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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러는 왜 화성 메탄 존재 여부 놓고 다른 결과를 내놨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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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러는 왜 화성 메탄 존재 여부 놓고 다른 결과를 내놨나

2019.06.22 06:00
유럽과 러시아는 2016년 화성탐사선 ′엑소마스(ExoMars)′를 화성 궤도에 진입시켰다. 엑소마스에 실렸던 가스추적궤도선(TGO)이 화성대기에서 메탄을 검출하는 상상도다. ESA
유럽과 러시아는 2016년 화성탐사선 '엑소마스(ExoMars)'를 화성 궤도에 진입시켰다. 엑소마스에 실렸던 가스추적궤도선(TGO)이 화성대기에서 메탄을 검출하는 상상도다. ESA

생체 반응의 부산물로 생성되는 메탄(CH₄)은 생명체의 존재 여부를 가늠하는 지표다. 특히 화성이라면 더욱 그렇다. 산소가 풍부하고 수소가 희박한 화성의 대기 환경에서 생명체가 생명 활동을 하면서 메탄을 내뿜지 않으면 자연적으로는 메탄이 생성될 확률은 거의 0에 가깝다. 


그런데 화성에 메탄이 존재하는지를 놓고 미국과 러시아가 상반된 입장을 보이고 있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은 2012년 화성에 착륙시킨 탐사로봇(로버) ‘큐리오시티’가 화성에서 메탄을 발견한 것을 가장 큰 성과로 내세워왔다. 반면 러시아는 큐리오시티보다 수백 배 정확한 정밀 측정 기술로 화성을 조사한 결과 화성에는 메탄이 없다는 연구 결과를 최근 발표했다. 누구 말이 맞는 것일까. 

 

지구에서 1억6000만km 떨어진 ‘붉은 행성’ 화성에서 메탄의 존재 여부에 대한 논란은 그간 끊임없이 제기돼왔다. 미생물의 대사 작용에서 생성되는 메탄이 화성에서 발견된다면 우주에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이 커진다. 

 

사실 큐리오시티가 활동하기 전까지는 메탄의 존재가 확실치 않았다. 2003년 유럽우주국(ESA)이 발사한 화성 궤도선 ‘마스 익스프레스(Mars Express)’에 탑재된 행성푸리에분광계(PFS)의 관측 자료를 근거로 2004년 12월 화성에 약 10ppbv(전체 부피의 10억분의 1을 나타내는 단위)의 메탄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처음 발표됐다. 하지만 장비의 신뢰성이 문제가 돼 온전히 받아들여지지 못했다. doi:10.2307/3839774

 

美 큐리오시티 “메탄 농도는 2~9ppbv” 

 

메탄은 생명체의 조재 여부를 가늠하는 지표다. 이미지는 화성 대기 예측 구성
메탄은 생명체의 조재 여부를 가늠하는 지표다. 이미지는 화성 대기 예측 구성

이런 상황에서 메탄 존재의 결정적인 단서를 제공해 논란을 일단락 지은 것은 큐리오시티였다. 큐리오시티는 2012년 8월 화성 남쪽 게일 분화구 인근에 착륙해 지금도 화성 표면을 누비며 탐사하고 있다.


큐리오시티는 1997년 7월 최초로 화성에 착륙한 로버 ‘소저너’나 7년 뒤인 2004년 1월 3주 간격으로 화성에 도착한 쌍둥이 로버 ‘스피릿’과 ‘오퍼튜니티’보다 월등한 분석 장비를 갖춰 ‘작은 환경과학실험실’로 통했다. 탐색카메라와 위험기피카메라 등 분석 장비 10여 개와 십자가 모양의 로봇팔까지 갖춘 큐리오시티의 총 무게는 900kg으로 소형 자동차와 비슷하다. 


큐리오시티는 2013년 6월 15일 처음으로 메탄의 존재를 입증할 자료를 획득해 지구로 송신했다. 큐리오시티는 시료분석장비(SAM)를 이용해 화성 대기와 토양 표본에서 유기물과 가스를 분석했다. 


SAM에는 가스 크로마토그래피, 가변파장레이저분석계가 들어 있다. 화성 대기에 메탄과 이산화탄소 등의 양을 파악하고, 이들 대기를 이루는 원소인 산소와 탄소 동위원소의 비율을 정밀하게 측정할 수 있다. 또 채취한 시료의 원소 구성을 알기 위해 캐나다 우주국이 개발한 알파입자X선분광기(APXS)도 사용했다. 이런 자료를 바탕으로 2013~2017년 화성 토양의 메탄 농도가 2~9ppbv 수준인 것으로 확인됐다. 


올해도 화성에 메탄이 확실히 존재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마르코 지우라나 이탈리아 국립천체물리학연구소 연구원이 이끄는 연구팀은 마스 익스프레스의 관측 결과를 분석해 메탄의 존재를 확인했다. 연구팀은 2013년 6월 16일 게일 크레이터 상공에서 측정한 메탄 농도를 분석한 결과 게일 분화구 상공에서 15.5ppbv가량의 메탄을 검출했다고 국제학술지 ‘네이처 지오사이언스’ 4월 1일자에 발표했다. doi: 10.1038/s41561-019-0331-9


지우라나 연구원은 “큐리오시티 역시 이보다 하루 전인 2013년 6월 15일 이 지역에서 메탄을 최초로 포착했었다”며 “게일 크레이터에서 동쪽으로 약 480km 떨어진 지역 아래 얼음층에 있던 메탄이 대기로 배출됐을 수 있다”고 추정했다. 당시 큐리오시티가 측정한 메탄 농도는 5.78ppbv였다. 


메탄의 존재 가능성에 대한 긍정적인 연구 결과들이 계속 쌓이고 있지만, 아직 학계에서 공식적으로 인정된 것은 아니다. 현재 화성 대기의 광화학 반응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메탄이 발생했다면 자외선에 의해 잘 파괴되지 않고 약 300년간 대기에 남아 있어야 한다. 또 이런 관점에서 큐리오시티가 검출한 메탄가스는 그 양에 관계없이 대기에서 순환되는 현상이 관찰돼야 한다. 현재 화성 대기에서 이 같은 메탄의 순환은 관찰되지 않았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화성 탐사선 큐리오시티가 촬영한 셀카. NASA 제공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화성 탐사선 큐리오시티가 촬영한 셀카. NASA 제공

러시아 “화성에서 메탄 검출 안돼”


이런 상황에서 이탈리아 연구팀의 논문보다 9일 늦게 공개된 러시아과학아카데미 소속 우주연구소의 연구 결과 역시 메탄의 존재 가능성에 찬물을 끼얹었다. 화성 대기에서 메탄의 어떠한 움직임도 관찰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올레그 코라브래브 연구원이 이끄는 연구팀은 유럽우주국과 러시아연방우주국 로스코스모스가 2016년 화성 궤도에 안착시킨 탐사선 ‘엑소마스’에 실려 있는 가스추적궤도선(TGO·)의 초기 자료를 분석한 결과 메탄이 전혀 검출되지 않았다고 국제학술지 ‘네이처’ 4월 10일자 온라인판에 발표했다. doi:10.1038/s41586-019-1096-4


엑소마스는 ‘메탄 미스터리’를 풀기 위해 발사된 탐사선이다. 엑소마스에 실린 가스추적궤도선은 미량의 화성 대기를 분석할 수 있는 정교한 분광계 2기와 화성 표면의 얼음 분포를 파악할 수 있는 중성자 검출기가 달려 있다. 


엑소마스 프로젝트 과학자인 하칸 스베드헴 박사는 발사당시 “과거 화성 탐사선에 실린 어떤 장비들보다 민감하고 정교한 장비”라며 “대기 중 입자 1조 개 가운데 메탄 분자가 하나만 있어도 탐지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밝혔다. 


연구팀은 2018년 4~8월 가스추적궤도선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메탄 농도가 큐리오시티의 측정값보다 10배에서 최대 100배 이상 낮은 0.05ppbv 수준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코라브래브 연구원은 “최대로 잡았을 때 0.05ppbv인데, 이는 사실상 메탄이 전혀 검출되지 않았다는 얘기”라면서 “화성의 대기 활동으로 메탄이 흩어져 측정 범위를 벗어났을 수 있고, 또 메탄이 생성되자마자 미지의 미생물이 이를 다 사용해 버렸을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최영준 한국천문연구원 우주과학본부장은 “천문학적인 관점에서는 250~300년인 메탄의 수명은 매우 짧은 것”이라며 “우리가 탐사를 수행한 최근 수십 년 간 메탄이 검출되지 않았다고 해서 과거 화성에 생명체가 존재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큐리오시티와 마스 익스프레스, 엑스마스 외에도 다양한 궤도선과 착륙선이 지금도 화성을 꾸준히 조사하며 자료를 쏟아내고 있다. 2001년 ‘마스 오디세이’, 2005년 ‘화성 정찰 궤도선회탐사선’, 2013년 ‘메이븐’ 등 미국항공우주국이 발사한 화성 궤도선이 화성 대기를 조사하고 있다. 또 2013년 인도가 쏘아 올린 ‘망갈리안’도 운용 중이다. 


지난해 11월 미국항공우주국이 보낸 화성 착륙선 ‘인사이트’는 화성 적도 부근의 엘리시움 평원에 안착해 주위를 돌아다니며 각종 지질학 분석을 진행중이다.

 

 

‘마스 2020’ 화성 토양 송환 


화성에서 메탄의 존재를 확인하는 가장 정확한 방법은 화성의 토양을 직접 지구에 가져와 분석하는 것이다. 화성 표면을 뚫어 지하를 직접 확인할 수도 있다. 


미국항공우주국이 2020년 7월 발사 예정인 새로운 화성 탐사 로버 ‘마스 2020’은 기존 로버들과 차별화된 임무를 수행한다. 화성에서 채취한 시료를 로버 안에 보관하고 있다가 뒤이어 도착하는 회수선에 실어 지구로 보낼 계획이다. 화성의 토양 시료를 현지에서 분석해 그 결과를 지구로 송신한 경우는 여러 차례 있었지만, 화성의 토양을 직접 지구로 가져오는 것은 마스 2020이 처음이다. 


또 마스 2020은 탑재 장비 중 하나인 ‘목시(MOXIE)’로 화성 대기에 풍부한 이산화탄소를 이용해 산소를 만드는 실험을 할 계획이다. 성공할 경우 화성 거주지 건설에 큰 이정표가 될 전망이다.


한편 유럽우주국과 로스코스모스도 화성 탐사 로버인 엑소마스를 실은 로켓을 2020년 7월 발사할 계획이다. 엑소마스는 2021년 3월 화성 적도 부근의 저지대 평원 지역인 옥시아 플라눔에 착륙한 뒤 드릴로 화성 지표면을 2m 깊이까지 뚫어 메탄과 얼음 등을 채취해 생명체의 존재를 확인한다. 현재 로켓 발사 시 발생하는 진동을 견디는 시험 등 실전 대비 훈련에 돌입한 상태다.


최 본부장은 “2020년 탐사를 통해 얻은 화성 토양에서 메탄이 검출되지 경우 또 다시 추가 탐사를 진행하는 게 우주 연구”라며 드넓은 우주에서 몇 가지 지점을 찍어 우리가 수행한 연구 결과가 정답이라고는 누구도 단언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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