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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기술 유출 의혹 "냅스는 유출 아냐…설계자료 유출은 파악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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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기술 유출 의혹 "냅스는 유출 아냐…설계자료 유출은 파악중"

2019.06.18 22:51
한국형 원자로 핵심기술이 해외로 유출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사진은 한국형 원자로 ARP1400이 설치된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의 모습이다. UAE 원자력공사 제공
한국형 원자로 핵심기술이 해외로 유출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사진은 한국형 원자로 ARP1400이 설치된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의 모습이다. UAE 원자력공사 제공

한국형 원자로 핵심기술이 해외로 유출됐다는 의혹에 정부가 조사에 나섰다. 유출된 기술에는 원전 정상 가동 여부를 진단하는 프로그램인 ‘원자력 응용 프로그램(NAPS)’과 한국형 원자로 APR1400 관련 기술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원자력안전위원회와 국가정보원 등 관계 기관들이 합동 조사를 진행 중이라며 제보 내용을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원안위에 따르면 지난달 10일경 원자력 관련 기업 퇴직자가 한국형 원자로 핵심기술을 국외로 유출했다는 제보가 원자력안전 옴부즈만을 통해 접수됐다. 기술의 규모나 불법성은 아직 파악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원안위는 사태를 파악하기 위해 국정원에 조사를 의뢰한 상태다.

 

19일 세계일보에 따르면 한국형 원전 핵심기술과 이들 중 하나인 원전의 정상 가동 여부를 진단하는 프로그램 ‘냅스’가 미국계 원자력 설계기업인 W사로 넘어갔다.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에 한국형 원전 수출을 위해 한국전력공사와 UAE 원자력공사(ENEC)가 합작한 에너지 기업 ‘나와’에 넘겨준 적은 있지만 이후 미국으로 넘긴 적은 없어 기술 유출이 의심된다는 것이다. 한국수력원자력은 해명자료에서 W사가 미국계 웨스턴서비스(WSC)사라고 밝혔다. 

 

한국전력기술에 따르면 냅스는 발전소 성능을 모니터링하기 위한 프로그램이다. 발전소 안전성에 직접 관련이 없는 비안전 계통 소프트웨어다. 한국전력기술이 수년간 개발한 프로그램으로 한국원자력통제기술원(KINAC)이 수출입을 통제한다. 다만 하나의 프로그램을 이르는 건 아니고 여러 개의 프로그램으로 구성돼 있다. 해외로 나가는 프로그램이 일부냐 전체냐 등에 따라 KINAC이 수출통제 심사 절차를 거쳐 전략물자 지정 여부를 판정한다. 이후 원안위가 최종 결정을 내린다. 전략물자 지정 여부는 관련 기업만 알 수 있다.

 

한국전력기술은 냅스 유출 의혹에 대해 해명자료를 내고 냅스가 WSC사에 간 경위를 설명했다. UAE 원전 시뮬레이터 유지보수를 위한 냅늘 소프트웨어를 주계약자인 ENEC에 줬고 이후 원전 운영사인 ‘나와’가 프로그램 업그레이드 추진을 위해 미국 ‘웨스턴 서비스’(WSC)사와 계약을 맺었다. 이에 한국전력기술이 WSC와 정식 계약을 체결하고 냅스를 공급하기로 했다. KINAC은 수출통제 심사 절차를 거쳐 지난해 6월 WSC에 공급하는 냅스를 ‘비전략물자’로 판정했다.

 

한국전력기술은 적법한 절차를 따른 데다 계약에 따른 제한 사항도 있는 만큼 ‘기술 유출’은 아니라고 반박했다. 한국전력기술에 따르면 WSC와의 계약에는 바라카 원전 시뮬레이터 업그레이드 목적 외 사용 불가, 소프트웨어 수정과 변형, 번역 및 타 소프트웨어와 통합 불가가 제한 조건으로 들어갔다. 타 기관에 재계약과 대여, 이전이 불가하다는 것도 명시했다.

 

한수원 전직 임원과 설계회사가 원전 설계자료를 UAE와 미국으로 유출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세계일보에 따르면 한수원 전직 임원은 2015년 ‘나와’로 이직하며 원전 설계자료를 넘겼다. 이 임원은 한수원을 퇴직한 뒤 한 국내 시뮬레이터 설계업체에 근무했다. 이 설계업체가 APR 1400 관련 핵심자료를 WSC에 넘겼다는 의혹도 있다. 회사가 신고리 5,6호기 시뮬레이터 설계용역을 맡은 뒤 일부 설계를 WSC에 의뢰하면서 발주처인 한수원으로부터 받은 기밀문서를 무단으로 넘겼다는 것이다. 관련 의혹에 대해 한수원은 “자세한 사항은 알 수 없다”며 “조사에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기술 유출은 탈원전의 여파라는 분석이 잇따랐다. 탈원전 정책으로 인해 국내 원전 생태계가 무너지면서 일자리를 잃은 인력이 국외로 유출되고 이로 인해 기술도 유출된다는 것이다. 한수원은 “탈원전 정책과 이번 사건은 관계없다”고 주장했다. ‘나와’로 이직한 한수원 전 임원은 세계일보 보도에도 나와 있듯 2015년 퇴직자로 전 정부 시절 퇴직했기에 이번 정부의 탈원전 정책과는 무관하다는 것이다.

 

산업부에 따르면 한수원과 한국전력기술, 한전 KPS 등 3개 공기업서 2017년 이후 해외로 이직한 인원수는 총 14명이다. 모두 UAE로 이직했다. 산업부는 “UAE는 한국과 공동사업을 추진 중인 국가로 이직은 16년 나와가 설립되며 해외인력 채용이 본격화돼 일어난 자연스런 현상”이라며 “이를 인력 유출로 보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밝혔다.

 

하지만 원전 관련 3개 공기업의 원전 분야 관련 이직자는 정부가 바뀐 2017년을 기점으로 늘었다. 산업부에 따르면 한수원의 원전 분야 이직자는 2015~2016년 95명에서 2017~2018년 143명으로 50.5% 늘었다. 한전 KPS는 같은 기간 41명에서 83명으로 102.4% 늘었고, 한전기술도 35명에서 38명으로 8.5% 늘었다. 산업부는 “퇴직자가 늘어난 건 사실이지만 원전 분야와 비원전 분야 퇴직자가 모두 늘고 있어 탈원전 여파로 해석하는 것은 논리가 부족하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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