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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세포에 숨어든 말라리아 생존 비결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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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세포에 숨어든 말라리아 생존 비결 찾았다

2019.06.28 00:00
2017년 기준 인구 10만 명당 말라리아 발생율. 색깔이 짙을수록 발생율이 높다. 세계질병부담연구 제공
2017년 기준 인구 10만 명당 말라리아 발생율. 색깔이 짙을수록 발생율이 높다. 세계질병부담연구 제공

말라리아에 감염돼 증상이 나타나기 전까지 말라리아 원충이 세포에 몰래 숨어 있는 비결이 밝혀졌다. 이 연구 결과를 활용하면 말라리아 감염 초기에 부작용 없이 효율적으로 치료할 수 있을 전망이다. 

 

에밀리 더비셔 미국 듀크대 화학과 교수팀은 말라리아 원충이 간세포 안에 숨어든 뒤, 사람의 유전자 최소 100개를 이용해 자기를 감춘다는 연구결과를 국제학술지 '셀 케미컬바이올로지' 27일자에 발표했다. 

 

말라리아는 말라리아원충균에 감염된 얼룩날개모기 암컷에 물렸을 때 감염되는 전염병이다. 모기에게 물리고 나서 오한, 발열 등 증상이 나타나기까지 수 주~수 개월이 걸린다. 그 동안 말라리아 원충은 간세포로 들어가 세포막으로 보호주머니를 만들고 그 안에서 수 천 마리로 증식한 뒤 세포를 빠져나온다. 혈류를 타고 다른 세포들로 번지는데, 이때 적혈구를 공격하면 말라리아 초기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만약 말라리아 원충이 간세포에 숨어 있는 동안 치료할 수 있다면 증상이 나타나거나, 다른 사람에게 전염시키는 일을 미리 막을 수 있다.

 

말라리아 예방약은 이미 시중에 나와 있다. 하지만 예방효과에 비해 두통, 구역구토, 어지러움, 설사 등 부작용이 많기 때문에, 예방약을 복용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학계에서는 말라리아 증상이 나타나기 전에 부작용 없이 효율적으로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었다.

 

연구팀은 말라리아 원충이 사람의 간세포를 빼앗아 자기 은신처로 쓰는 만큼 유전자도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추측했다. 그래서 사람의 간세포에 RNA 조각들을 넣고 말라리아 원충에 감염시킨 뒤 관찰했다. 이 RNA 조각이 서로 상보하는 유전자에 가서 들러붙으면 그 유전자는 단백질을 만들어내지 못한다. 만약 특정 RNA 조각을 넣었을 때 말라리아 원충이 잘 증식하지 못한다면 말라리아 원충이 해당 유전자가 만드는 단백질을 활용했다고 볼 수 있다.

 

실험 결과 말라리아 원충이 사람의 유전자 중 최소 100개의 도움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원충이 세포 내에서 생존하거나 증식할 때는 물론, 세포 밖으로 빠져나가 혈류를 타고 다른 건강한 세포를 감염시키기 까지 이 유전자들이 만든 단백질을 이용했다. 

 

연구를 이끈 더비셔 교수는 "이 유전자들을 표적으로 하는 약물을 만들면 증상이 나타나기 전에 간세포 안에 숨어 있는 말라리아 원충을 없앨 수 있을 것"이라며 "간세포 내에서 증식한 말라리아 원충은 수천 수만 마리이지만, 혈류로 퍼졌을 때는 이미 수억 마리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세포 자체를 손상시키지 않기 때문에 부작용 없이 효율적으로 예방하거나 치료하는 신약을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듀크대 연구팀이 말라리아 감염 초기에 말라리아 원충이 어떻게 간세포 내에 잠복하는지 비결을 밝혀냈다. 사진은 말라리아 원충(초록색)이 사람 유전자가 생성한 단백질(빨간색)을 이용해 간세포(파란색)에 숨어 있는 모습. 듀크대 제공
듀크대 연구팀이 말라리아 감염 초기에 말라리아 원충이 어떻게 간세포 내에 잠복하는지 비결을 밝혀냈다. 사진은 말라리아 원충(초록색)이 사람 유전자가 생성한 단백질(빨간색)을 이용해 간세포(파란색)에 숨어 있는 모습. 듀크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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