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軍이 물었다 "운전병 없는 수송부대 가능하냐"고…과학자들 "오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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軍이 물었다 "운전병 없는 수송부대 가능하냐"고…과학자들 "오케이"

2019.06.26 14:33
경기도 이천시 육군정보학교에서 열린 ′제1회 산·학·연·군 드론 전투 콘퍼런스′에서 드론 감시·정찰대회 참가자들이 날린 드론이 정찰을 하며 사진을 찍고 있다.
매드 사이언티스트 콘퍼런스에서 군이 특히 관심갖는 무인비행기에 관한 기술 동향도 소개됐다. 연합뉴스 제공

“운전자 없이 운행하는 완전 자율주행에 대한 세계의 연구는 특정 상황에서 우선 완전 자율주행을 구현하는 방식으로 연구되고 있습니다. 이를 군에 적용하면 특정 수송 상황에서 운전병 없이 운행하는 자율주행트럭으로 무장한 수송부대를 창설할 수도 있습니다”

 

강경표 한국교통연구원 자율협력주행연구 센터장은 26일 서울 성북구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국제협력관에서 열린 ‘2019년 1차 코리아 매드 사이언티스트 콘퍼런스’에서 이같이 말했다. 육군교육사령부와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이 공동으로 주최한 이번 행사는 미 국방부가 과학자들이 소개하는 첨단 기술을 듣기 위해 여는 ‘매드 사이언티스트 콘퍼런스’를 모델로 삼아 마련됐다.  매드 사이언티스트에서 매드(Mad)는 '정신나간, 터무니 없는'이라는 뜻으로 미국에서 과학자들의 혁신적인 의견을 듣기 위해서 말도 안되고 터무니 없는 아이디어까지도 포용한다는 뜻으로 흔히 쓰이고 있다. 군이 민간 전문가들을 대거 초청해 미래 기술 동향을 파악하기 위한 성격의 행사를 개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행사의 첫 번째 세션인 ‘2030~2050 대한민국 교통 혁명’에서는 강경표 한국교통연구원 자율협력주행연구 센터장이 ‘미래 교통혁명 자율주행정책 동향과 상용화 전략’을 주제로, 심현철 KAIST 전기전자공학부 교수가 ‘대한민국 교통 혁명: 무인항공기+자율주행차’를 주제로 자율주행과 무인비행기 등의 동향에 대해 발표했다.

 

전문가들이 꼽는 자율주행 개발의 궁극적 이유는 ‘안전’이다. 심 교수는 “지금 발표를 하는 동안에도 교통사고로 2명이 죽고 있는데 이를 없애보자는 것”이라고 소개했다. 한국도 자율주행 연구에 뛰어들 이유가 많다. 심 교수는 “한국은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며 고령 인구와 교통약자가 많아질 것이기 때문에 이들을 이동시키는 모빌리티 측면에서도 자율주행이 필요”하다며 “자동차 산업이 큰 한국의 산업 구조 측면에서 볼 때도 자율주행차 시장이 커지기 때문에 기술개발에 뛰어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 국방부 산하 고등방위연구계획국(DARPA·다르파)이 개발 중인 수중 GPS ‘심해위치확인시스템(POSYDON·포사이돈)’. 포사이돈은 초음파 발생 장치만 약 50대나 되는 거대한 초음파 네트워크다. 여러 초음파 신호들의 방향, 상대적 거리 등으로 수중 드론은 자신의 위치를 추정할 수 있다.
미국 국방부 산하 고등방위연구계획국(DARPA·다르파)이 개발 중인 수중 GPS ‘심해위치확인시스템(POSYDON·포사이돈)’. 포사이돈은 초음파 발생 장치만 약 50대나 되는 거대한 초음파 네트워크다. 여러 초음파 신호들의 방향, 상대적 거리 등으로 수중 드론은 자신의 위치를 추정할 수 있다.

역사적으로도 자율주행의 초기 기술개발에는 군의 역할이 컸다. 미국 고등방위연구개발국(DARPA)이 2004년 100만 달러의 상금을 걸고 진행한 자율주행 챌린지를 시작으로 여러 대학 연구팀들이 자율주행 개발에 뛰어들었다. 여기에 참여한 미국 스탠포드대 연구팀의 기술은 구글의 자율주행차 ‘웨이모’로 그대로 전수됐다. 이후 인공지능 기술 발달과 함께 자율주행 연구도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강경표 한국교통연구원 자율협력주행연구 센터장은 특정 상황을 기반으로 한 자율주행 개발 전략은 군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자율주행은 정도에 따라 단순히 보조 역할을 하는 레벨 1에서 완전 자율주행을 구현하는 레벨 5까지 나눈다. 레벨 4~5는 구현이 어렵지만 정해진 노선을 따라가는 버스의 자율주행 같은 특정한 상황이나 특정 구역에서 자율주행을 구현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강 센터장은 “레벨 4~5 개념을 특정 구역에서 개발하는 로드맵 도입이 세계적인 공통 전략”이라며 “육군에서도 이를 참조하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강 센터장은 이러한 개념을 적용한 운송차량군 로드맵을 제안했다. 첫차를 따라가는 군집주행에서 마지막에는 운전병이 사라지는 완전자율주행으로 이어지는 운송차량군 모델이다. 강 센터장은 “기존보다 연료를 10~20% 절감하는 보조 자율주행과 군집주행에서 시작해 2027년에는 운전자가 없는 완전 자율주행 운송차량군을 구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군이 자율주행을 활용할 때 발생할 수 있는 윤리충돌 문제도 제기됐다. 긴급상황이 발생할 경우 도로교통법을 어기지 못하는 자율주행 인공지능 윤리와 충돌할 수도 있다. 강 센터장은 “한국에서는 아직 자율주행 연구에서 윤리를 고려하지 못하는 게 현실이지만 독일 윤리위원회에서 기존 도로교통법을 지키는 인공지능 윤리에 관해 생명을 구할 수 있다면 융통성을 발휘하도록 적용하는 식으로 개선한 것을 참조할 수 있다”고 말했다.

 

KAIST 심현철 교수팀이 개발한 로봇이 비행기를 조종하고 있다.
KAIST 심현철 교수팀이 개발한 로봇이 비행기를 조종하고 있다.

이날 군이 특히 관심갖는 무인비행기에 관한 기술 동향도 소개됐다. 육군은 지난해 미래 전장에 대비해 전투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드론봇 전투단’을 창설했다. 육군은 2021년에는 군단부터 대대급까지 드론봇 전투부대를 편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지난달 16일에는 감시, 정찰, 타격, 제동, 수송용 드론 운용 기술을 시연하며 고폭탄을 달고 적진의 방사포 차량에 직접 충돌하는 ‘자폭형 드론’ 등을 선보이기도 했다.

 

드론 개발이 활성화되면서 영공을 관리하는 군과 충돌범위가 커지는 것도 문제다. 심 교수는 드론이 전투기를 아래로 내려다보며 찍은 사진을 제시하며 “이 상황은 연출된 상황이지만 전투기가 고속으로 비행하다가 드론과 부딪혔으면 추락했을 것”이라며 “민간무인기의 운용체계가 통합돼 기존 유인기 함께 운용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싱가포르 창이 공항에서는 26일 드론 한대로 인해 18개 항공편의 이착륙이 지연되고, 7개 항공편의 항로가 변경되는 등 드론으로 인한 기존 유인기 운용의 어려움은 이미 현실이 됐다. 심 교수는 "KAIST 연구진이 현재 드론 탐지 레이더 기술을 국정원과 함께 개발해 공항에 드론감지 레이더를 설치하려는 연구를 진행중"이라고 소개했다.

 

심 교수는 드론 연구 활성화를 위해서는 군이 민간에 기술을 제공하는 스핀오프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미국에서는 군의 무인항공기가 민간으로 이전 돼 연구개발에 쓰이는 경우가 많은 반면 한국에서는 수차례 요청에도 한 번도 이뤄진 적이 없다는 설명이다. 심 교수는 “민간 기술이 군으로 넘어가는 ‘스핀 온’의 경우가 있지만 군의 기술이 민간으로 넘어가는 ‘스핀 오프’ 되는 경우도 많다”며 “미국에서는 다르파로 인한 스핀오프가 많은데 군이 이제 한국형 다르파 사업을 시작한다고 하니 군과 민의 협력이 많아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26일 서울 성북구 KIST 국제협력관에서 ′2019년 1차 코리아 매드 사이언티스트 콘퍼런스′가 열렸다. 강경표 한국교통연구원 자율협력주행연구 센터장이 한국의 교통 기술 동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조승한 기자 shinjsh@donga.com
26일 서울 성북구 KIST 국제협력관에서 '2019년 1차 코리아 매드 사이언티스트 콘퍼런스'가 열렸다. 강경표 한국교통연구원 자율협력주행연구 센터장이 한국의 교통 기술 동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조승한 기자 shinj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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