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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사람들' 외면하던 글로벌 제약사들 태도 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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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사람들' 외면하던 글로벌 제약사들 태도 달라졌다

2019.06.26 17:35
최근 존슨앤존슨과 노바티스, 사노피, 머크 등 세계 거대 제약회사 20곳이 저소득국가들에 에이즈 치료제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사진은 국경없는의사회에서 에이즈 환자를 치료하는 모습. 국경없는의사회 제공
최근 존슨앤존슨과 노바티스, 사노피, 머크 등 세계 거대 제약회사 20곳이 저소득국가들에 에이즈 치료제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사진은 국경없는의사회에서 에이즈 환자를 치료하는 모습. 국경없는의사회 제공

세계 제약회사들이 수십 년간 무시해왔던 저소득국가의 에이즈(AIDS·후천성 면역 결핍 증후군) 문제에 발벗고 나서고 있다. 이들 거대 제약사들은 저소득 국가나 희귀질환 환자 등 이른바 소수자들을 위한 약품 개발이나 약가 산정에 인색해왔다는 지적을 오랫동안 받아왔다. 

 

뉴욕타임즈는 24일(현지시간)  존슨앤존슨과 노바티스, 사노피, 머크 등 세계 거대 제약회사 20곳이 빈곤 국가들에게 의약품을 제공하는 데 경쟁이 붙었다고 보도했다.

 

최소 세계 거대 제약회사 20곳이 저소득국가에 의약품을 공급하는 대열에 참여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거대 제약사들은 약값을 줄이거나, 의약품을 기부하거나, 또는 일반 제약회사들이 제네릭을 개발할 수 있도록 허가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과거 '해적'이라고 칭했던 인도의 제네릭 제약회사들과도 손을 맞잡은 셈이다. 

 

이들 제약사들에게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보건 정책이 잘 정착되고 있고 미국과 유럽 등 이른바 잘 사는 나라에선 치명적인 전염병이 잘 전파하지 않는다. 그만큼 전염병 치료제가 과거처럼 잘 팔리지 않는다는 뜻이다. 아스트라제네카나 사노피 같은 회사들은 오히려 전 수익의 3분의 1을 저소득국가들로부터 얻고 있다. 

 

제네릭으로 에이즈 약값 낮춰

 

에이즈 치료제는 일찌감치 1998년에 개발됐다. 하지만 당시 남아프리카를 비롯해 인도와 태국, 브라질 등 저소득국가에서는 매일 수천 명의 에이즈 환자가 사망했다. 1년에 1만5000달러(약 1740만원)나 되는 약값을 지불할 만한 여력이 없었기 때문이다. 특허를 가진 일부 제약회사들이 제조와 공급을 독점했던 탓이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정부는 제네릭 의약품을 개발하고 저렴하게 수입할 수 있도록 법을 개정하고자 했다. 하지만 39개가 되는 제약회사들이 소송을 걸며 반대했다. 국제사회의 거센 비난에 부딪히자 2001년 결국 소송을 취하했다.  

 

그 해에 인도의 제약회사 시플라와 비영리 국제 인도주의 의료 단체인 국경없는의사회는 에이즈 치료제 복제약(제네릭)을 개발했다. 환자 1명을 치료하는 데 드는 약값은 연간 단 350달러(약 40만원)까지 떨어졌다. 현재 인도와 남아공 등 개발도상국에 공급되는 에이즈 치료제의 90%, 전세계에 공급되는 것의 50%가 인도산이다. 

 

지금은 아프리카에서 연간 2000만 명이 100달러(약 11만원)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에이즈를 치료한다. 또 말라리아와 결핵, C형간염, 일부 암에 대한 고품질 치료제도 매우 저렴한 가격으로 쓸 수 있다. 

 

세계에서 가장 치명적인 전염병인 결핵은 사망자 수가 연간 160만명으로, 에이즈와 말라리아 사망자 수를 합한 것보다 훨씬 많다. 이들 중 3분의 1은 일반 결핵약이 듣지 않는 다제내성 결핵이이다. 게다가 결핵 환자의 약 95%가 아프리카 등 저소득국가에 살고 있다. 존슨앤존슨은 2014년부터 저소득국가와 개발도상국 125개국에 10만5000여 건이나 무상 또는 저렴한 비용으로 결핵 치료제를 공급해왔다. 지난해 9월에는 앞으로 저소득국가 및 개발도상국 130개 이상 국가들에게 저렴하게 결핵약을 공급하고, 더 이상 결핵 환자가 급증하지 않도록 차세대 치료법을 연구개발하겠다는 '결핵 퇴치 10년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저소득국가 유아 사망원인 1위 폐렴 잡을 시간

 

국제사회는 저소득국가들이 폐렴을 극복할 수 있도록 의약품과 백신을 공급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폐렴은 특히 전세계 5세 미만 영유아 의 사망원인 1위다. 

 

2017년부터 국경없는 의사회는 세계보건기구(WHO)와 유니세프, 세이브더칠드런과 함께 저소득국가 어린이들에게 폐렴구균 백신을 접종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2018년 9월까지 나이지리아, 니제르, 남수단 등에서 61만3000명에게 백신을 접종했다.

 

현재 폐렴구균 백신을 만들고 있는 제약회사는 화이자와 글락소 스미스클라인, 단 두 곳이기 때문에 비용도 200달러(23만원) 가까이에 이른다. 아직 특허 기간이 남아 있기 때문에 제네릭을 만들 수 없어 비용을 낮출 수가 없다.  

 

국경없는의사회 관계자는 "폐렴은 일생에 한 번 백신을 맞는 것만으로도 쉽게 예방할 수 있지만 비싼 가격 탓에 여전히 많은 국가에서 폐렴 사망자가 발생하고 있다"며 "더 많은 사람을 살리려면 제약회사들이 비용을 낮출 수 있도록 국제사회에서 촉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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