 세계 4위 수준으로 성장했다. 산업경쟁력 변화에 따른 변천을 확인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포스코의 첫 고로 출선 장면. 사진제공 한국산업기술발전사
포스코의 첫 고로 출선 장면. 사진제공 한국산업기술발전사

소재 분야에서는 포스코 주도의 철강 기술 개발(위 사진)이, 바이오 분야에서는 1980년대 유전공학 열풍으로 시작된 바이오시밀러와 항체치료제 산업 맟 아미노산 생산기술이, 에너지 자원 분야에서는 원자력 에너지가, 농기계는 대동공업의 경운기 개발과 창원의 기계공업단지 조성 등이 꼽혔다. 건설 분야에서는 성수대교 붕괴 사고와 그 뒤 이어진 연구개발이 안전을 포함해 기술력을 도약시킨 큰 분수령으로 꼽혔다. 섬유 분야는 스판덱스 등 익숙한 제품이 여전히 산업 분야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임승순 섬유 분야 편찬위원장(한양대 명예교수)은 "섬유를 사양산업으로 보는 시각이 많지만 최근 일본 기업 유니클로의 활약에서 볼 수 있듯 섬유는 아직도 성장 잠재력이 큰 분야"라고 말했다. 


권 회장은 “지난 과정에 비해 현재 한국의 산업기술 상황은 결코 녹록치 않다. 제조업 후발진입국이 대규모 자본과 노동력으로 추격해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이를 이겨내기 위해 창의력 기반의 신산업을 발굴하는 일이 절실하다”며 “불모지에서 산업 기술을 일군 엔지니어의 삶과 업적을 복기하고 이를 통해 새 성장 동력을 찾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국산업기술발전사’는 기계와 소재, 운송 전기전자, 정보통신, 바이오, 섬유 및 식품, 건설, 화학, 에너지 및 자원 등 한국의 산업을 10대 분야로 분류해 그 분야의 주요 기술과 발전사를 다뤘다. 10대 분야를 다시 중분야, 세분야로 세분해 주요 분야를 포괄하고 있다. 최향순 편찬기획위원장(서울대 명예교수)은 "각 기술을 기술도입-기술 체화-선도 전환-선도기의 4단계로 나눠 기술했다”며 "각 분야에 따른 특성도 고려했다"고 말했다. 총 원고량은 원고지 3만 매에 달하며, 산학연 연구자 및 교육가 등 400명의 집필진이 4년간 참여했다. 11번째 책인 통사는 올해 하반기 출간될 계획이다.

 

한국산업기술발전사를 집필하고 기획한 편집위원과 한국공학한림원 관계자들이 발간 기념 간담회 직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 한국공학한림원
한국산업기술발전사를 집필하고 기획한 편집위원과 한국공학한림원 관계자들이 발간 기념 간담회 직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 한국공학한림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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