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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개발의 뉴웨이브] "실패해도 걱정마" 기업의 도전 전폭 지원하는 이스라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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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개발의 뉴웨이브] "실패해도 걱정마" 기업의 도전 전폭 지원하는 이스라엘(하)

2019.06.21 15:04
이스라일 첫 민간 탐사선인 ′베레시트′의 발사를 직원들이 초조하게 지켜보고 있다. 신화통신/연합뉴스 제공
이스라일 첫 민간 탐사선인 '베레시트'의 발사를 직원들이 초조하게 지켜보고 있다. 신화통신/연합뉴스 제공

"스페이스IL의 이번 달 착륙시도는 아쉽게 실패로 끝났지만 이스라엘은 달 착륙을 2년 안에 다시 시도할 것입니다. 첫번째에 성공 못했다면 다시 한번 더 하면 됩니다."


지난 4월 12일 이스라엘 비영리기업 ‘스페이스IL’이 개발한 무인 탐사선 ‘베레시트(히브리어로 창세기)’가 달 착륙에 실패하며 베냐민 네타나후 이스라엘 총리가 남긴 말이다. 베레시트는 이스라엘 정부가 아닌 이스라엘 민간기업 스페이스IL이 만든 탐사선으로 민간 최초 달 착륙을 시도했다. 

 

스페이스IL팀과 항공회사인 IAI가 미국 플로리다주에서 이스라엘의 첫 달 탐사선 '베레시트'의 연료주입 및 조립 테스트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스페이스IL
스페이스IL팀과 항공회사인 IAI가 미국 플로리다주에서 이스라엘의 첫 달 탐사선 '베레시트'의 연료주입 및 조립 테스트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스페이스IL

베레시트의 메인 엔진과 관성 측정기에 문제가 생겨 아쉽게 달착륙 시도는 실패로 돌아갔지만 네타나후 총리의 말과 함께 정부 측 지원이 공고하다는 것을 증명하며 2년 후 재도전을 약속했다. 실제로 이스라엘 매체 예루살렘 포스트에 따르면 착륙 실패 이틀 후 오피르 아쿠니스 이스라엘 과학기술부 장관은 ‘베레시트 2호’ 제작에 2000만 셰켈(약65억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과학연구와 인류에 도움이 되는 우주 개발은 선진국들의 전유물이었다. 로켓이나 인공위성, 과학 탑재체 등을 개발하는 데 막대한 규모의 예산이 투입되는 만큼 정부가 주도했다. 1957년 10월 4일 지구 궤도에 세계 최초 진입한 인공위성인 러시아의 스푸트니크, 1961년 4월 21일 세계 최초 유인우주비행에 성공한 러시아 우주인 유리 가가린, 1969년 7월 20일 인류 최초로 달 착륙에 성공한 미국의 아폴로 11호 등 인류에 역사에 획기적인 발자취를 남긴 우주개발은 모두 정부 주도 하에 이뤄졌다. 1992년 발사된 한국 최초의 인공위성 우리별 1호와 한국 최초의 우주발사체인 나로호(KSLV-1)의 개발도 정부가 이끌었다.

 

2019년 2월 21일(미 현지시각) 달 탐사선 ′베레시트′가 스페이스X 팔콘9 로켓에 실려 발사되고 있다.UPI/연합뉴스
2019년 2월 21일(미 현지시각) 달 탐사선 '베레시트'가 스페이스X 팔콘9 로켓에 실려 발사되고 있다. UPI/연합뉴스

하지만 정부 주도 하의 우주개발은 너무 많은 예산이 투입된다는 여론에 부딪혔다. 미국과 함께 경쟁하며 세계 우주개발을 선도해오던 구소련이 1991년 해체되며 우주개발산업 방향에도 변화가 찾아왔다. 전세계 국가들은 단순히 국가간 경쟁에 따른 우주개발이 아닌 국민 생활에 도움이 되고 경제성을 최대한 확보하는 우주개발에 힘을 쏟기 시작했다. 정부가 직접 하기보다는 민간 우주개발 생태계를 키워내고 자생적으로 산업이 활성화하는 데 방점을 찍었다. 

 

이스라엘은 이런 우주개발 변화 분위기를 현실화한 국가로 주목받고 있다. 이스라엘의 우주정책은 주로 군사 및 상업적 활용에 초점을 두고 있다. 1945년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이후 주변의 아랍국가들과 고유의 우주개발 정책을 수행해왔다. 우선 이스라엘의 우주개발 체계는 국방성이 이스라엘 군의 우주프로그램을 통제하며 총리에 보고하는 체계다. 이스라엘 통산사업성은 이스라엘 항공회사인 IAI가 주도하는 산업 프로젝트를 지원하며 총리에게 보고하는 체제를 이룬다. 

 

이스라엘 탐사선 ′베레시트′가 지구를 배경으로 찍은 셀카사진을 공개했다. 오른쪽은 베레시트가 전송한 마지막 달 촬영사진이다. 스페이스IL
이스라엘 탐사선 '베레시트'가 지구를 배경으로 찍은 셀카사진을 공개했다. 오른쪽은 베레시트가 전송한 마지막 달 촬영사진이다. 스페이스IL

정부 소유의 위성 및 발사체 제작사이기도 한 IAI는 이스라엘의 발사체 및 위성의 설계와 제작을 책임진다. 이스라엘 정부가 민간 기업에 참여해 우주개발을 지원하고 있는 것이다. 국방부는 발사체개발을 포함한 대부분의 우주개발 프로젝트에 자금을 지원하고 있으며 이스라엘 우주청(ISA)도 우주개발에 상당한 금액을 쏟아부으며 민간 우주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IAI는 Amos1, Spacecom, ImageSat 등의 인공위성을 개발했다.


스페이스IL도 정부의 헌신적인 지원을 받는 민간 기업 중 하나다. 이스라엘 정부는 이번 베레시트 개발에 1000만 셰켈(약33억원) 정도 밖에 지원하진 않았다. 이스라엘 억만장자 모리스 칸 등 민간에서 대부분 비용을 조달했다.

 

오필 아쿠니스 이스라엘 과학기술우주항공부 장관(맨 오른쪽)
오필 아쿠니스 이스라엘 과학기술우주항공부 장관(맨 오른쪽)

하지만 아쿠니스 장관은 베레시트 2호 개발에 대한 정부의 지원금 상향을 발표할 당시 “베레시트 프로젝트는 달에 성공적으로 착륙할 것을 기대하는 이스라엘 시민들을 매료시키고 단결시켰다”며 “정부의 지원을 두 배로 늘리고 미국항공우주국(NASA)과의 협력을 심화하기로 한 이번 결정은 베레시트 2호의 성공적인 달 착륙에 이바지할 것이라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며 스페이스IL 지지 의사를 공고히 했다. 실제로 ISA는 NASA에 베레시트 2호에 대한 기술지원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 스페이스IL의 달 착륙 시도는 지금까지 정부 주도로 달 착륙에 성공한 구 소련과 미국, 중국과는 달랐다. 비록 1차시도는 실패했지만 베레시트 미션은 근본적으로 ‘리스크’가 크기 때문에 투자자들도 기꺼이 실패를 받아들인다는 반응이다. 향후 저렴한 비용으로 민간도 달 탐사에 도전할 수 있다는 것을 직접 보여줬다는 점에서 충분히 가치 있는 도전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향후 2년내 베레시트 2호 발사할 예정이다.

 

′베레시트′가 달 표면에 부딪히기 전(왼쪽)과 부딪힌 후의 모습이 공개됐다. NASA 제공
'베레시트'가 달 표면에 부딪히기 전(왼쪽)과 부딪힌 후의 모습. NASA/GSFC/Arizona State Univers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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