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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즈 면역 위해 유전자 편집한 아기, 사망률 21%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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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즈 면역 위해 유전자 편집한 아기, 사망률 21% 높아

2019.06.04 06:08
지난해 11월 허젠쿠이 난팡과기대 교수가 유튜브를 통해 유전자 편집 기술로 에이즈에 면역력을 가진 디자이너베이비를 탄생시켰다고 밝혔다. 유튜브 제공
지난해 11월 허젠쿠이 난팡과기대 교수가 유튜브를 통해 유전자 편집 기술로 에이즈에 면역력을 가진 '디자이너베이비'를 탄생시켰다고 밝혔다. 유튜브 제공

지난해 11월 허젠쿠이 중국 난팡과기대 교수가 후천성면역결핍증(AIDS)에 걸리지 않도록 유전자편집을 한 쌍둥이 아기가 태어났다고 발표해 생명과학계를 발칵 뒤집어 놓은 가운데 허젠쿠이 교수가 쌍둥이에게 유도한 유전적 결함이 사망률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라스무스 닐센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 통합생물학과 교수 연구팀은 허젠쿠이 교수가 편집한 유전자인 CCR5 유전자 변이를 유전자 한 쌍에 모두 가진 사람의 경우 사망률이 21% 높았다는 연구결과를 이달 3일 국제학술지 ‘네이처 메디신’에 발표했다.

 

CCR5 유전자는 에이즈를 일으키는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가 세포에 침입하기 위해 붙을 수 있는 CCR5 수용체를 세포에 만든다. CCR5 유전자가 동작하지 않으면 에이즈에 걸리지 않게 된다. ‘CCR5 델타(Δ)32’ 돌연변이가 대표적 사례다. CCR5 유전자에서 32개 염기쌍이 빠진 돌연변이로 아시아에서는 드물어도 북유럽 인구의 11%가 이를 갖고 있다. 실제로 이 돌연변이를 가진 경우 에이즈에 걸리지 않는다.

 

허젠쿠이는 이 유전자 돌연변이를 복제하지는 못했고, 대신 CCR5 유전자를 제거했다. 쌍둥이 중 하나는 유전자 한 쌍 중 하나에 대해서만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CRISPR-Cas9)를 통해 CCR5를 제거했고, 다른 쌍둥이는 둘 다 제거한 것으로 알려졌다.

 

허젠쿠이 교수의 실험이 알려진 후 생명과학계의 우려가 이어지자 닐센 교수는 영국 바이오뱅크 데이터를 이용해 CCR5 Δ32 변이의 영향을 관찰하기로 했다. 이 데이터베이스는 영국인 50만 명의 의료 기록과 유전자 정보를 갖고 있다.

 

분석 결과 돌연변이를 갖고 있지 않거나 한 쌍의 유전자 중 한쪽에만 돌연변이를 가진 사람에 비해 양쪽 모두에 돌연변이를 가진 경우 사망률이 약 21% 높았다. 평균적인 유전자 돌연변이 비율보다 돌연변이 유전자를 두 개 가진 사람이 데이터베이스에 훨씬 적게 등록돼 있었다. 데이터베이스에 등록되기 전 이미 사망했다는 추측이 가능하다고 연구팀은 해석했다. 돌연변이 유전자를 두 개 가진 사람이 등록된 경우 병으로 사망한 비율도 높았다.

 

지난 2월 CCR5 유전자 변이가 뇌졸중 발생 확률을 줄인다는 연구결과가 국제학술지 ‘셀’에 나오는 등 CCR5 유전자 변이는 뎅기열, 지카바이러스 등 위험 질병에 영향을 덜 받게 한다는 연구결과가 계속해 나오고 있다. 연구팀은 이런 이점에도 불구하고 배아세포에서 유전적 돌연변이를 일으킨 데 대한 잠재적 영향은 알 수 없다고 지적했다.

 

닐센 교수는 “윤리적 문제를 넘어 현재 지식으로는 돌연변이의 완전한 효과를 알지 못하는데도 이를 도입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라며 “평균적으로 볼 때 돌연변이를 가진 것이 더 나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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